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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14) 바스켓노트 '한국형 록'의 선두주자, "외국밴드 따라할 필요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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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14) 바스켓노트 '한국형 록'의 선두주자, "외국밴드 따라할 필요있나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3.18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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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14번째 주인공은 강력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만의 감성이 담긴 한국형 록을 추구하는 바스켓 노트다.

▲ 바스켓 노트 왼쪽부터 락교, 유병열, 황현준.

'한국형 록'이라는 장르는 국내 밴드 팬들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다. 록 발라드와 포크, 블루스 계열의 장르가 중심인 한국형 록은 우리나라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스타일과 멜로디 라인을 갖추고 있다.

현재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우리나라 록신에서는 통기타 기반의 포크 음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반 대중까지도 이들의 음악에 관해 관심이 높다. 이런 현상은 일반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포크와 록발라드 중심의 '한국형 록'만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틀을 깨고 강렬한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국형 록을 구사하는 밴드가 있다. 바로 바스켓 노트다.

바스켓 노트는 메탈 성향의 강렬한 사운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국형 록의 특징인 아음다운 멜로디와 록 발라드 성향의 음악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희망이 담긴 아름다운 가사 역시 특징 중 하나다.

▲ 유병렬

◆ 한국 록의 뿌리를 담은 밴드 바스켓 노트

바스켓 노트의 색깔은 확실하다. 이들의 곡은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멜로디와 가사가 뚜렷하다. 이런 성향은 우리나라 록신에서 대표적으로 '한국형 록'이라는 장르를 이끌던 윤도현 밴드와 비갠후 리더 출신 유병열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됐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유명 세션으로 통하는 비갠후 출신 나성호(드럼)와 음악 프로듀서 황현준(베이스), 실력파 보컬 락교(보컬) 등도 바스켓 노트의 '한국형 록'을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바스켓 노트는 스스로 한국형 록의 뿌리를 담은 밴드라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간단히 우리나라 정통 록의 역사를 보면 미8군 밴드를 하시던 선배님들이 발전시킨 블루스 계열의 선율이 큰 뿌리 중 하나죠, 이후 예전 대학가요제 특유의 정서와 우리나라만의 스타일을 갖춘 통기타 가수들의 음악 등이 담기면서 한국형 록이 완성됐다고 봅니다."

"저희 바스켓 노트도 이런 역사의 연장선에 놓인 밴드죠. 절대 국외 밴드를 밴치마킹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한국형 록을 추구한다는 부분에서 분명 자부심이 느껴지고 있어요." (황현준)

 바스켓 노트= 바구니에 음을 담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좋은 음악을 담아 대중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는 팀명이다.

▲ 황현준

◆ "한국형 록을 이끌어 줄 슈퍼밴드 부재가 안타깝다"

바스켓 노트는 한국적 록음악이 예전 같지 않게 쇠퇴하고 있는 부분을 우려했다. 국외 록밴드를 따르는 신예 밴드가 많다는 점과 그나마 한국적 색깔을 담은 밴드들이 통기타 음악에만 쏠려 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일본에는 제이 록이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한국적인 록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밴드가 들국화라고 봐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들국화 같은 '한국형 록을 추구하는 슈퍼밴드'가 나오지 않고 있어요."

"문제가 크다고 봐요. 국외의 록을 따라서 하는 음악은 오히려 본고장에 가서는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 나라의 정서를 담은 록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한국 사람이면 한국의 감성을 담은 록을 최고로 잘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그나마 한국적인 색을 담은 밴드들도 대부분 통기타 음악에 치우쳐져 있죠. 한쪽으로 치우쳐진다는 것은 무척 안 좋은 방향입니다."

"한국의 정서를 담은 록음악이 통기타에만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균형 있게 알려지고 인기를 얻어야죠. 하지만 좀 무겁고 어려운 한국형 록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는 잘 보이지가 않아 아쉽습니다." (유병열)

▲ 락교

◆ 한국형 록의 진수를 담은 바스켓 노트 정규 1집 앨범

실제로 바스켓 노트가 저토록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한국형 록음악을 느끼고 싶다면 이들의 정규 1집 앨범을 들으면 된다.

바스켓 노트는 지난 2012년 결성 이후 총 석 장의 앨범을 냈다. 첫 번째 앨범은 미니 앨범인 '마이 스토리'였다. 이 앨범은 누가 들어도 편안한 곡들이 많다. 한국인의 감성을 담은 멜로디가 살아있는 곡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바스켓 노트는 싱글 '가리지 좀 마'(2014. 04. 17)를 발매했고 곧바로 같은 해 5월 대망의 정규 1집 앨범인 '노크-온'(Knock-On)을 공개했다.

'노크-온'은 전작인 첫 번째 미니앨범보다 더욱 강렬하고 섬세한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특유의 한국적 멜로디 라인 역시 전작보다 더 강조됐다. 곡 하나하나에서 바스켓 노트가 추구하는 강렬한 사운드와 감미로운 한국형 록음악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앨범 전체가 톱니바퀴가 돌 듯 깔끔하고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좋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멜로디가 가득 차 있다.

특히 타이틀곡 '가슴에 묻다'와 5번 트랙인 '니무라까노'는 이번 앨범을 그대로 설명하는 대표곡들이다. '가슴에 묻다'는 전형적인 한국형 록 발라드로 우리나라의 록 정서가 그대로 살아있다. 반대로 '니무라까노'는 메탈 성향의 강렬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했지만, 한국적 정서를 잃지 않은 곡이다.

