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뷰포인트] 이서진·옥택연의 '삼시세끼' 신선함과 식상함 사이
상태바
[뷰포인트] 이서진·옥택연의 '삼시세끼' 신선함과 식상함 사이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18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꽃보다’ 시리즈를 연출한 나영석 PD의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17일 첫회에서 4.6%(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삼시세끼'는 요리에는 관심도 없고 문외한인 도시 남자 탤런트 이서진과 2PM 멤버 옥택연이 강원도 정선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자연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며 텃밭에서 거둔 재료로 음식을 해먹는 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1박2일’ 이후 농촌 소재 예능프로인 애그리테인먼트(애그리컬처+엔터테인먼트)가 확산하는 가운데 선보인 ‘삼시세끼’는 ‘귀농’ ‘캠핑’ ‘유기농 식탁’ ‘힐링’이라는 트렌드를 영리하게 조합했다. 자칫 지루해질 법한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회 게스트를 내세운다.

▲ tvN '삼시세끼'의 옥택연과 이서진[사진=tvN 홈페이지]

첫 회에서 이서진과 옥택연은 제작진이 건네준 하루 세끼 미션 수행을 위해 아궁이에 장작불을 피워 가마솥 밥을 짓고, 수수밥을 만들 요량으로 수수를 직접 베어 털어내고, 말린 고추를 절구에 빻고 맷돌로 갈아 고춧가루를 만들었다. 무밥, 달래 된장국, 파전, 수수밥과 같은 소박한 식탁은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진 도시인에게 세대에 따라 신기함 혹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며 무심히 ‘때웠던’ 한 끼의 소중함을 상기시켰다.

이 과정에서 ‘투덜이’ 이서진은 나영석 PD와 티격태격하는가 하면 “이 프로그램은 망했다”는 식의 독설을 내뱉어 웃음을 자아냈다. ‘옥빙구’ 옥택연은 2% 부족한 지식과 허당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두 남자와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공연했던 윤여정 최화정이 등장해 스스럼없는 토크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했다. 다음 회에는 이서진과 ‘꽃보다 할배’를 함께했던 백일섭 신구가 출연할 예정이다.

▲ 첫 회 게스트로 출연한 윤여정과 최화정[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삼시세끼’는 몇 년 새 강세를 지속해온 ‘힐링’과 ‘느리게 살기’를 바탕으로 했다. 또 가족 단위로 확산하는 캠핑문화와 밥상의 유기농 열풍, 젊은층 중심의 귀농 바람 등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했다. 농촌(1박2일)으로 출발했다가 해외(꽃보다)로 코스를 바꿨던 나영석 PD는 원래의 지점이자 자신의 장기 분야로 돌아왔기에 능숙한 연출력을 자랑한다.

반면 ‘나영석 사단’의 잦은 출연은 식상함을 안겨준다. 유학파 출신의 지적이며 차가운 이미지이나 알고 보면 빈틈 많고 투덜대기 일쑤인 이서진은 예능프로에서 활용하기 좋은 캐릭터다. 그의 반전 매력을 발굴한 건 ‘1박2일’ 시절의 나영석 PD다. 이서진은 호형호제하는 나 PD의 ‘꽃보다’ 시리즈에 짐꾼, 특별출연으로 연이어 나왔다. 윤여정, 백일섭, 신구도 그런 느낌을 줄 공산이 크다.

정치든 예능이든 '인사가 만사'인데 그 밥에 그 나물 격인 회전문 출연. 우려낸 깊은 맛을 줄 순 있어도 밥상(프로그램)의 신선도 유지에 도움이 될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