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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춤바람' 난 임창정의 행복론 "임박사와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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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춤바람' 난 임창정의 행복론 "임박사와 함께 춤을"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25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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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임창정(40)이 '댄스 가수'로 돌아왔다. 지난 3월 12집을 내고 발라드곡 '흔한 노래'로 활동했던 임창정은 11월 새 음반 '친한 사람'을 발매했다. 타이틀곡은 두 곡으로, 발라드 '친한 사람'과 댄스곡인 '임박사와 함께 춤을'이다. '임박사와 함께 춤을'은 12집의 수록곡을 새롭게 편곡한 곡으로, 지난해 '문을 여시오'로 활동하며 춤의 맛을 본 이후 결정한 댄스다.

"'문을 여시오' 무대에서 춤을 추면서 즐거웠어요. 솔직히 '늙어서 주책이다' 그런 생각도 드는데, 다들 재밌어 하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스포츠Q 오소영 기자·사진 NH미디어] "저는 이번 활동에서 순위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어요. 그저 즐기려고 나왔죠."

가을에 들어서며 감성짙은 발라드들이 강세다. 임창정 또한 그의 감성이 돋보이는 '친한 사람'을 이번 앨범에 수록했지만 댄스곡을 더욱 전면에 내세웠다. 성적 욕심보다는 즐기기 위해서다.

 

◆ '친한 사람'과 '임박사와 함께 춤을'

음반 제목 '친한 사람'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발라드 '친한 사람'에서의 의미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남들 앞에서는 그저 '친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친한 사람'은 피아노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여기에는 '나란 놈이란'을 함께 작업한 길은경이 참여했다. 임창정은 "길은경 씨는 이 분야에서 최고인 것 같다. 피아노가 말을 한다"고 표현했다.

'친한 사람' 중에는 좀 특이한 부분이 있다. 1절 후렴구의 '긴 세월들을' 부분을 지르는 고음 대신 잠긴 듯한 목소리로 녹음했다.

"연습을 하다가 이 소리로 녹음했는데 녹음기사 분이 이 버전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싫었는데, 듣다보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라이브 때는 진성으로 해야 할 거예요."

한편 댄스곡 '임박사과 함께 춤을'에서의 '친한 사람'은 말 그대로 절친한 사람들을 뜻한다.

"요즘 웃을 일도 없고 올해 나라에 힘든 일도 많았잖아요. 다들 처져있는데, 함께 웃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12집 때 후속곡 활동을 하려 했는데, 막상 활동하려니 장르가 불분명한 것 같더라고요. 편곡해서 노래 부분을 많이 넣고 타이틀 활동 계획을 잡았어요."

 

이후 약 7개월간 이 곡을 작업하며 공을 들였다. 새롭게 편곡하면서는 기존에 피처링을 했던 가수 이박사 외에도 걸그룹 EXID의 LE의 랩도 넣었다. 임창정은 LE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후배 가수들에게 '요즘 여자 아이돌 중에 랩을 누가 가장 잘 하냐'고 물어봤더니 LE를 많이 얘기했어요. 회사에 말해 섭외했는데, 생각 외로 수줍음이 많더라고요. 과연 랩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녹음에 들어가자마자 귀를 의심했어요. 목소리에 기계음을 섞은 줄 알았어요. 그룹 'TLC'의 래퍼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녹음을 세 번했는데 세 버전 다 좋더라고요. 그래서 세번째 녹음본을 1절에 넣고, 첫번째는 2절에 넣었죠."

'임박사와 함께 춤을'은 화려한 그루브와 신나는 박자와 브라스, 베이스기타 소리 등이 들어간 곡이다. 클럽 풍의 화려한 소리와 임창정의 청량한 목소리가 빚어내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짱구 춤'과 같은 포인트 안무 등을 열심히 연습 중이다. 그러다 몸살에 심하게 걸려 "3일 동안 죽다 살아났다"고 할 정도로 힘들었고 "난생 처음 감기로 링거를 맞았다"지만 임창정은 귀여운 허세(?)를 부렸다.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힘들어 보이는 건 콘셉트예요. 나이먹은 게 애쓴다는 느낌이 들도록 동정심을 유발하는 거죠."

 

◆ 임창정의 행복론, 욕심없는 자유방임형 연예인이자 아빠

"애들(팬)이 '이제 가수 A가 나온다', 'B가 나온다' 하면서 걱정하더라고요. 물론 곡이 잘 되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죠. 잘 되길 바라서도 안되고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서운할 필요도 없어요. 그러지 않아도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요. 즐기자고요."

