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3:32 (월)
러시아월드컵 VAR 수혜, 유럽-축구 강국 쏠림 현상 원인은? [SQ이슈]
상태바
러시아월드컵 VAR 수혜, 유럽-축구 강국 쏠림 현상 원인은?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6.27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번 대회 야심차게 도입한 VAR(비디오판독)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직접 신청할 수 없는 것은 둘째치고 그 판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

이러한 논란은 허무맹랑한 주장은 아니다. 판정의 논란을 키우는 건 여러 요소가 있다. 첫째로는 이를 경기를 치르는 양 팀 벤치가 아닌 주심이 직접 판단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VAR이 골라인 판독기와 같이 기계가 직접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 VAR은 Video Assistant Referee의 약어인데 말 그대로 해석하면 비디오 보조 심판으로 기계가 아닌 사람을 일컫는다. 실제로 경기 시작 전 비디오센터에 앉은 여러 명의 요원들이 소개되는데 이들이 VAR인 것이다.

 

 

이들이 경기 중 비디오를 확인하며 이상 요소가 있을 경우 심판에게 콜을 하는 것이다. 주심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여길 경우 경기를 중단시키고 비디오를 확인해 판정 번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비디오로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은 이를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또 주심이 VAR 확인 여부를 직접 판단하기 때문에 특정 의도가 개입될 여지도 있다.

확신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의혹을 살 만한 사례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국도 VAR의 피해를 입었다. 1차전 스웨덴전에선 경기가 한참 진행된 후 VAR 판독을 위해 경기를 중단시키며 이로 인해 실점을 했지만 2차전에선 수혜를 입지 못한 것.

1차전 판정은 명확한 정심이었기에 불만을 표할 것은 없지만 2차전에서 당연히 VAR을 시행해야 할 상황에서 주심이 그대로 경기를 속개한 것은 아쉬웠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을 치고 올라서던 기성용은 상대 수비수에 발에 걷어 차여 넘어졌지만 주심은 경기를 속행시켰다. 결국 한국은 이후 상황에서 멕시코의 역습에 당해 추가골을 먹고 무너졌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6일(한국시간) 포르투갈과 이란의 경기에서도 이 같은 장면이 발생했다. 경기 후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주심은 VAR을 활용했지만 팔꿈치를 사용한 호날두에게 경고만을 부여했다. 통상 팔꿈치를 사용했을 때 즉각 퇴장이 내려지는 것과 비교해 다소 의외의 판정이었다.

 

 

포르투갈은 모로코와 2차전에서도 명백히 페페의 손에 맞은 장면이 나왔지만 주심은 이를 VAR 판독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탈락 위기에 놓인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만났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9분 나이지리아가 올린 크로스가 아르헨티나 마르코스 로호의 손에 맞았다. 주심은 VAR을 통해 확인할 것을 선택했다. 방송의 느린 화면으로도 명백히 손에 맞은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주심은 경기 속개를 택했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것.

의아한 결과였다. 핸드볼 파울은 고의성 여부와 관련해 주심이 직관적인 판단을 하기도 한다. 다만 고의성 여부는 경기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때 따지는 게 보통이다. 로호의 핸드볼은 분명히 손에 맞고 공의 진행방향이 바뀌었다. 손에 맞지 않았을 경우 상황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었고 이 상황에서 나이지리아가 골을 넣었더라면 16강 진출팀은 뒤바뀔 수도 있었다.

유독 이 같은 억울함이 약소국이나 축구 약체들에 몰리고 있는 점은 VAR 판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반면 수헤를 입는 나라들은 유럽 혹은 축구 강대국들이다. 이변은 월드컵의 흥미를 키우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강팀들의 조기 탈락은 대회의 흥행 여부와 직결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도 유럽 혹은 축구 강국에 유리한 판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제기가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흥행도 좋고 강팀들이 오래도록 토너먼트 라운드에 남는 것도 좋지만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핵심 가치는 공정성이다. 이것이 무너진다면 아무리 흥행에 성공하는 월드컵이라 해도 훗날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