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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대참패 슈틸리케호도, 진땀승 신태용호도 문제는 '경기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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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대참패 슈틸리케호도, 진땀승 신태용호도 문제는 '경기 체력'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02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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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서 출전 기회 잡아야만 최상 경기력 유지 가능…신태용 감독 "경기력-체력 저하는 나로서도 한계"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나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왜 선수들에게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라고 주문하는 것일까.

문제는 '경기 체력'이다. 90분 풀타임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뛰려면 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몸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A대표팀이나 올림픽팀 모두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지난 1일 밤(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벌어진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경기 출전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는 유럽파들의 경기력 저하에 울며 6-1로 참패했다.

▲ [수원=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4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친선대회 첫 경기에서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 많은 숙제를 남겼다.

◆ 슈틸리케호-신태용호 모두 좌우 측면 수비에 허점 노출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대부분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제대로 꿰차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90분 풀타임을 뛰기가 버겁다. 또 경기 출전기회 자체가 제한적이다보니 경험도 적어 그만큼 경기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A대표팀도 마찬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교롭게도 A대표팀과 올림픽팀 모두 좌우 측면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그만큼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A대표팀은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자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완전히 제외시켰다. 이들이 맡고 있는 왼쪽 풀백 자리에 윤석영(찰튼)을 기용해봤지만 그 역시 소속팀 경기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다. 윤석영도 스페인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도 마찬가지.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멀티 플레이어이긴 하지만 소속팀에서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그러다보니 오른쪽 풀백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 상주 상무에서 뛰고 있는 이용이 후반 교체로 들어가면서 오히려 나아졌다.

올림픽 대표팀도 좌우 풀백으로 뛰고 있는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이 제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90분 풀타임을 뛰는 것도 버거워한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올림픽대표팀에 들어와 90분을 뛰려니 의욕만 앞서고 페이스는 떨어진다"며 "경기를 꾸준히 뛰는 선수는 후반에 들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없다. 소집을 최대한 앞당겨서 경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은 나로서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 [수원=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중앙 수비수 최규백(오른쪽)이 2일 나이지리아전에서 후반 41분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최규백-권창훈, 신태용 감독 '신뢰 눈도장'

반대로 생각하면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들은 일찌감치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문창진(포항)과 권창훈(수원삼성) 같은 선수들은 이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유력하다. 권창훈은 오히려 소속팀에서 너무 많은 경기를 뛰어 걱정이 될 정도다.

현재 권창훈은 K리그 클래식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신태용 감독은 이번 4개국 대회에서 권창훈을 쓰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뛰게 하는 것보다 아껴주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을 오는 4일 온두라스전에 내보내고 싶지만 발목 부상이 있어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한다"며 "소속팀 수원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느냐. 그래도 오는 6일 덴마크전에서는 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한명의 '신데렐라'를 들자면 바로 나이지리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최규백(전북현대)이다. 최규백은 지난해 5월 두 차례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에서 선발 풀타임과 후반 교체로 뛴 것이 전부였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전북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가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1년 1개월 만에 다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신 감독은 "최규백은 나이지리아전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줬다"며 "프로에서 꾸준히 뛰면서 경기감각도 뛰어났고 체력 역시 좋았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선수에 대해 언급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최후의 경고인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역시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주세종(FC서울)과 이재성(전북) 등이 오히려 한국영(카타르SC), 손흥민(토트넘 핫스퍼)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왜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하고 꾸준히 경기를 뛰는 것이 중요한 지를 A대표팀의 참패와 올림픽 대표팀의 힘겨운 경기 운영에서 볼 수 있다.

▲ [수원=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풀백 심상민(왼쪽에서 두번째)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개국 올림픽대표팀대회 첫 경기에서 올린 크로스가 나이지리아 수비수에 의해 막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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