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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강원 뚫지 못한 성남, 'K리그의 리즈' 전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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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강원 뚫지 못한 성남, 'K리그의 리즈' 전락할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17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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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무득점 무승부…원정 다득점 원칙 적용돼 승리해야 잔류 성공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지금은 별 볼 일이 없지만 눈부셨던 전성기가 있었던 것을 두고 리즈 유나이티드와 비교하곤 한다. 지금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 있는 리즈는 한때 프리미어리그(EPL)는 물론이고 유럽 무대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팀이었다.

그러나 이제 K리그에도 그 리즈와 비견될 팀이 생길 수도 있다. 무려 7개의 별을 달아 역대 K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성남FC다. 7차례 정상에 올랐던 성남 일화의 전통을 물려받은 성남FC가 이제는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질 위기를 맞았다.

▲ 이창훈(가운데) 등 성남FC 선수들이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긴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클래식팀 성남은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챌린지팀 강원FC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득점없이 비겼다. 성남은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데다 사실상 팀을 떠난 구상범 감독 대행 없이 경기를 치르면서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득점없이 비겼다.

성남으로서는 오는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문제다. 불과 6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까지 나갔던 팀이 이제는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될 위기를 맞았다.

성남이 1차전에서 골문을 열지 못하고 비김으로써 2차전이 부담스럽게 됐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득점이 나오고 비기게 된다면 강원이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한다. 강원이 1골을 넣으면 성남이 2골을 넣어야 잔류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끝나면 원정 다득점 원칙 적용 없이 전후반 15분씩 연장전을 치르고 그래도 비기면 승부차기까지 넘어가게 된다. 이래저래 성남으로서는 부담스러운 2차전이 될 전망이다.

K리그를 제패하고 아시아에서 깃발을 나부꼈던 성남이 왜 이처럼 처량한 상황까지 몰리게 됐을까.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진 부산도 무려 4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1980~1990년대 최강을 자랑했던 팀이었다. 안정환(은퇴)이 있었을 때만 하더라도 부산구덕운동장은 관중들로 가득찼다. 그야말로 부산은 '구도(球都)'였다. 하지만 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부산의 전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유망주도 발굴되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성남의 경우는 투자는 있었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김학범 전 감독이 언제나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토로했던 것은 "적은 인원으로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른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았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성남의 공격력을 이끌었던 티아고를 잃으면서 뒷걸음쳤다. 티아고 이후 피투 등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김학범 전 감독의 지론은 "비싼 선수 한두 명보다 잘하는 선수 서너 명, 대여섯 명을 데려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티아고를 잃은 뒤 성남은 비싼 선수 한두 명도 데려오지 못했고 잘하는 선수 서너 명도 영입하지 못했다. 시민구단의 한계일 수 있겠지만 인천이 살아남은 것을 생각하면 전력을 보강하지 못하고 오히려 떨어진 것이 올 시즌 성적 부진의 이유였다.

▲ 성남FC 김태윤(가운데)과 강원FC 서보민(왼쪽), 한석종이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치열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은 명백히 전력 저하의 이유가 있었음에도 이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만 물었고 이번에는 감독 대행에게까지 돌렸다. 김학범 전 감독은 성남을 떠났고 구상범 감독 대행도 구단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두문불출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이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다. 현재 강원은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루이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고 최윤겸 감독이 2시즌 째 안정적으로 벤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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