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백업 세터에서 라운드 MVP(최우수선수)까지. 화성 IBK기업은행 세터 이고은(22)이 작은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고은은 20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발표한 5라운드 남녀 MVP에서 여자부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이고은은 기자단 투표 총 29표 중 절반이 넘는 15표를 받아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리쉘 8표, 박정아 4표, 알레나 1표, 러브 1표).
데뷔 후 처음으로 차지하는 라운드 MVP다. 2013년 김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이고은은 루키 시즌에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16경기에서 36번 토스를 띄운 게 전부다.
특별할 것 없는 첫 시즌을 보낸 이고은은 국가대표 세터 이효희가 영입된 이듬해부터 조금씩 기회를 늘렸다. 경험이 많은 선배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출전 경기수를 늘려갔다.
허나 이효희의 벽은 너무 높았다. 주전 세터로 도약하지 못한 이고은은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최은지, 전새얀(이상 도로공사)과 2대2 트레이드로 김미연과 함께 IBK기업은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이후 기회가 생겼다. 이고은은 베테랑 세터 김사니가 종아리 파열로 자리를 비운 2라운드 주전 기회를 잡았다. 또 김사니가 지난달 27일 수원 현대건설전부터 허리 디스크로 다시 결장한 탓에 주전으로 출격하고 있다.
연차에 비해 많은 경험이 없는 선수이기에 팀 내에서도 반신반의했을 터. 하지만 이고은은 안정적인 토스와 경기 운영으로 팀의 5라운드 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리쉘-김희진-박정아의 삼각편대가 이상적으로 가동됐다. IBK기업은행의 승리 방정식이 이고은의 빼어난 토스워크로 풀린 것.
이고은의 활약이 있었기에 IBK기업은행이 선두 인천 흥국생명을 승점 1차로 바짝 추격할 수 있었다.
시작은 백업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이고은이 IBK기업은행의 효녀 역할을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그가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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