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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AG 금빛 도전 유병훈, '소중한 터전 생기니 꿈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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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AG 금빛 도전 유병훈, '소중한 터전 생기니 꿈도 커졌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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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아시안게임] 팀동료 정동호 등과 함께 단거리 및 1600m 릴레이 출전…중국 아성에 도전

[이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김)규대가 빠져서 아쉽지만 (정)동호와 함께 열심히 해야죠."

이천종합훈련원에서 8개월만에 만난 유병훈(42·경북장애인체육회)의 얼굴에는 안면에 미소가 번졌다. 기자가 처음 만났던 지난 2월에 비해 유병훈의 삶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스포츠Q는 지난 2월 4일 "열악한 환경이 힘들게 할지라도… 나는 이 길을 간다"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로 그의 도전을 집중 조명했다. 당시만 해도 유병훈은 소속팀 없이 집 근처인 분당 한마음 복지관의 2층 체육관 문 앞에서 홀로 훈련해왔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병훈은 정동호(39), 김규대(30) 등과 함께 서울북부휠체어마라톤 팀에서 활약해왔다.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했던 이 팀은 2008년부터 한 대기업 금융사의 후원을 받아 운영됐지만 지난해를 끝으로 연 2000만원의 후원금이 끊기는 바람에 팀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유병훈과 정동호, 김규대 '삼총사'는 뿔뿔이 흩어졌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400m 릴레이 동메달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소속팀 없이 힘든 훈련 생활을 해왔다.

▲ [이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유병훈이 이천종합훈련원에서 진행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육상 훈련에서 트랙을 돌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병훈은 지난 4월 경북장애인체육회 실업팀에 들어가 훈련에만 열중하며 지난 6개월 동안 아시안게임에 대비했다.

◆ 경북장애인체육회 실업팀 창단, 6개월 동안 아시안게임 특훈

그러던 중 그들에게 희망이 생겼다. 경북장애인체육회에서 지난 4월 30일 육상 실업팀을 만든 것. 경북장애인체육회 육상팀에는 유병훈, 정동호와 함께 채창욱(33), 김수민(27) 등이 창단 선수로 참여했다. 유병훈, 정동호, 채창욱, 김수민은 모두 18일 개막하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유병훈은 "저번 기사 덕분에 실업팀도 생기고 편안하게 훈련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인사성 발언을 한 뒤 "무엇보다도 실업팀이 생기니 생활에 부담 없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어서 좋다. 고정 수입이 있는 상태에서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무엇보다도 실업팀에 몸을 담고 있어 훈련 과정에서 직장에 별도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직장에 다니면서 대표팀 훈련을 위해 휴가를 내는 눈치를 보지 않아서 좋고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만 열중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였다.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00m와 400m 은메달과 함께 400m 계주 동메달을 획득했던 유병훈은 "아직 연습기록이긴 하지만 400m에서 종전 개인 최고기록(49초87)을 넘어 49초41까지 나온다"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고 자극받았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병훈과 함께 이천종합훈련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동호도 마찬가지. 그는 "함께 훈련하고 땀을 흘리니까 너무나 기쁘다"며 "100m와 400m, 800m를 비롯해 1600m 릴레이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유병훈(오른쪽)이 이천종합훈련원에서 진행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육상 훈련에서 힘차게 휠체어 바퀴를 돌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김규대가 빠져 아쉽지만 중국과 당당히 맞서겠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는 김규대가 빠져있다. 런던 패럴림픽 당시 개막식에서 선수단 기수로도 활약했던 김규대는 지난해 장애인 육상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한국 휠체어 육상의 대표주자다.

이에 대해 유병훈은 "현재 규대가 미국에서 자기가 하고 싶었던 천문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장애인 아시안게임 기간과 맞지 않는다고 알려왔다"며 "우리 선수들 중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나고 컨디션도 좋은데 빠져서 아쉽다. 하지만 우리들이 열심히 하면 중국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충분히 있다.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8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홍석만(39·제주도청)이 1600m 릴레이 종목에서 유병훈, 정동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홍석만은 1998년 대회부터 5회 연속 아시안게임(아태장애인경기대회 포함)에 출전해 금메달 3개 등 무려 13개의 메달을 목에 건 '한국 휠체어육상의 별'이다.

홍석만은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서도 100m와 200m 금메달, 400m 은메달을 땄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는 400m 금메달과 함께 200m, 400m 릴레이, 8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 패럴림픽 400m 릴레이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정동호, 김규대, 유병훈과 함께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 [이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유병훈이 이천종합훈련원에서 진행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육상 훈련에서 힘차게 휠체어 바퀴를 돌리고 있다. 유병훈은 100m와 400m, 800m, 1600m 릴레이 종목에 출전한다.

여기에 이윤오(34)도 가세했다. 이윤오는 중학교 3학년까지 마라톤 선수로 활약하다가 교통사고로 5년 동안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육상용 휠체어를 접한 뒤 휠체어 육상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2002년 부산아태장애인경기대회와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의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유병훈은 "규대 대신 홍석만과 이윤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두 기량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중국과도 한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개인적으로는 4년 전 200m와 400m의 은메달 아쉬움을 금메달로 풀고 싶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모든 종목이 그렇지만 육상은 중국이 확실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광저우 대회에서도 120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이 넘는 69개를 가져갔다. 한국은 고작 2개에 그쳤을 뿐이다. 일본(5개)은 물론이고 이란(14개), 태국(10개), 이라크(5개) 등에도 뒤졌다.

하지만 고난의 시기를 지나 실업팀에서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유병훈은 분명 8개월 전과 달라보인다. 그의 굳은 다짐과 슬며시 떠오르는 미소 속에서 육상 금메달의 가능성이 점점 자라고 있다.

▲ [이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유병훈이 이천종합훈련원에서 진행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육상 훈련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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