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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5) '30살' 부활의 조언 "조급한 스타 꿈 버리고 10년 이상 버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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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5) '30살' 부활의 조언 "조급한 스타 꿈 버리고 10년 이상 버텨라"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0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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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콘서트에서 만난 부활이 인디와 록을 하는 후배들에게 띄우는 메시지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밴드 부활(김태원, 채제민, 서재혁, 김동명)은 지난 1986년 1집 앨범 '부활 Vol.1'을 시작으로 무려 30년간 대한민국 록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을 세워왔다.

이들은 '명반'으로 평가받는 앨범과 수많은 히트곡으로 국민들에게 희로애락을 줬고 '한국의 록'이라는 감성을 완성해 내며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이들의 이런 업적은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전설이 된 부활도 시작부터 인기를 끌던 슈퍼밴드가 아니었다. 이들도 힘겨운 시간과 가슴이 아픈 인디의 시절을 보내며 성숙한 음악 능력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이들이 조언하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의 록 그리고 후배 밴드들에게.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살이나 먹었다. 한국 록밴드의 살아 있는 전설 '부활'이 지난달 14일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데뷔 30주년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김동명을 제10대 보컬로 맞이한 부활은 식지 않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인디와 록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 최고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채제민, 김동명, 서재혁, 김태원.

◆ 30주년 콘서트에서 만난 부활 "공연 원동력은 연습량"

이들을 단독으로 만난 곳은 지난 3월 14일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린 데뷔 30주년 화이트데이 콘서트 현장이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들은 건재했고 열정이 넘쳤다.

총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이들은 10곡이 훨씬 넘는 명곡들을 소화했고 다채로운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며 공연의 질을 높였다.

관객들은 열광했다. 역시 라이브의 능력은 부활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런 능력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부활 멤버들은 연습량을 꼽았다.

"30년간 항상 해오면서 느낀 점은 공연을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원동력은 연습량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부활은 1년 반 정도를 연습과 음악에 몰두할 수 없었죠. 보컬도 공석이었고 힘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새로운 보컬 동명이가 들어왔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됐어요. 우리는 지금 다시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갈 겁니다." (김태원)

 

◆ 부활의 음악 그리고 가족 "다음 기록을 향해 간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부활. 그들의 음악은 다시 시작된다. 30년간 수많은 명곡을 남겼고 완벽하고 견고한 팀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아직 이들은 더 이뤄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30년이 넘었다고 아직 욕심이 없다면 음악가가 아닌 거죠. 다음 기록을 향해 가야 해요. 예전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못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부분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진정한 음악가인 거예요. 열심히 성실히 할 겁니다. 이것이 부활이고 부활의 음악인 것입니다."

부활은 자신들의 음악적 영감을 받는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실제 이들의 명곡들을 들으면서 정말 궁금했던 부분이다. 부활의 음악을 들어본 많은 이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부활의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과 인간적인 가사, 한국의 정서가 강하게 담긴 명곡들이 즐비하다.

"바뀌는 계절과 연도 수, 주위 사람에 따라 음악이 잘 나오고 나오지 않고가 결정됩니다. 하지만 부활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가족이에요. 가족이 있었고 가족 때문에 지금까지 음악을 해오는 겁니다. 이들을 생각하며 명곡도 탄생했고요. 부활의 음악적 원동력은 가족이고 앞으로도 가족을 생각하며 음악을 만들 겁니다."

▲ 베이스 서재혁

◆ 김동명 합류한 부활 "좋은 사람들과 추억 공유할 것"

이처럼 부활은 이제 보컬 김동명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고 다시 달려나갈 준비를 마쳤다. 김동명은 유튜브를 통해 발탁된 극적인 스토리를 갖춘 보컬이다.

아직 연예인으로서 노련미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실력만큼은 최고 수준을 갖춘 보컬이다. 그래서 부활의 '부활'이 더욱 기대된다.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봤고 노래를 듣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감명을 받은 거죠. 그래서 부활의 보컬로 영입을 결정하게 됐어요."

"(동명이는)부활에 잘 어울려요. 요즘 음악이 디지털화가 돼가고 있지만 이 친구에게는 아날로그적 느낌도 있죠. 부활에 들어와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좋은 보컬을 얻었으니 이제 다시 제대로 된 음악을 위해 달려야겠죠. (채제민, 서재혁)

"지금까지 많은 것을 해낸 부활이에요. 하지만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좋은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요. 특히 젊은이들에게 우리 음악을 끝없이 알리고 싶어요. 이것은 축복입니다." (김태원)

▲ 드럼 채제민

◆ 부활의 후배들을 위한 조언 "10년을 버티세요"

부활을 만나면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후배 인디 밴드들을 향한 뼈 있는 조언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간단한 술자리에서 다시 만난 리더 김태원은 필자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김태원은 최근 인디 밴드들이 쉽게 지치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남을 비법을 제시했다.

"자신이 어떤 음악을 하든지 내 스타일 대로 10년을 버티세요. 10년을 버티면 내 음악이 새로운 장르가 됩니다.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던 10년을 넘으면 그들만의 색깔이 된다는 소리죠."

▲ 리더 겸 기타 김태원

"우리도 10년을 넘게 하다 보니 스스로 우리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게 됐어요. 한국적 록음악이라는 색깔을 완성한 거죠."

"분명한 건 10년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러면서 음악을 할 사람과 못할 사람이 정해지는 거죠. 또한, 밴드로서 자격도 생기는 것입니다. 한 번에 스타가 될 생각을 꿈꾸다 사라지는 밴드들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인디신의 밴드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힘든 부분도 알고 있어요. 지금 우리도 방송이나 그런 부분을 통해 음악을 알리기 쉽지 않은데 이들은 어떻겠습니까? 힘든 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버텨 왔고 만들어 왔어요. 음악에 미친 열정. 미쳐서 하는 게 필요해요. 좋은 후배들이 계속해서 나오길 기도합니다."

 

[취재 후기] 명불허전이었다. 무대에서의 모습도 그랬지만, 부활을 직접 만나 보니 이들에게 '슈퍼밴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늙지 않는 밴드였고 끝없이 도전을 갈망하는 밴드였다. 이런 밴드의 음악을 듣고 좋아하며 행복해 하는 우리는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 아닐까? 그래서 부활이 더욱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김태원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는 한마디를 남긴다.

"음악에 미쳐서 '문화'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완성의 지름길이에요."

▲ 부활 지난 3월 14일 30주년 발렌타인 콘서트 현장

*부활= 지난 1985년 7월 3일 결성된 밴드다. 발라드 성향의 감미로운 '한국형 록'을 완성했다. 부활은 1집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3집 '사랑할수록', 5집 '론 리나이트', 최근 히트를 한 '네버엔딩 스토리'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 중이다. 특히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이자 부활 음악의 핵심인 리더 김태원은 이런 히트곡 행진을 통해 KBS 가요대상 작사, 작곡상을 받기도 했다.

부활은 또한 많은 유명 가수들을 양성해낸 밴드로도 평가받는다. 1대 보컬인 김종서를 비롯해 이승철, 故 김재기, 박완규, 정동화 등이 좋은 예다. 현재는 유튜브를 통해 선발한 10대 보컬 김동명이 부활의 보컬을 맡고 있다.

▲ 부활의 10대 보컬 김동명

*수상내역

  - 2009년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 록음악상

  - 2009년 제17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가요부문 10대 가수상

dxhe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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