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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한국축구, 챔피언 멕시코에 클린시트 '역시 메달은 수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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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한국축구, 챔피언 멕시코에 클린시트 '역시 메달은 수비의 힘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11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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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장현수, 부상당한 최규백 대신 정승현과 호흡…박용우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우리가 수비가 불안하다고? 이젠 확인했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의 파상공세로 일방적으로 밀리는 분위기였지만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이를 지켜냈다. 북중미 예선에서 11골을 넣으며 1위로 올림픽 본선에 오른 멕시코를 상대로 탄탄한 수비로 클린시트를 쓰며 8강행에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에스타지우 나시오날 마네 가힌샤에서 벌어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남자 C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2분 권창훈(수원 삼성)의 천금과 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온두라스와 오는 14일 오전 7시 4강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됐다. 온두라스는 D조 2위로 8강에 오르긴 했지만 북중미 예선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두 차례 맞붙어 모두 패한 팀이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자신감을 갖고 맞설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이미 지난 6월 4일 고양에서 벌어진 4개국 대회에서 온두라스와 맞붙어본 경험이 있다. 2-2로 가까스로 비기긴 했지만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장현수(광저우 푸리), 석현준(FC포르투) 등 와일드카드가 합류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와일드카드가 합류한 지금 시점만 놓고 보면 한국이 전략상 우위로 볼 수 있다.

◆ 중앙수비로 내려온 장현수, 수비 불안 지워버렸다

한국이 조 1위로 8강에 오르긴 했지만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멕시코를 제치고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고 멕시코는 반드시 이겨야만 자력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멕시코는 작정한 듯 파상공세로 밀고 나왔다.

좌우 풀백으로 나섰던 심상민(서울 이랜드)과 이슬찬(전남)도 불안했고 공격 2선에 있는 이창민(제주)도 전방 압박이 되지 않으면서 한국은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에만 볼 점유율에서 39-61로 끌려갔던 이유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클린시트를 지켜냈다. 멕시코가 전반 45분 동안 무려 9개의 슛을 쐈지만 골문 안쪽으로 향한 유효슛은 1개에 그쳤다. 멕시코의 공격력에 막강했지만 세세한 면에서는 부족했던 셈이다. 멕시코의 날카로운 칼날을 무디게 만든 것은 정승현(울산 현대)과 중앙 수비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현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지전, 독일전에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장현수는 멕시코전에서는 중앙 수비로 내려왔다. 최규백(전북 현대)이 독일전에서 부상을 당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장현수는 공중볼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멕시코의 공격을 막아냈다. 위기 상황이 여러 차례 찾아왔지만 그 때마다 멕시코의 공을 걷어냈다.

장현수-정승현 라인이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일방적으로 밀렸던 한국에도 기회가 찾아왔고 결국 후반 32분 권창훈의 선제 결승골로 이어졌다. 한국이 단 1개의 유효슛으로 멕시코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비의 안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신태용 감독의 수비에 대한 강한 신뢰, 메달 획득 추진력 얻었다

장현수가 중앙 수비로 내려오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박용우(FC서울)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포백 라인 앞에서 이창민과 함께 철옹성을 구축한 박용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중앙 수비까지 내려오는 넓은 활동 반경으로 장현수-정승현 라인의 안정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올림픽대표팀에는 '골짜기 세대', '수비 불안'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선수들은 '골짜기 세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를 더욱 악물었고 신태용 감독은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했다.

독일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수비 불안은 피할 수 없는 듯 보였다. 자주 상대 선수를 놓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3골을 내줬다. 특히 마지막을 버티지 못하고 프리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내준 것은 더욱 뼈아팠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수비만 잘되면 멕시코전에서 적어도 지지 않는다"는 말로 자신감을 보였고 이는 현실로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의 수비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었기에 멕시코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밀리면서도 끝까지 뜻대로 전술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

만약 신태용 감독이 수비 확신을 갖지 못하고 흔들렸다면 후반 중반 이후 석현준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할 수도 없었고 권창훈의 결승골도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선수들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은 온두라스와 8강전에서도 원동력으로 발휘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의 수비에 대한 강한 신뢰는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위한 추진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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