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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궁합' 이승기X심은경, 사극 로맨스 통할까… '관상'과는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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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궁합' 이승기X심은경, 사극 로맨스 통할까… '관상'과는 다른 이야기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2.23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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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이승기X조복래, 의외의 조합에서 터지는 케미
- 시선 빼앗는 최우식·박선영·조수향 등 조연들
- 알고 보면 더욱 좋은 영화 속 색감 사용법

DOWN
- 심은경 캐릭터의 한계가 아쉬움으로
- 이승기와 심은경의 감정선, ‘안 보여요’
- ‘관상’과 다른 가벼움, 득일까 실일까?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은 913만 관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관상’은 개봉 당시 역학 3부작으로 제작되는 영화의 첫 번째 시리즈로 알려지며 남은 영화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영화 '관상'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관상’ 개봉 이후 약 5년만에 역학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가 찾아왔다. 바로 ‘궁합’(감독 홍창표)이다. ‘궁합’에는 심은경, 이승기, 연우진, 김상경, 최우식, 강민혁, 조복래, 최민호, 박선영, 조수향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 ‘궁합’의 서도윤(이승기)은 천재 역술가로 중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데 주요한 역할을 소화한다. 송화옹주(심은경)의 곁을 지킬 뿐 아니라 윤시경(연우진)과의 갈등까지 풀어내야 하는 서도윤은 영화 속 그 어떤 캐릭터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이승기는 ‘궁합’에서 이개시(조복래)와 만나며 의외의 케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선뜻 어울린다고 말하기 힘든 이 조합은 마치 영화 ‘조선명탐정’의 김명민 오달수 콤비를 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며 극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자연스럽게 한 배를 타게 된 두 사람은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해낸다.

두 사람의 조합 뿐 아니라 ‘궁합’에는 시선을 빼앗는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남치호 역의 최우식은 극중 최고의 반전을 선사한다. 최우식은 비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 순간에 광기 어린 눈빛을 보여주며 기존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한다. 

박선영은 야심을 이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으며 전개에 가장 큰 갈등을 유발한다. 조수향과 윤송아는 심은경의 곁을 지키며 매력을 뽐낸다. 이들은 분량이 많고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은경 행동의 최대 조력자로 움직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관상'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궁합’의 미술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의 색감은 대체적으로 밝은 컬러가 중심을 이룬다. 심은경은 송화색, 이승기는 푸른색, 강민혁은 자색, 연우진은 녹색, 최우식은 어두운 블랙 계열 등 각 캐릭터마다 대표 컬러를 선택해 의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캐릭터 의상 컬러의 경우 인물들의 성격을 대변한다. 이승기와 연우진의 경우 대립 관계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해 명암이 확실한 색을 사용하고, 최우식의 경우 극에서 가장 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가장 어두운 색상을 사용한 것이다.

또한 영화 중반부터 등장하는 붉은색의 독특한 향초는 작품 속 미술품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연우진은 이승기에게 향초에 대한 소개를 길게 이어가고, 결국 이 소품은 심은경을 위기에 빠지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작품의 중심 인물은 이승기와 심은경이다. 때문에 작품 속 두 사람의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 궁합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품은 두 사람의 관계는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 속에 진행된다. 전형적인 여성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심은경과, 두 사람의 감정처리 부분이 아쉽게 다가오는 이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궁합'에서 이승기와 심은경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로맨스 작품 속 주인공들이 갖춰야 하는 주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극중 이승기는 역술가로서 뛰어난 면모를 보일 뿐 아니라 칼까지 잘 다룬다. 상황 판단이 빨라 위기를 빠져나오는 능력도 뛰어나 '백마탄 왕자님'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심은경은 밝고 명랑하고 마음까지 따뜻한 옹주다. 의외의 부분에서 당찬 면모를 보여주며 주변 사람들을 당황시키기도 한다. 말 그대로 '캔디형 캐릭터'다.

 

영화 '관상'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오히려 이런 전형적인 설정들이 ‘궁합’의 전개를 쉽게 예상하게 만들어 아쉬움을 더하기도 한다.

‘예상이 가능한 전개’는 곧 심은경이 연기하는 송화옹주 캐릭터의 한계로 이어진다. 홍창표 감독은 심은경의 캐릭터가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영화 속 심은경은 궁 밖으로 나가며 제3자가 정해준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으려 한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김상경 앞에 찾아가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끝내 사랑을 쟁취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심은경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전개 과정에서 보이는 심은경의 모습은 세상물정 모르고 철없는 주인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이승기의 도움을 받는다. ‘궁합’ 속 핵심 갈등으로 작용하는 연우진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에서도 심은경의 행동은 제한되며 아쉬움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궁합’은 이승기와 심은경의 감정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이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는지, 서로를 왜 애틋하게 여기게 되는지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전개가 이어진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대사와 상황 등을 통해 캐릭터들의 감정을 짐작해야 한다.

이 문제는 ‘궁합’이 지나치게 가벼운 전개를 선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걷어내야 할 이야기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궁합’은 이승기와 심은경의 감정선을 흐리게 만드는 실수를 저지르게 됐다.

 

영화 '관상'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궁합’은 역학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상’과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상’과 같은 분위기와 전개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불호’를 외칠 가능성도 있다.

‘궁합’은 ‘관상’과 달리 가벼운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궁합’ 역시 권력의 비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이것이 중심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개는 주로 심은경이 부마 후보들을 만나며 겪는 각종 사건사고들을 조명한다. 이때 부마들의 성격과 행동을 사주로 풀어내며 재미를 더하고, 일련의 사건들은 이승기 심은경의 관계 완성을 위한 바탕으로 작용하게 된다.

‘관상’과는 달리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궁합’이 이승기 심은경 조합을 앞세워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역학시리즈 1탄 ‘관상’이 913만 명이라는 뛰어난 스코어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궁합’의 성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배우들의 뛰어난 케미와 매력적인 미장센을 선보이는 ‘궁합’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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