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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미생', 영화같은 드라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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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미생', 영화같은 드라마의 비밀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2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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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드라마에서 영화같은 느낌이 난다", "드라마 퀄리티가 다르다"는 시청 소감을 얘기하곤 한다.

여기에 대해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 제작진이 20일 드라마 퀄리티의 비밀을 직접 밝혔다.

① 없다, 쪽대본

"'미생'은 쪽대본 없이 거의 대본이 완고된 상태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촬영 중 대본이 언제 나오느냐는 중요하다. 대사를 미리 외우고 극중 감정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본이 늦게 나와 급히 종이를 이어붙인 '쪽대본'을 받아보는 경우 연기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생은 대본이 미리 나오는 덕분에 원작의 실감나는 명대사를 살리는 것은 물론, 배우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② 드라마·영화·연극 통틀어 고심한 '캐스팅'

"'미생' 출연진에는 연기력이 뛰어난 TV 스타들도 있지만, 대부분 배우가 영화나 연극을 통해 연기 내공을 다져온 이들이다. 그로 인해 더욱 직장인들의 페이소스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미생'에는 유명하지 않았던 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 김동식 대리 역 김대명, 한석율 역 변요한, 하대리 역 전석호, 박대리 역 최귀화, 재무부장 역 황석정 등이다. 이들은 유명한 배우들은 아니었지만, 배역에 맞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줘 '미생'을 통해 개인의 인지도까지 높였다.

▲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촬영 모습. [사진=CJ E&M 제공]

③ 촬영·음향·음악·CG…드라마·영화 전문 기술력의 집합체

"서울 시내의 풍경을 정교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영화 '그래비티'에서도 사용했던 장비로 '마생'의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복잡하고 바쁜 풍경이 아름답게 묘사됨으로써 직장인의 애환이 극대화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풍경을 통해 직장인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싶었다."

'미생'의 스태프들은 드라마, 영화에서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 '타짜-신의 손'으로 이번 대종상영화제 후보에 오른 김준석 음악감독을 비롯해 촬영, 음향, 음악, CG 등 기술 측면에서 영화계 전문 스태프들이 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④ '원작 해체'한 연출

"난 아직도 상상이 잘 안 된다. 이 긴 이야기를 어떻게 재조립하고 추가 이야기를 넣을 수 있었는지. 언젠가 강연 나갔을 때 창작의 비밀을 들으려했던 수강생이 된 기분이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보내시며 의견을 물어오셨을 때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 '1번 시청자가 되겠습니다'라고 허세 부리는 게 아니었다. 내가 먼저 회의실 말석에라도 끼어들어가 내 만화가 해체되는 과정을 봤어야 했다. 그래서 이 기분을 같이했어야 했다."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15일 방송한 '미생' 10화를 시청한 후 자신의 SNS에 위와 같은 감상을 남겼다. 만화나 소설 등 원작을 둔 드라마들이 많지만 이들 중 원작만큼 호평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드라마는 소설, 만화와는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오히려 원작의 맛을 살릴 수 없다. '미생'의 정윤정 작가와 김원석 감독은 원작을 완전히 해체하고 재구성했기에 원작 '미생'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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