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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2)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리듬세계 "테크닉은 '허상'인거죠"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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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2)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리듬세계 "테크닉은 '허상'인거죠" (下)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3.0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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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기타 음악 철학은 뚜렷하다. 테크닉 성향의 연주가 아닌 감성과 혼, 작곡 능력을 담은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 "테크닉으로 연주실력을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기타리스트 유병열에게 테크닉이나 속주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기타를 정말 잘 치는 기준은 연주자의 감성이 선율에 녹아들어야 진짜 고수라고 설명했다. 음악 속 '느낌'이 연주자의 진짜 실력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연주를 정말 잘한다는 기준 정리가 필요해요. 실제 우리나라 분위기를 보면 정말 빨리치고 뛰어난 기교를 많이 보고 기타리스트를 평가하죠. 외국 기타리스트 반 헤일런을 보세요. 라인이 살아 있어요. 선율 속에 그가 말하는 감성이 살아있는 거죠."

"솔직히 생각해 보세요. 무조건 빨리 치고 기술만 부리면 지겨워서 어떻게 듣나요. 그건 연주자가 아니라 연주 기계인 겁니다. 테크닉은 허상인 거죠. 그렇다면 감성은 어떻게 담느냐는 게 문제죠. 이건 작곡능력이 해결해 주는 문제예요. 스스로 작곡을 할 수 있고 이것을 넘어 뛰어난 곡을 쓸 수 있다면 자연히 '감성라인'은 완성이 되는 거니까요."

 

◆ 유병열의 감성라인을 담은 앨범이 바로 '아이 엠(I am)'

유병열이 그토록 설명하던 '감성라인' 이것을 느끼려면 그의 앨범 '아이 엠'을 들어보면 제대로 알 수 있다. 아이엠은 타이틀 곡 아이엠을 시작으로 총 9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다양한 감성과 장르를 담았다.

블루지한 선율이 아름다운 '낯선'을 비롯해 펑키적 요소를 도입한 '로드 러너', 보사노바 리듬이 귀를 울리는 '비트 하이' 등 그의 이번 앨범에는 블루스, 펑키, 재즈, 정통 록, 포크, 보사노바 등이 공존하고 있다.

속주와 테크닉이 아닌 '감성과 선율'을 강조하는 유병열의 연주세계가 올곧이 담겨 있다.

"이번 앨범은 테크닉이나 속주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제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연주가가 지녀야 할 자세가 아니어서 지양하는 거죠. 앨범 수록곡 모두 다 속주는 없어요. 반면 지겹지 않은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죠."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곡 '스프링 2015'(Spring 2015)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번 앨범이 '순수한 나를 관찰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만큼 이 곡이 이런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해 낸 것 같아요. 선율이나 곡의 구성도 쓸데없는 멋을 뺐다는 점에서 이런 의미와 가장 부합되고요. 제가 테크닉이나 속주를 너무 따르지 않듯이요."

 

◆ "연주가로서의 지금 모습은 제 성격이 만든 것 같아요"

이처럼 유병열의 연주세계는 섬세하고 감성적이다. 웬만한 아티스트들에게도 나오기 힘든 감성이 가득 차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유병열은 자신의 성격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저의 '감성주의' 연주는 모두 제 성격에서 나온 것 같아요. 제 성격 자체가 여성스러움과 섬세함이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마초적인 부분도 있지만요. (웃음) 이런 성격 때문에 남성적인 기본 위에 섬세함이 덮여 있는 기타리스트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어요."

"실제 음악도 강력한 록 사운드 위에 블루스, 재즈 같은 감성이 강한 연주들이 뒤섞여 있죠."

 

끝없는 고뇌와 노력으로 최고의 연주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유병열은 여전히 최고의 연주 앨범에 목이 말라 있다. 여전히 감성주의 연주는 그에게 숙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저는 앨범 발매 자체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당연히 뮤지션으로 해야 하는 일이죠. 하지만 앨범의 완성도에는 항상 신경이 쓰여요. 특히 감성을 담는 연주는 여전히 발전해야 하고요."

"그래서 목표로 하는 것 중 하나가 최고의 '진화'하는 연주 앨범을 계속 발매 하는 것입니다. 제 음악 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그런 앨범을요."

[취재 후기] 유병열의 연주세계는 감성과 실력이 결합한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무척이나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섬세함으로 이를 극복하고 앨범을 완성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연주 앨범들이 어디까지 진화하고 발전할지 기대감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인디레이블탐방⑫] 기타리스트 유병열 거장의 삶을 연주하다 (上) 도 함께 보세요.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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