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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⑲<끝>] 최다빈-김마그너스-남녀 아이스하키, 노메달에도 베이징이 기대되는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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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⑲<끝>] 최다빈-김마그너스-남녀 아이스하키, 노메달에도 베이징이 기대되는 스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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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도 누구보다 활짝 웃은 이들이 있었다.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새로운 간판 최다빈(18·고려대)과 한국 크로스컨트리 기대주 김마그너스(20·부산광역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등이 그랬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의 대표주자로 나선 최다빈은 괄목한 성과를 냈다. 운동 선수라면 가장 나서고 싶어 하는 올림픽에 처음 나서서도 긴장하는 기색 없이 연신 클린 연기를 펼쳐나갔다.

 

 

최다빈에게 이번 올림픽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해 2월 박소연의 대타로 나선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그의 피겨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깜짝 금메달을 차지한 그는 이후 크게 반등했다.

대중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그는 또다시 대타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친구이기도 한 김나현의 부상이 심해져 세계선수권에도 대신 출전하게됐는데 여기서 사고를 쳤다. 톱10에 들며 올림픽 출전권 2장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상승세만 이어갈 줄 알았던 최다빈에게 시련이 닥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겨 선수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부츠에 문제가 생겼고 다양한 부츠를 신어봤지만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짝짝이’ 부츠를 신고 대회에 나서게 됐다.

특히 지난해 여름 겪은 갑작스런 모친상은 미성년인 그에게 견뎌내기 힘든 시련이었다. 올림픽 출전까지 포기하려고 했을 정도. 주변의 설득으로 결국 올림픽에 나서게 된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 이제 최다빈의 시선은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유망주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최다빈은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5.73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31.49점으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작성하며 당당히 7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를 제외하곤 10위 권 안에 든 선수는 최다빈이 유일하다.

이젠 4년 뒤를 바라본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이 제한에 걸려 나오지 못한 유영(14·과천중), 김예림(15·도장중), 임은수(15·한강중) 등은 ‘꿈나무 트로이카’가 그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영은 대표 선발전에서 김연아 이후 최초로 200점을 넘기며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다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승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자신도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거치며 한층 성숙한 연기를 살려 성장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얻은 경험은 이것들과는 또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다빈이 피겨 유망주들과 벌일 선의의 경쟁에 더욱 기대감이 커진다.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올림픽 경험도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세계 최정상권 팀들과 대결을 펼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5전 전패.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백 감독의 말은 지킬 수 없게 됐지만 대표팀은 분명히 한 뼘 성장했다.

세계랭킹 21위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6위 체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며 1-2 석패를 당했다. 7위 스위스(0-8), 1위 캐나다(0-4)와 큰 격차를 보이기도 했지만 8강 진출을 놓고 벌인 4위 핀란드전에서는 2골을 넣으며 상대를 압박하기도 했다.

아이스하키에선 랭킹 한 계단 차이가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크다. 이제 막 1부 리그에 입성한 한국의 목표는 사실상 애초부터 1승에 있었다. 그 목표도 이루진 못했지만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권과 충분히 싸워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팀은 큰 주목 속에 대회를 마쳤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팀을 끌어가게 된 머리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빠른 시간 내에 팀을 하나로 만들며 감동의 경기들을 펼쳤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5위 스웨덴, 6위 스위스에 연달아 0-8 대패를 당한 이후 가진 9위 일본전에서 선수들은 몸을 날려가는 투혼을 펼쳤고 랜디 희수 그리핀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첫 골까지 터뜨렸다.

머리 감독도 이날 경기력에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력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하며 “하나의 팀으로 잘 싸웠다”고 밝혔다.

특히 실업팀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잘 알려진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수원시에서 나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팀이 창단될 경우 여자 대표팀의 성장에 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백지선, 머리 감독은 이번 대회 팀을 잘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재계약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 둘 모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빠르게 이들을 다시 붙잡는데 성공한다면 베이징을 향한 시동을 조기에 걸 수 있을 것이다.

 

▲ 크로스컨트리 기대주 김마그너스는 이번 대회 성적에선 만족스럽자 못했지만 전성기에 다다를 4년 뒤엔 사고를 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도 베이징 대회에서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2016년 유스 동계올림픽 10㎞, 크로스컨트리 크로스 우승,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스프린트 금메달, 10㎞ 은메달, 30㎞ 계주 동메달을 수확했던 김마그너스는 이번 대회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49위, 15㎞ 프리에서 45위, 50㎞ 단체출발 클래식 4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스스로도 당장의 성적보다는 경험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특히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50㎞ 매스스타트 클래식에선 도중 신발이 부러지는 악재 속에서도 완주를 해내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자신을 향했던 열광적인 응원이 인상 깊었던 그는 베이징 올림픽 때는 전성기에 가까워지는 나이에 도달해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메달권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톱 10을 목표로 베이징을 바라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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