임창정은 요즘 자신이 행복하다고 했다. "가게 장사도, 음반도, 공연도 잘 되고, 영화도 곧 찍을 거고, 아이들도 잘 크고. 좋은 일 투성이"라는 거다.

"아침에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면 부스스한 모습의 내가 웃고 있어요. 내가 웃는 게 아니라 거울 속 내가 나를 보고 웃고 있는 거죠. 오늘 하루도 이렇게 즐겁게 살자 생각해요. 웃으면 정말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이 경험을 혼자 알기가 아까워서 함께 웃고 싶어요."

그래서 '임박사와 함께 춤을' 뮤직비디오에도 다함께 웃어보자는 의미로 여러 사람들의 웃는 장면을 넣었다. 여기에는 임창정이 직접 섭외한 60여명의 배우, 가수, 코미디언들이 스스로 휴대전화로 촬영한 미소가 들어갔다.

이렇게 순위 걱정 없이 긍정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일상에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내려놨기에 가능했다. 이 태도는 세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자세에서도 드러났다. "커서 무엇이 될지 결정은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달렸다", "아이들이 원하면 연예인을 시킬 수도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자유 방임형 아빠였다. 연예인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직업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과는 달랐다.

"연예인만큼 좋은 직업이 어딨어요. 재능만 된다면 실컷 사랑받고 돈도 버는 건데."

'잘 안되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어때요. 운동선수가 다 김연아 선수처럼 되는 것도 아닌데. 모든 일이 그래요. 좋은 회사에 취업한다고 해도 갑자기 정리해고당할 수도 있는 거고요. 본인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줘야죠."

 

◆ 고음 대신 얻은 '말하듯 노래', 10년 후 목표는 브랜드 콘서트

임창정은 여전히 변함없는 훌륭한 가창력을 보여준다. 고음에 거침이 없고 기승전결을 보여줘야 하는 한 곡 안에서 각 장면의 드라마를 표현해낸다. 그런 그이지만 목소리의 변화에 대해선 스스로 실감한다.

"고음을 이제 못 내요. 예전엔 진성으로 3옥타브 미까지 찍었어요. 김현정씨 노래를 원키로 불렀으니까요. 이제는 3옥타브 도 정도까지밖에 안 되는데 그것마저도 힘들어요. 예전에 불렀던 높은 노래들을 부르려면 키를 좀 내리든지, 가성을 내든지 해야 해요."

"최근에 작업한 곡들은 얼핏 들으면 고음으로 들려요. 그런데 사실 플랫된 음들이에요. 좀 영악해졌어요. 노래를 잘 부르는 척하는 거죠."

그러나 이런 솔직한 대답에도 여전히 임창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가수는 없다. 젊은 발라드 가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임창정의 뒤에는 '레전드'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시간은 그에게 고음을 버겁게 만들었지만, 좋아진 측면도 있다. 예전보다 곡의 가사를 잘 전달한다는 면에서다.

"예전에 김형석 작곡가가 '노래 잘 부르려고 하지말고 내려놓고 불러라' 했었는데 이제 그 의미를 좀 알겠어요. 저도 이제는 노래를 말하듯 부르는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아요."

이미 노래에 대해서는 더 발전할 거리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대중에게 인정받았지만 임창정은 활동에 계속해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중반기에는 전국 투어를 진행했고,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공연을 앞두고 있다.

"목표는 제 공연을 브랜드화시키는 거예요. 점점 변화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10년쯤 후에는 다들 인정하고 공연에 대해 알 정도로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 관리도 필요하다. 오래 건강하게 활동하기 위해 식사도 신경써서 하고, 목 관리로는 선배가수 이선희가 추천한 올리브 추출액을 거의 매일 먹고 있다.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목이 쉬어도 그 다음날 노래를 바로 부를 수 있어요. 예전엔 그게 안 돼서 주사를 맞았거든요."

"자꾸 앨범을 내고 활동해서, 옛날 가수가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공연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취재후기] "나처럼 빠른 템포의 곡을 발표한 'GDX태양'이 좀 걸린다", "감기에 걸린 코맹맹이 소리가 매력있는 것 같다. 다음엔 이 목소리로 녹음해봐야겠다", "나는 (팬) 커뮤니티 아이들을 애칭 'X새'로 부르고 아이들은 나를 '형'이나 '창정이', '임정분(최근 열애설에 휩싸인 적이 있어서)' 등으로 부른다", "60명의 뮤비 카메오 출연자들에게 10만원짜리 선물을 해도 벌써 600만원이다. 큰일이다" 등 임창정의 인터뷰에서는 유쾌한 너스레가 끊이지 않았다. 인터뷰까지 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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