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클럽에 소속돼 있다고 해도 매번 벤치에만 머물면 그 선수가 가진 기량은 서서히 녹슬기 마련이다. 경기를 뛰면서 자신의 현 위치를 점검해야 더 좋은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박주호의 울산 현대 입단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6개월여 앞둔 한국 축구에 매우 좋은 소식이다.
울산 구단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주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4년. 지난 세 시즌 동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박주호가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
박주호로선 일단 많이 무너져 있을 경기력(폼)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일 전망이다.
그는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 동안 단 13경기를 뛰었다. 팀에 이미 걸출한 풀백 자원들이 많았고, 타 리그에서 뛰던 선수까지 영입해 박주호의 입지가 좁았다.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도 제외된 그는 결국 한국행을 택했고, 4년 계약을 제시한 울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유럽에서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많은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예전에 보여줬던 클래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스위스 바젤(2011~2013년) 시절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마인츠(2013~2015년)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 최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2011~2012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밀어내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크게 공헌했으며,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상대 공격수 아르연 로번을 완전히 봉쇄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마인츠 시절엔 당시 영입된 구자철과 함께 코리안 분데스리거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맹위를 떨쳤다. 수비는 물론, 골까지 넣으면서 2013~2014 분데스리가 드림팀 왼쪽 수비 부문 최종 후보 3인까지 가는 영광을 누렸다.
박주호가 비시즌 많은 훈련을 통해 절정기의 폼을 유지한다면 수비가 불안한 신태용호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호의 수비는 견고하다고 볼 수 없다. 당장 12월 9일 중국과 동아시안컵(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만 봐도 후반 30분 두 번째 골을 허용할 때 왼쪽 풀백 김진수의 대처가 미흡했다. 풀백들의 크로스 정확도는 떨어지는 대신, 크로스에 의한 실점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박주호가 신태용호에 합류한다면 김진수, 최철순 등과 함께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만큼, 다양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주호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수비만큼은 여전히 물음표가 붙고 있는 신태용호다. 박주호가 절정기에 보여준 기량을 회복한다면 러시아로 가는 대표팀의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 질 것이다.
■ 박주호 프로필
△ 생년월일 = 1987년 1월 16일
△ 포지션 = DF(왼쪽 풀백), MF(수비형 미드필더)
△ 신장/체격 = 176㎝ 73㎏
△ 출신학교 = 광운전자공고-숭실대
△ 개인기록
- 2008~2009 미토 홀리호크(일본)
- 2009~2010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 2010~2011 주빌로 이와타(일본)
- 2011~2013 FC 바젤(스위스)
- 2013~2015 FSV 마인츠(독일)
- 2015~2017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 대표팀 기록
- 국가대표 = A매치 32경기 출전
⚬ 2014 브라질월드컵
⚬ 2015 호주 아시안컵(준우승)
- 아시안게임 대표
⚬ 2014 인천 아시안게임(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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