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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권창훈 프랑스 진출, 수원삼성 '유스 화수분' 가능성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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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권창훈 프랑스 진출, 수원삼성 '유스 화수분' 가능성 보여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1.1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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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팀 매탄고 졸업 후 수원 입단…연령별 및 성인 대표팀 거치며 공격형 미드필더 발돋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수원 삼성이 권창훈을 프랑스 리게 앙으로 진출시키면서 유스팀 육성정책의 첫 결실을 맺었다. 권창훈이 갈 곳은 이번 시즌 리게 앙으로 승격된 디종이다.

수원 구단은 18일 "디종과 권창훈의 이적에 최종 합의했다"며 "구단에서도 유럽의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권창훈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 이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원 구단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해왔다. 물론 수원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해 은퇴한 이운재 같은 선수도 있었지만 1990년대 창단 팀으로서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없는 수원 구단으로서는 스타급 선수들을 데려와 단기간에 명문 클럽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 수원 삼성이 유스팀 매탄고 출신 권창훈을 프랑스 리게 앙 디종으로 이적시켰다. 2010년대부터 유스팀을 통한 선수 육성에 힘써왔던 수원은 유스팀 출신 유럽 진출 1호 선수를 배출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수원 구단의 정책이 바뀌기 시작했다. 경기력이 입증된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는 유망주들을 육성해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밑바탕에는 유스팀인 매탄고가 있었다. 수원 구단이 유스팀에 집중 투자하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권창훈이 바로 사례였다.

권창훈은 2013년 프로에 입단한 뒤 눈에 띄게 기량이 성장했다. 그 결과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비롯해 성인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고종수 코치처럼 왼발 프리킥 능력이 뛰어나 '네오 앙팡테리블'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또 권창훈은 축구에만 전념하는 무서운 집중력과 성실함을 보여줬다. 서정원 감독도 "권창훈은 축구밖에 모르는 선수"라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그 결과 권창훈은 수원 유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사례가 됐다. 그동안 K리그에서 뛰다가 유럽으로 건너간 선수 중에는 기성용(스완지 시티)이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정조국(강원FC)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유스팀에서 육성된 사례는 아니다. 권창훈이 K리그 유스팀 출신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는 점에서 선수 육성의 좋은 사례로 남게 됐다.

바람직한 선례로 수원 구단은 앞으로도 유스팀에서 선수들을 키우는데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구단에 투자하는 여력이 줄어들어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유스팀 육성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주위 상황과 관계없이 유스팀에서 선수들을 키운 뒤 프로로 데뷔시켜 주축으로 활용하는 것은 선진 시스템이다.

수원은 지난해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고 강등 위기를 맞았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신화용을 데려오며 골문을 강화하긴 했지만 권창훈이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다시 한번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수원 구단이 꾸준히 유스팀 육성 정책을 쓴다면 권창훈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또 다른 선수는 나올 수 있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가 2군이라는 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화수분 야구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듯 수원 구단 역시 유스팀을 통해 화수분 축구를 한다면 얼마든지 선진 구단,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다. 권창훈의 유럽 진출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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