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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셔틀콕' 남자복식 전성시대, 인천에서 '화룡점정' 스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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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셔틀콕' 남자복식 전성시대, 인천에서 '화룡점정' 스매싱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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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내부경쟁으로 전력 상승…12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 '파란불'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싹쓸이하며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지금 이 기세라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이 밝다.

세계랭킹 10위 고성현(27·국군체육부대)-신백철(25·김천시청) 조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끝난 201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최강’ 이용대(26·삼성전기)-유연성(28·국군체육부대) 조를 1시간 20분 혈전 끝에 2-1(22-20, 21-23, 21-18)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이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을 배출한 것은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03년 대회에서 김동문-라경민 조가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남자복식에서는 1999년 하태권-김동문 조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한국은 4강전에서 고성현-신백철 조에 기권패한 김사랑-김기정(삼성전기·세계랭킹 6위) 조가 공동 3위에 자리해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한 종목 1∼3위를 석권하는 성과도 남겼다. 세계선수권대회 선전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음은 물론이다.

◆ 파트너 바꿔 세계 제패, 아시안게임 전초전서 기선제압

고성현-신백철 조와 이용대-유연성 조는 파트너를 맞바꿔 출전한 뒤 세계선수권 1, 2위를 차지해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이용대의 짝은 고성현이었다. 유연성은 신백철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이용대-고성현 조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국제대회 성적이 부진하자 이득춘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이용대의 파트너를 유연성으로 과감하게 바꿨고 신백철을 고성현의 새 짝으로 정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손발을 맞춘 이용대-유연성 조는 지난 6월 일본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호주오픈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 결과 지난달 14일 BWF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또 결성 후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열린 코리아 그랑프리골드에서 준우승을 거둔 것이 최고성적이었던 고성현-신백철 조는 세계선수권에서 세계랭킹 1위를 제압하며 대표팀 내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고성현-신백철 조는 16강전에서 세계랭킹 3위인 일본의 엔도 히로유키-하야카와 겐이치 조를 누른 데 이어 8강전에서도 이전까지 두 번 모두 패했던 세계랭킹 9위 말레이시아의 훈 티엔 호우-탄 위 키옹 조를 2-0(21-18, 21-13)으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김사랑의 목 통증으로 인해 세계랭킹 6위 김사랑-김기정 조에 기권승을 따냈다.

결승에서 만난 이용대-유연성 조는 8강에서 세계랭킹 5위 대만 조, 4강에서 세계랭킹 4위 덴마크 조를 모두 꺾고 올라온 최강자였다.

더욱이 상대팀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서로의 장단점을 훤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1세트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세트 중반 고성현-신백철 조가 14-10까지 앞섰지만 15점 이후 이용대-유연성 조가 맹추격에 나서며 20-20 듀스를 이뤘다. 여기서 2득점에 성공한 고성현-신백철 조는 1세트를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상승세를 탄 고성현-신백철 조는 2세트에서도 근소한 우위를 점하며 20-19로 리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용대-유연성 조의 뒷심이 더 강했다. 이용대-유연성은 21-21 듀스 상황에서 2점을 내리 뽑으며 승부를 최종 3세트까지 몰고 갔다.

분위기를 넘겨준 상황에서 고성현-신백철 조는 3세트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며 2~3점차 앞서기 시작했다. 세트 중반 11-8까지 달아난 이들 듀오는 후반에 찾아온 위기를 잘 극복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확히 80분이 걸린 대혈투였다.

◆ 2002년 이후 끊어진 AG 남자복식 금맥, '남자복식 트리오'가 잇는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박주봉-김문수 조가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02년 이동수-유용성 조가 16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그 이후에는 동메달 2개만 건졌다. 이용대-정재성 조는 2006년 도하 대회와 4년 뒤 광저우 대회에서 2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도 만만치 않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가 종이 한 장 차이의 전력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춘추전국시대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이용대-유연성 조)와 6위(김사랑-김기정 조), 10위(고성현-신백철 조)에 올랐지만 2~3위를 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일본 조와 최근 상승세로 복병으로 떠오른 세계랭킹 9위 말레이시아 조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세 조를 올려 놓으며 12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뛰어난 네트플레이와 경기운영 능력을 자랑하는 이용대는 파워를 갖춘 유연성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한국 3개 조 가운데 평균 신장이 가장 큰 고성현-신백철 조는 힘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2011년부터 대표팀에서 짝을 이룬 뒤 대학 졸업 이후에는 같은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사랑-김기정 조는 드라이브와 속공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시안게임 전초전에서 메달을 휩쓴 배드민턴 남자복식 대표팀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본 경기에서 12년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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