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MLB 31승' 듀브론트 영입 롯데자이언츠, 린드블럼과 '배드엔딩' 뒤라 남는 아쉬움 [SQ이슈]
상태바
'MLB 31승' 듀브론트 영입 롯데자이언츠, 린드블럼과 '배드엔딩' 뒤라 남는 아쉬움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14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조시 린드블럼(30)을 대신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명문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한 시즌 11승을 달성했던 펠릭스 듀브론트로 빈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 않다. 린드블럼을 떠나보낸 과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이 해외가 아닌 경쟁팀의 유니폼을 입었기에 더욱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 롯데 자이언츠가  14일 MLB 출신 펠릭스 듀브론트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사진=MLB닷컴 캡처]

 

듀브론트 영입 자체만 놓고 보자면 충분히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은 분명하다. 2010년 보스턴에 입단한 듀브론트에 대해 롯데는 “140㎞ 후반의 속구와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롯데는 듀브론트에게 총액 100만 달러(10억8880만 원)를 안겼다.

듀브론트는 2004년 보스턴에 입단한 듀브론트는 201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2,2013년은 듀브론트의 기량이 만개했던 시절이다. 당시 그는 보스턴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며 2년 연속 11승을 따냈다.

이후 점차 하락세를 타며 시카코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을 거치며 MLB 통산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2016년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지만 지난해 복귀해 트리플A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다만 린드블럼을 보낸 과정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린드블럼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롯데의 ‘언론 플레이’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특히 린드블럼이 불편해 한 것은 딸의 건강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어본 적이 없음에도 이 같은 이유로 팀에 남지 않을 수 있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발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종료 후 롯데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과 강민호를 모두 잡지 못했다. 둘은 각각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고 롯데는 연봉규모를 줄이며 보상선수 2명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 같은 소극적인 구단의 태도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적지 않았지만 정작 떠나는 마당에 일방적으로 몸 담았던 팀을 비난하는 린드블럼을 바라보는 좋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일부 롯데 팬들은 린드블럼의 SNS를 찾아가 거친 성토의 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롯데는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협상 내내 린드블럼을 정중히 대했다”며 “구단에서 돈 문제나 딸 건강에 대한 언론 플레이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마이데일리를 통해서도 “린드블럼이 필요했고 잔류가 우선순위였다”며 “어떻게 딸 건강 문제를 언급할 수 있겠나”라고 억울해 했다.

 

▲ 조시 린드블럼은 재계약 과정에서 롯데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SNS에 이를 표출했다. SBS는 린드블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린드블럼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가 나오며 상황이 또 반전됐다. 13일 SBS는 지난 7월 린드블럼이 롯데에 다시 돌아오며 맺은 계약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시즌 이후 롯데가 린드블럼을 보류선수로 묶지 않고 FA로 풀어준다고 나와 있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린드블럼에게 보류선수에서 제외되면 롯데와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며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 전까지 재계약을 서두를 것을 재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더라도 원소속팀과 재계약하는데 문제가 없었고 린드블럼은 이 같은 규약을 확인한 뒤 롯데에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SBS는 전했다. 이후 롯데는 린드블럼에 사과했지만 발언과 달리 린드블럼은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즉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 내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롯데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린드블럼의 딸 건강 문제가 그가 재계약을 고민하는 이유라며 선수에게 계약 불발의 원인이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롯데 관계자는 스포츠Q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예민한 문제다. SBS의 보도 내용을 사실 그대로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구단의 생각은 있지만 섣불리 입장을 밝힐 경우 오해를 살 수 있다. 내용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강민호와 린드블럼 모두 그동안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팀과 이별을 하는 과정에서 돈이 문제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롯데가 과거부터 선수와 계약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켜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구단의 태도에 아쉬움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린드블럼의 글에 강민호와 황재균이 나란히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나타낸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도 있다.

린드블럼과 SBS 측의 보도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섣부른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롯데가 선수들과 계약과정에서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중론을 이루고 있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