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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막후](25)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김성철, 새롭게 발견 된 보석같은 배우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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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막후](25)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김성철, 새롭게 발견 된 보석같은 배우 (인터뷰Q)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03.31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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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뮤지컬 ‘사춘기’ ‘마이 버킷 리스트’ ‘손탁호텔’ ‘풍월주’ ‘베르테르’ ‘안녕! 유에프오’ ‘스위니 토드’ ‘팬레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출연한 배우 김성철은 데뷔한지 약 3년 만에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사람이 됐다.

[스포츠Q(큐) 글 이은혜·사진 주현희 기자] 이제 겨우 3년차에 접어들었다. 뮤지컬 ‘사춘기’에서 용만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정식 데뷔한 김성철은 성장세가 빠른 배우다. ‘사춘기’ 이후 꾸준하게 작품에 출연한 김성철은 뮤지컬 ‘스위니 토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등 대형 작품들에 참여하며 가능성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김성철은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 출연하며 정신연령이 7살인 서른두 살의 인후를 연기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 속 김성철은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김성철이 표현하는 인후

지난 9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김성철이 연기하는 인후는 서른두 살이지만 7세 수준의 정신 연령을 가진 인물이다. 인후는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모두를 놀라게 하는 지능을 얻게 된다.

소설가 대니얼 키스의 ‘앨저넌에게 꽃을’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는 관객들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공연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예요. 극 중에서 인후의 아이큐가 68이었을 때, 짜짜루에서 지내면서 행복하거든요. 굉장히 사소하지만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잖아요.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행복이던 인후가 실험에 참여하게 되고, 똑똑해지고, 과거를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고, 후에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이 과정들 속에서 인후가 얻은 것은 엄마의 죽음, 날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 알지 못했던 나의 과거 같은 현실적인 모든 것들이잖아요. 사실 연기를 하면서 저도 정말 고통스러워요, 이런 현실적인 것들을 깨닫는 순간 인후가 느끼는 고통을 다들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미스터 마우스’는 인후의 관점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후가 바라보는 세상을 봐 주시고, 인후가 느끼는 감정들을 함께 느껴주세요.”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의 공연 시간은 120분이다. 2시간의 공연 시간 동안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인후다. 인후는 120분 동안 7살 아이이기도 하고, 아이큐 200의 천재로 변신한다. 또 때로는 가족들을 그리워한 사연 있는 서른두 살의 청년이 되기도 하고, 첫사랑에 가슴 떨려 하는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 시간 동안 해맑은 아이의 모습부터 사춘기 소년 같은 모습, 건실한 청년의 모습 등을 선보이는 인후는 마치 인간의 성장기를 압축한 캐릭터 같이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색이 더해진 캐릭터 인후를 연기하는 김성철은 어떨까.

“너무 재미있어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고, 사실 작품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은데, 인후는 그런 면에서 정말 좋은 캐릭터죠.”

◆ 성철 인후의 #악몽 #마지막 연구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는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세트, 자잘한 소품뿐 아니라 영상을 이용해 무대를 채운다. 특히 인후가 뇌 수술을 받고 난 뒤 꾸게 되는 생쥐와 나비가 등장하는 꿈은 극에 긴장감과 의문을 동시에 더한다. 특히 나비는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며 꽤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인후가 꿈을 꾸는 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제가 인후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그 부분에 대해 복선이나 큰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어요. 쥐가 미래의 인후이고, 나비가 과거의 인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장면에서 제가 보는 건 단순해요. ‘나비는 먹으면 안 돼! 나비는 착한 곤충인데!’ 이렇게 인후의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미스터 마우스’의 인후는 생명이 꺼져 가는 순간까지 자신과 관련된 연구에 몰입한다. 친구처럼 아끼던 생쥐 이누와 자신에게 찾아온 실험 부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을 완성한다. 인후가 마지막까지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를 통해 얻게 된 지능을 이용해 앞으로의 실험 방향에 도움이 될 자료들을 남기는 이타적인 모습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인후가 마지막까지 이 연구에 매진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전부터 연구는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큐가 200이 넘는 사람은 정말 천재잖아요. 내가 실험을 당했고, 지능이 좋아지고 난 뒤로 인후가 고민을 안 했을 리가 없어요. 과거를 알게 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후가 아팠잖아요. ‘내가 왜 아플까’라는 고민을 했을 거고, 거기에 대해서 문제를 푸는 것처럼 접근하기 시작했을 거예요. 실험실에서 도망치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의 신이 이어지지만 사실 그 사이 시간이 길거든요. 인후가 다시 돌아온 것도 생쥐 이누에게 자신처럼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 시작은 늦었지만, 빠르게 피어난 재능

김성철의 ‘배우 인생’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이토록 빠른 성장이라면 아주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을 가지고 달려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배우 김성철’의 시작은 조금 느린 편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과 입시를 준비했죠. 정말 우연하게 연기 학원에 갔고,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호기로 시작한 거죠. 재미있으니까. 처음 연기 학원에 갔는데 ‘아 이게 뭐야. 정말 재미있다. 아, 나 이제 연기를 해야겠다. 배우가 되겠어’라는 꿈을 갖고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어요. 정말 땀 많이 흘리고,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그 당시에는 ‘내가 19년 인생에 이렇게 땀 흘리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열정이 있구나. 이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면 난 꼭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그러다 정말 운 좋게 한예종에 합격을 했고요”

 

늦게 시작한 연기는 빠르게 꽃피웠다. 그러나 재능이 있고, 적성에 맞다 해서 모든 일이 순탄하게 풀리는 것이 아니듯 김성철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했고, 연습 시간도 더 길어야 했다.

