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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일취월장' 고요한, 이을용-FC서울 무한 신뢰 이끌어낸 놀라운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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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일취월장' 고요한, 이을용-FC서울 무한 신뢰 이끌어낸 놀라운 변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7.1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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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단 20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고요한(30·FC서울)이 피치에 머물 수 있던 시간이었다. 매우 짧고도 아쉬웠지만 그에겐 더 없는 가치를 안겨준 소중한 시간이 됐다.

고요한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1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1-1 무승부가 아쉬웠지만 고요한의 경기력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을용 감독대행은 “요한이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자원”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기대했던 만큼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고요한은 가장 중요한 순간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체력적인 문제를 보인 황희찬을 대신해 들어선 고요한은 중원을 지키며 독일의 거센 공세를 막아냈고 덕분에 한국은 추가시간 한국이 2골을 ‘카잔의 기적’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소속팀에 복귀한 고요한은 ‘축구 도사’가 된 듯한 압도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메시 놀이’를 한다고까지 말한다. 경기 전 만난 이을용 대행은 “자심감이 확실히 달라졌고 여유가 생겼다. 큰 무대에 다녀와서 그런지 운동장에서도 (변화가) 딱 보인다. 확실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피치에 나선 고요한은 이 감독대행의 신뢰에 완벽히 부응했다. 윙어로 경기를 시작한 그는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울산의 오른쪽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더니 후반 공 배급에 문제가 생기자 중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팀 공격을 풀어내기도 했다.

이 대행은 “요한이는 여러 자리에 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미드필더에서 운영이 잘 안 되면 요한이를 경기 도중에라도 중앙에 세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사이드백이나 윙포워드나 미드필더, 아무데서나 제 역할을 다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고요한도 “수비적으로 치중했어야 했는데 조금 힘들다보니 후반에 위협적인 장면을 내줬다”고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스스로도 기대치가 높아진 것.

월드컵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선 “사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경험하고 수준 높은 선수들과 경기하며 알게 모르게 성장한 것 같다”며 “K리그에도 좋은 선수가 많은데 집중해서 경기를 치러 좋은 활약을 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15일 울산 현대전에 나선 고요한은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본인이 느끼기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그는 “확실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자신감이 붙다보니 실력도 좋아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공이 발에 달라 붙는다”고 쑥쓰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타이밍이 워낙 빠른 축구를 경험해서 그런지 좀 더 빨리 타이밍을 잡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4골(2도움)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인 고요한은 후반기 들어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주장 완장을 차게 된 것. 월드컵 휴식기 동안 이을용 대행이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생각을 물었고 고요한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고요한은 “부주장과는 또 책임감이 다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이끌고 승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부담감과 책임감은 늘 가지고 있다. 그래도 팬분들이 이름 연호해주면 힘도 받고 자신감도 생긴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면 더 좋은 활약으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승부욕이 많고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있다보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팬들 기대에 부응하려고 욕심이 많다”며 “사실 연승 분위기를 이어갔어야 하는 경기였고 집중했어야 했는데 첫 실점이 아쉬웠다. 분명히 다음에 좋은 경기 할 것이라 생각한다. 매 순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04년 서울 입단 이후 흔치 않은 원클럽맨으로서 이젠 주장의 자리까지 올라선 고요한. 월드컵 이후 몰라보게 성장한 기량까지 더해 이을용 대행과 선수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고요한.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이 하트 모양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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