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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583일만의 복귀' 조정훈, 롯데 뒷문 핵심전력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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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583일만의 복귀' 조정훈, 롯데 뒷문 핵심전력 될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7.09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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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아련하면서도 아픈 그 이름. ‘포크볼러’ 조정훈(32)이 돌아왔다. 무려 2583일만의 1군 복귀다. 1이닝을 손쉽게 막으며 사직구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조정훈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KBO리그 홈경기에서 팀이 0-6으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섰다. 2010년 9월 13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7년 25일 만에 밟은 1군 마운드다. 감개무량한 듯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린 그는 힘차게 공을 뿌렸다.

▲ 조정훈이 9일 사직 SK전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조정훈은 한때 롯데의 에이스였다. 2009년 14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그해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곧 시련이 찾아왔다. 2010년 5승(3패)에 그친 뒤 수술대에 올랐다. 팔꿈치 수술만 3번을 받는 암흑 같은 시간이 흘렀다. 수년간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지난 시즌도 재활로 통째로 날린 그는 절망 속에서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롯데도 한 시즌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조정훈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큰 무리 없이 공을 던졌다. 18경기에서 5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홈 팬들의 연호와 기립박수 속에 1군 복귀전을 피칭을 시작한 조정훈은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며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8회 선두타자 김성현을 상대로 초구 시속 119㎞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다음 공은 슬라이더였다. 시속 133㎞ 슬라이더로 다시금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후 볼카운트 1-2에서는 자신의 주무기인 132㎞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탈삼진 행진은 다음타자까지도 이어졌다. 이성우를 상대로도 초구 121㎞ 커브를 던져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143㎞, 141㎞ 속구로 파울을 유도했다. 유인구로 133㎞ 포크볼을 선택한 뒤 볼카운트 1-2에서 또 한 번 포크볼을 던져 삼진 처리했다.

조정훈은 후속 노수광을 1루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나주환을 2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2583일 만의 1군 등판 첫 번째 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9회 시작과 함께 차재용과 교체됐다.

이제 1군에서 첫 등판이지만 조정훈의 호투는 뒷문이 무너져가는 롯데에 희소식이다. 물론 아직 조정훈이 어느 정도 적응기를 거쳐야하지만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펜진이 허술한 롯데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이날도 4번째 투수로 나온 박시영이 정진기에게 만루 홈런을 맞아 아쉬움을 삼켰다.

그동안 필승조로서 성적이 안 좋았던 윤길현과 장시환이 2군으로 내려간 롯데는 당분간 이정민, 차재용 등으로 버텨야 한다. 강동호, 박시영, 배장호 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게 이날 확인됐다.

조정훈이 7년만의 1군 등판에서 거인 군단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는 희망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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