19년 인생에서 최고의 열정을 보였던 김성철은 연기를 선택하고 난 뒤 겪었던 힘든 시간들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힘든 삶이 없으면…. 글쎄요, 배우에게 순탄한 삶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세상이 진짜 다 디지털이고 엄청 빠르고, 다 쉽게. 그렇게 가는 것 같아요. 비주얼적인 것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그런데 사실 전 예술은 절대 쉬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과 관찰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그것에 대해서 많이 연구하려고 해요.”

김성철은 연기를 시작한 이후 주로 연극 무대에 오르거나 영화에 출연하는 등 뮤지컬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한예종 ‘명동 로망스’, 뮤지컬 ‘사춘기’를 시작으로 김성철은 꾸준히 뮤지컬 무대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이게 참 신기해요. 저 학교에서 영화 찍고 연극했어요. 사실 뮤지컬하고는 거리가 멀었어요”라고 말하며 웃는 김성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뮤지컬’이라고는 M자도 몰랐거든요. 근데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하긴 했죠. 저희 학교에 대학원 과정에 음악극 창작과가 있어요. 거기서 공연을 하는데 연극과 배우들이 참여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처음 해 봤는데 ‘와, 좋다. 재미있네’했죠. 사실 그 후에도 뮤지컬을 한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인연이 됐네요. 뮤지컬 정말 사랑해요, 지금. 정말, 진짜 재미있어요”

◆ "좋은 공연을 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 뿐"

 

김성철이 데뷔한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는 큰 공백기 없이 이어진다. 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성철은 최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했고, 웹 무비 ‘개들의 침묵’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작품은 우선 이 공연이 주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봐요. 두 번째는 어떤 사람들과 하는가. 세 번째는 내 캐릭터가 이 공연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 이 세 가지를 체크하는 것 같아요”

“제 전작이었던 뮤지컬 ‘팬레터’의 세훈이가 능동적이면서도 수동적이었거든요. 사실 캐릭터의 수동·능동성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그냥 확고한 라인이 있으면 돼요. 기왕이면 내 캐릭터가 작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죠.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거나, 감정을 흔들어 놓거나 혹은 내가 주인공일 때 어떤 외부 자극에 흔들리는지도 봐요. 음…. 최대한 인간적인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성철은 무대 위에서 매번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에게도 고정적 이미지가 있다. 바로 소년 같은 모습이다. 김성철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에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캐릭터나 소년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속 캐릭터 인후 역시 소년 같은 해맑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후는 소년 같은 모습 뿐 아니라 남성적이고 날카로운 모습까지 담아내며 김성철이 가진 고정적 이미지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가 이번에 ‘미스터 마우스’를 하면서 느꼈는데 제가 이거 전까지만 해도 계속 소년만 연기했잖아요. 그래서 목소리도 의도적으로 미성만 많이 썼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 목소리도 많이 내요. 그러다 보니까 ‘아, 내가 20대 후반이나 30대 역할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기회가 된다면 ‘라만차’를 해 보고 싶네요.”

“저는 ‘스위니 토드’의 토비어스에 애착이 커요. 우선 ‘스위니 토드’의 넘버가 정말 좋았어요. 그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토비어스가 비중이 엄청난 건 아니었지만 할 수 있는 게 많은 캐릭터였어요. 제가 처음으로 ‘내가 뮤지컬 배우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그 전까지 저는 모든 음악을 연기로 풀었어요. 그런데 토비어스를 하면서는 내가 뭘 안 해도 음악이 다 말해주는 거죠. ‘아, 뮤지컬이 이런 거구나’ 했죠. 그리고 또 저에게 상을 준 작품이기도 하고(웃음)”

 

연극·뮤지컬 팬들에게도 관계자들에게도 배우 김성철은 새롭게 발견된 보석 같은 배우다.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열정까지 있으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관계자들 앞에서 김성철 배우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칭찬의 말들이 따라 나온다. 공식 석상에서 배우 조승우가 자신을 긴장하게 만드는 후배로 그의 이름을 언급할 정도 아닌가.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김성철은 스스로 성장하는 걸 느끼지도, 칭찬에 크게 반응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저 진짜 그런 감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해요. 좋은 공연을 위해 노력하고, 좋은 연기 보여주고 싶고. 그런 것들이 쌓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성장했다는 것보다는 제가 무대에 오른 게 이제 겨우 2년 6개월인데 계속 공연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칭찬해 주시면 감사하죠. 그런데 칭찬 잘 안 듣는 것 같아요. 누구든 칭찬은 해 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칭찬을 받는다고 해서 들뜰 필요도 없고, 변하는 것도 없어요. 그냥 내가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잘 봐주시는 게 좋아요. ‘작품 좋아요’, ‘캐릭터 좋아요’ 이런 말 듣는 게 더 좋아요.”

[취재 후기] 기억 속 김성철 배우는 늘 사춘기 소년 같은 느낌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는 내내 해야 할 말을 다시 한 번 곱씹고, 맺음을 정확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참 강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갈무리할 때 즈음에는 문득, 10년 뒤 김성철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를 잘 한다’ 이런 거 말고. ‘저 사람 보면 좋다.’ ‘저 사람 보면 느낌 있다.’ ‘호감이 간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굳이 피하지 않고, 한 번쯤 ‘김성철이 무슨 작품을 한다고?’라는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죠. ‘김성철이 이걸 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배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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