이처럼 11곡으로 구성된 이번 정규 1집 앨범은 강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작품 중의 작품이다. 멤버들 역시 정규 1집 앨범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저희 정규 1집 앨범을 들어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런 음악 스타일을 추구하는 밴드는 사실상 없을 거예요. 다른 밴드는 외국의 누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우린 절대 이런 느낌이 안 납니다. 진짜 한국형 록이죠."

"또한 록 마니아든 일반 대중이던 저희 정규 1집은 누가 들어도 쉽고 편안한 음악들이에요. 소위 말하는 '뽕 삘'이 가득한 록발라드 위주가 아닌, 강력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음악들이 많은데도 이런 느낌은 강합니다. 이것이 바로 바스켓 노트가 추구하는 한국형 록의 매력이라고 봅니다." (황현준)

 

◆ 세월호 사고로 빛을 못 본 '정규 1집' "그래도 우린 우리의 길을 간다"

높은 완성도와 대중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 바스켓 노트의 정규 1집 앨범은 주변의 많은 이들이 히트를 예상했다. 하지만 주변의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5월 앨범 발매 직전인 4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 이 여파로 바스켓 노트는 고민에 빠져버렸다. 앨범을 연기할지 발매할지. 하지만 이들은 발매를 선택했다. 앨범에 대한 자신감과 우리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하기 직전 국가적 아픔이었던 세월호 사고가 났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거죠. 우리도 모두 괴로워했습니다. 이런 국가적인 슬픔 속에서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앨범 발매를 강행하느냐 연기하느냐의 문제였죠."

"하지만 우리는 발매를 결정했어요. 앨범에 대한 완성도에도 자신이 있었고 우리만의 길을 가겠다는 결성 초기의 취지를 살리자는 이유에서였어요. 비록 앨범을 발매하고 방송출연 등 제대로 홍보할 기회조차  얻지를 못하면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우리만의 길을 간다는 의지는 지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다만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앨범이 늦게나마 조명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중이 듣기에 좋은 음악이라는 확신이 있는 앨범이기 때문이죠. 지금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이 많은 앨범이라고 봐요."

 

◆ 바스켓 노트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음악"

바스켓 노트는 1집 정규앨범의 홍보에 대해 아쉬움을 묻고 다시 힘찬 출발을 하려고 한다. 워낙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는 앨범인 만큼 뒤늦게라도 재조명을 받기 위해 공연과 여러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한, 2집 앨범 역시 동시에 준비하며 '한국형 록'음악을 주도하는 대표밴드로 자리를 잡겠다는 목표를 하나하나 수행 중이다. 이런 모든 열정은 첫째도 둘째도 음악이라는 이들만의 신념이 있어서 가능 한 일이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예요. 첫째도 둘째도 음악이죠. 좋은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드리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더욱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수준'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현재 발매된 정규 1집을 넘어 앞으로 나올 2집에서는 이런 높은 완성도를 더욱 느끼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잡혀 있어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많이 덜었고. 당장 집중할 부분이 확실한 상황이죠. 이를 바탕으로 홍보 전문가들을 통해 제대로 우리 밴드와 작품들을 알릴 계획입니다." (유병열)

"울면서 연습했고 만든 앨범이 이번 정규 1집이죠. 비록 발매 직후에는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현재도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훌륭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부터라도 1집 정규 앨범이 조명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락교)

"우리 팀은 각자 맡은 역할이 잘돼 있고 수익적으로도 체계가 확실히 잡인 밴드죠. 그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어요. 이번 정규 앨범도 이런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다 보니 통일성과 스토리를 제대로 맞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앞으로도 바스켓 노트가 추구해야 할 모습이자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팬 여러분 기대해 주세요." (황현준)

[취재 후기] 바스켓 노트의 실제 라이브를 본 사람들이 하는 표현은 일관성이 있다. "한국형 록음악도 저런 퍼포먼스를 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사다. 이처럼 이들은 각 분야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인 그룹답게 음악적 완성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바스켓 노트가 이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밴드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열정과 자존심'때문일 것이다. 우리만의 색깔로 승부를 보겠다는 '자존심'과 힘든 상황이지만 끝까지 록음악을 지키겠다는 '열정'이 핵심 키워드인 것이다. 바스켓 노트가 날아오를 그 날을 기대한다.

멤버 소개

 

유병열(기타)= "록커도 자격증이 필요하죠" 바스켓 노트의 리더. 유명 기타리스트로 예전 윤도현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현재는 기타리스트로서 솔로 앨범 활동을 병행하며 한국 록음악사의 중요한 인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록커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실력을 중시하는 뮤지션이다.

▲ 베이스 황현준

황현준(베이스)= 바스켓 노트의 베이스를 맡고 있다. 그는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유명 가수들의 음악 프로듀싱을 비롯해 공연기획, 뮤직비디오 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그는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만들면서 인디신에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교황 방한 기념음반을 편곡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다른 분야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바스켓 노트의 연주자라는 사실이다.

▲ 보컬 락교

락교(보컬)= 밴드생활은 길지 않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꾸준한 연습으로 뛰어난 실력을 만들었다. 유병열은 그를 "어떤 음악도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보컬 자질을 갖춘 뮤지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나성호(드럼)= 유병열과 함께 비갠후에서 활동하던 드럼연주자다. 그는 현재 공연기획자로서도 유명하다. 국외 공연기획사 에이 트리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장근석 일본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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