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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한끼줍쇼' 사전섭외 없는 진짜 리얼 고생담, 이경규의 새로운 예능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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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한끼줍쇼' 사전섭외 없는 진짜 리얼 고생담, 이경규의 새로운 예능 도전기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0.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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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스튜디오 예능의 시대는 갔고, 한때 예능계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던 리얼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도 그리 길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는 새로운 예능의 틀을 제시할 수 있을까?

19일 첫 방송된 JTBC '한끼줍쇼'는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의 과감한 도전이 엿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한끼줍쇼'의 포맷은 실로 간단하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달랑 숟가락 하나만을 들고 제작진이 지정하는 동네에 가서, 아무 집이나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가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만 하면 된다.

TBC '한끼줍쇼' [사진 = JTBC '한끼줍쇼' 방송화면 캡처]

그저 같이 밥 한 끼 먹는 예능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하겠지만, '한끼줍쇼'에는 예능 뿐 아니라 기존 방송의 구조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옵션이 하나 붙어 있다. 바로 대본도, 사전섭외도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의 사전임무는 이경규와 강호동이 밥을 먹을 동네를 지정해 주고 교통비를 포함한 최소한의 돈을 주는 것이 전부다.

'한끼줍쇼' 첫 방송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이경규는 시작 전부터 '이경규'라는 이름만 대면 모든 집에서 기꺼이 저녁식사를 대접할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현실은 이경규의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방송인 이경규인데, 혹시 저녁식사 하셨나요?"라는 느닷없는 질문에 대부분의 가정집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어쩌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집도 이미 저녁식사를 마쳤거나, 집에 찬이 없어서 손님을 대접할 수 없다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집에서 화목하게 저녁식사를 할 정도로 여유가 넘치는 가정을 찾기도 예전에 비해 쉽지 않고, 아무런 준비 없이 방송 카메라를 집으로 들일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한끼줍쇼'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이 보여준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좌충우돌은 이경규가 MBC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이경규가 간다'를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이경규는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라는 미션을 내걸고 아무도 보지 않는 가운데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을 기다리는 공익적 요소가 가미된 예능을 선보였었다.

하지만 '한끼줍쇼'는 단순히 '이경규가 간다'의 2016년 버전하고는 좀 더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는 이경규가 '무한도전'의 '예능총회' 특집에 출연했을 당시 말한 예능의 새로운 대안에 좀 더 가깝다. 당시 이경규는 기존 예능과 다른 새로운 예능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제작진의 인위적인 연출이 가미되지 않은 진짜 '리얼'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TBC '한끼줍쇼' [사진 = JTBC '한끼줍쇼' 방송화면 캡처]

이경규는 '예능총회' 이후 '마리텔'에서 본인의 말대로 전무후무한 '눕방'을 선보이며 스스로 예능의 고정관념을 깨기 시작한다. 예능계의 대부로 이제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며 편안하게 안정된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할 수도 있는 이경규지만, 예능계의 대부 스스로가 기존의 예능과 다른 새로운 예능의 흐름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경규는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행동을 선보여왔다. 이경규의 출세작인 '몰래카메라'는 일본이나 해외에서 유행하던 포맷을 국내에 수입한 것에 불과했지만, '이경규가 간다'는 사회 공익성이 가미된 새로운 예능의 시발점이었고, '남자의 자격' 역시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긴 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의 전성기에 예능계의 백전노장이 던지는 새로운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도였다. 

이외에도 코미디 소재로 더 많이 다뤄지긴 하지만 '복수혈전'을 통해 당시 범람하던 개그맨이 등장하는 아동영화가 아닌 개그맨으로 정통 영화에 도전하는 시도에 나섰고, 이 시도는 결국 '복면달호'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MBC 에브리원의 'PD 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출연진이 아닌 PD로 직접 자신의 아이템들을 테스트해 보기도 했다.

'한끼줍쇼' 역시 이경규의 이런 도전과 열정이 돋보이는 예능이다. 비록 첫 회에서는 사람들의 경계와 작전의 실패로 저녁식사를 대접받는다는 미션이 실패했지만, JTBC에서 조기종영을 시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이경규의 뚝심이라면 '한끼줍쇼'를 '이경규가 간다' 이후 또 다른 감동과 주제를 전하는 예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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