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시몬스터' 괴력쇼, '쿠바형제' 산체스 원맨쇼도 넘었다
상태바
'시몬스터' 괴력쇼, '쿠바형제' 산체스 원맨쇼도 넘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28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몬, 서브에이스 7개 포함 42득점…OK저축은행, 3연승 달리던 대한항공 제압 '2연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역시 '시몬스터'였다. 안산 OK저축은행이 시몬의 맹활약을 앞세워 인천 대한항공의 3연승 이륙을 저지했다.

OK저축은행은 2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시몬(42득점)과 송명근(20득점)의 활약으로 산체스(46득점)가 분전한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8 25-18 21-25 23-25 15-12)로 꺾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2연승을 달렸고 대한항공은 3연승 끝에 첫 패배를 당했다. 특히 창단 2년차를 맞는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V리그 6번째 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OK저축은행은 컵대회를 포함해 7차례 맞대결에서도 첫 승을 기록했다.

▲ OK저축은행 시몬(왼쪽)이 2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 산체스 앞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인천 대한항공 제공]

◆ 라이트 공격수 맞아? 좌우 가리지 않는 전방위 공격

1, 2세트는 그야말로 시몬의 독무대였다. 오픈공격과 백어택, 서브득점, 블로킹까지 전방위로 공격을 펼치는 시몬은 대한항공을 휘저었다. 게다가 라이트 공격수이면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공격력을 폭발시켰다.

두 세트 모두 양상이 비슷하게 흘러갔다. 세트 중반까지는 팽팽했지만 이후 시몬의 공격력이 불을 뿜으면서 OK저축은행이 연속 득점을 올려 도망가는 식이었다.

1세트에서는 OK저축은행이 13-11로 앞선 상황에서 시몬의 오픈과 블로킹, 백어택 등으로 17-11까지 달아났다. 이 점수차는 그대로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송명근이 공격을 더 보탰다. OK저축은행은 막판 송명근의 오픈 공격 두 차례로 1세트를 25-18로 따넀다.

2세트 역시 11-11 상황에서 OK저축은행이 상대 서브 실수와 시몬의 서브에이스 등을 앞세워 연속 5득점에 성공하면서 16-11까지 달아났다. 23-16에서 송희채(4득점)의 속공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OK저축은행은 한상길(4득점)의 속공으로 두 세트를 따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OK저축은행의 승리는 쉬운 듯 보였다.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 역시 근심어린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경기가 싱겁게 끝나는가 했다.

▲ OK저축은행 시몬(오른쪽)과 한상길이 2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 산체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고 있다. [사진=인천 대한항공 제공]

◆ 시몬 체력 떨어지자 산체스의 맹공

하지만 2세트 75%에 달했던 시몬의 공격 성공률이 3세트 들어 53%로 뚝 떨어진 사이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산체스가 동시에 살아났다. 산체스는 66.7%의 공격 성공률을 보이면서 14득점을 쏟아부었다.

시몬과 산체스는 모두 절친한 사이다. 두 선수 모두 쿠바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청소년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다. 먼저 한국 무대에 진출해있던 산체스가 최근 인터뷰에서 "시몬은 형제와 같은 존재"라며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두 선수의 대결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시몬이 맹위를 떨친 1, 2세트에서는 OK저축은행이 이겼고 산체스가 위력을 발휘한 3, 4세트에서는 대한항공이 이기면서 싱겁게 끝날 수도 있었던 경기가 대접전으로 흘러갔다.

OK저축은행을 21점으로 묶으며 3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도 시몬의 공격 성공률이 25%까지 떨어진 틈을 타 산체스와 함께 곽승석(8득점)이 힘을 냈다. 김세진 감독은 시몬의 체력이 크게 떨어지자 5세트를 대비하기 위해 교체시켰다.

운명의 5세트에서 대한항공이 한발씩 앞서가며 9-8을 만들었지만 OK저축은행이 재역전시켰다. 신영수(2득점)가 블로킹 때 네트를 건드리면서 한 점을 만회한 OK저축은행은 산체스의 회심의 오픈 공격이 밖으로 나가면서 10-9 역전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12-11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김규민(8득점)과 송희채의 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대한항공을 궁지에 몰아붙였다. 대한항공이 산체스의 백어택으로 쫓아왔지만 매치포인트에서 시몬이 백어택으로 마무리지으며 134분에 걸친 대접전을 마무리했다.

◆ 시몬 말고도 송명근이 있었다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역시 국내 선수의 활약이다. 오히려 득점에서는 시몬보다 산체스가 4점 더 많았다.

하지만 OK저축은행에는 송명근이 있었다. 송명근은 5개의 백어택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63.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송명근은 시몬이 올린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20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반면 대한항공은 산체스 외에는 두자리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레프트 곽승석이 8점으로 비교적 맹활약했지만 신영수가 2득점으로 부진했다.

또 서브 득점에서도 차이가 났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무려 7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서브로만 9점을 따낸 반면 대한항공은 서브 득점이 없었다. 대한항공이 블로킹 득점에서 10-7로 앞서고도 패한 이유다.

이날 후위 공격 11득점, 서브 7득점을 올렸지만 블로킹이 2득점에 그쳐 아깝게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후위, 서브, 블로킹 득점 3점 이상)을 놓친 시몬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첫 원정경기인데다 센터에서 라이트로 자리를 옮겨 공격하느라 확실히 체력 소비가 많다"며 "1, 2세트를 연달아 따냈지만 3, 4세트가 고비였는데 동료들이 옆에서 도와줘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몬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적응 기간도 필요하다. 최대한 체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마지막 세트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다음 경기 역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