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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장학영 승부조작 단칼 거절 이한샘, 교육의 중요성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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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장학영 승부조작 단칼 거절 이한샘, 교육의 중요성이 주는 교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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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장학영(37)이 은퇴 1년 만에 브로커로 변신해 승부조작을 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수에 그쳤다. 그로부터 승부조작 제의를 받은 아산 무궁화 이한샘(29)이 칼 같이 거절을 한 뒤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 결국 장학영은 체포되고 말았다.

승부조작이 악질 범죄 중 하나인 이유는 팬들을 기만한다는 것도 있지만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장학영은 그 대상으로 이한샘을 선택했다. 아산이 해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퇴장 한 번에 5000만 원이라는 큰 돈을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러나 이한샘의 생각은 확고했다. 팀을 위한 애정과 함께 확실한 교육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 아산 무궁화 이한샘(왼쪽)이 장학영의 승부조작 제의를 단칼에 거절한 뒤 경찰에 신고한 행동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건 발생일은 지난달 21일. 그러나 장학영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아산 선수단 전원과 코칭스태프는 3일 전인 지난달 18일 ‘건강한 스포츠’ 위한 부정방지 교육에 참석했었다.

교육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끼치는 영향력과 스포츠의 가치,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항목 등에 대한 주제로 진행됐다. 교육을 마친 뒤 김도혁은 “선수가 팬에게 끼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함을 느꼈다”고 말했을 만큼 선수들 스스로도 느끼는 게 많았던 교육이었다.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

박동혁 감독도 “우리에게도, 선수단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교육을 통해 선수단이 팬의 정의와 스포츠의 가치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학영은 이후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를 앞둔 이한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한 것. 게다가 이한샘의 소속팀 아산은 경찰청 소속으로 그의 명확한 신분은 의경이다. 범인을 잡아야 할 경찰로 분류되는 그에게 범죄를 도모하자는 유혹을 한 것. 여러모로 어설펐던 범죄 도모였다.

K리그는 2011년 승부조작으로 인해 큰 홍역을 치렀다. 브로커 2명은 개입된 승부조작은 실책성 플레이를 하는 조건으로 선수들에게 큰 돈을 주겠다는 식으로 진행됐다.

 

▲ 아산 무궁화는 장학영이 이한샘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기 3일 전인 지난달 18일 스포츠 부정방지 교육에 참가했다. 이한샘이 단호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교육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사진=아산 무궁화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이 때문에 광주FC 성경모와 대전 시티즌 강구남, 곽창희, 김바우, 박상욱, 신준배, 양정민, 이명철, 이중원, 상무 김동현 등 선수 11명이 영구제명됐다.

사건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번 수사에서 밝혀진 게 대전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그 구단이 전남 드래곤즈로 넘어왔다.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최성국을 비롯해 선수 40명, 브로커 7명이 영구 제명 처벌을 받았다. 1차에 비해 훨씬 규모가 커져 축구 팬들을 충격과 실망에 빠뜨렸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관련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총 13개 영역에서 다양한 부정방지 활동을 펼치고 있고 이 일환 중 하나로 연 4회 부정방지 순회교육, 선수단 대상 면담과 일지 작성 K리그 클린센터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장학영의 승부조작 시도는 이 같은 한국 축구의 노력을 무시해 더욱 축구 팬들을 분노케 한다. 그리고 이한샘의 단호한 대처를 보며 승부조작을 비롯한 각종 부정부패 등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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