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이상호(21·한국체대)가 15일 월드컵에서 한국 스노보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를 달성했다. 이제 더 이상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 메달도 허황된 꿈이 아님을 보여준 낭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빙상 종목에서 세계적 강호다. 최근에는 슬라이딩 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설상 종목에서는 유독 약했다. 평창 설원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이 따라준다면 한국선수단은 역대 최고 성적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한국 설상은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설상 종목은 알파인 스키(11개)와 바이애슬론(11개), 크로스컨트리(12개), 프리스타일 스키(10개), 노르딕 복합(3개), 스키점프(4개), 스노보드(10개) 총 7가지로 나뉘고 세부 종목으로는 61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체 102개 중 가장 많은 메달이 쏠려 있는 곳이 바로 설상 카테고리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에 비해 국내에선 매우 생소한 이름이다. 한국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설상은 그동안 올림픽은커녕 월드컵에서도 한 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상호 4위 쾌거로 남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월드컵에서 4위로 처음 입상권에 근접한 이상호 외에 알파인 스키의 정동현(29)도 기대주다.
정동현은 2004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극동컵 대회에서 35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슈퍼복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동현은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FIS 알파인스키 회전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는 또 다르다. 정동현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허벅지에 부상을 입어 완주하지 못했고 2014년 소치 올림픽 대회전에서는 41위에 그쳤다. 알파인 스키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허승욱이 기록한 21위였다.
월드컵 4위에 빛나는 이상호만큼은 아니지만 또 기대감을 높이는 종목이 있다. 영화 국가대표로 조명을 받은 스키점프다. 최흥철(35)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5차례 올림픽 무대에 진출했다.
영화에서 보여진 것처럼 힘겨운 도전에 비해 늘 결과는 아쉬웠다. 하지만 지난 1월 국내에서 열린 FIS컵 스키점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월 대회에서 2위에 올랐던 최서우는 지난 10월 치러진 전국 스키점프대회에서 최흥철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제대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번듯한 시설에서 제대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하지만 이 중 평창 올림픽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메달 후보는 월드컵 4위에 오른 이상호다. 올 시즌 기세를 이어나간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설상 종목 최초 메달을 보는 것도 결코 꿈만은 아닐 것이다. 이상호 4위 도약으로 평창 설원의 부푼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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