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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 (16) 아가싱즈, '인디'에서 '재즈'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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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 (16) 아가싱즈, '인디'에서 '재즈'를 찾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11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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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16번째 주인공은 인디신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재즈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한 '퀄리티 팝'을 추구하는 아가싱즈다.

▲ 안수지

많은 사람에게 재즈는 어렵고 쉽게 접하기 힘든 장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듣는 많은 장르의 현대 음악들에는 재즈라는 장르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녹아있는 경우가 많다.

막상 들어보면 '낯설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디신에서 만큼은 재즈가 낯섦이 유독 심하다. 인디하면 떠오르는 강력한 록음악의 이미지와 실제 많은 음악가들이 직접 재즈를 음악에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을 깨고 인디신에 도전장을 낸 밴드가 있다. '아가싱즈'다.

아가싱즈는 남녀 혼성 듀엣 밴드로 보컬과 작사, 작곡을 맡은 안수지와 연주와 작사, 작곡을 맡은 한희준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한희준은 군 복무로 인해 가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앨범 퀄리티를 생각하며 무려 2년여간의 작업 끝에 올해 3월 1집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비용의 문제, 인디에서 팝재즈의 곡을 만든다는 음악적인 부분의 문제 등 여러 힘든 일이 생겨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가싱즈는 해냈다. 이들의 1집을 누구나 들어보면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고 퀄리티의 앨범이다.

 

◆ 재즈의 영감 "어린시절부터 받아온 감각이 힘이 됐죠"

아가싱즈 음악의 기본은 재즈가 바탕이 돼 있다. 정통 재즈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팝이라는 둥글둥글한 장르 위에 재즈라는 장르의 조화가 세련되게 접목됐다는 인상이 강하다. 뮤지션으로서 '감'이 없이는 완성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아가싱즈는 해냈다. 안수지는 어릴 적부터 들었던 재즈 음악들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 했다.

"사실 한희준이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인데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무척 '째지(jazzy)'한 사람이에요. 자연스럽게 그가 곡 작업을 하면서 앨범에 많은 영향을 끼쳤죠. 저 역시 아버지가 음악을 무척 좋아하셔서 클래식과 재즈를 어릴 적부터 접할 수 있었죠. 이것이 현재 우리 앨범에 반영된 것 같아요,"

"하지만 정통 재즈의 느낌만을 들고 완성한 앨범은 결코 아니에요. 팝적이고 가요적인 음악이 기본이고 이 위에 재즈라는 옷을 입힌 거죠, 솔직히 정통의 길보다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란 쉽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 스타일을 추구한 부분이 만족스럽습니다. 그만큼 추구하고 싶은 앨범을 만드는 데 성공했죠."

 

◆ 인생 스토리를 담은 1집 앨범 "곡 하나하나에 완벽한 사운드를 구축했다"

아가싱즈 1집 앨범을 자세히 살펴 보면 실제 본인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곳곳에 깔렸다. 수록곡 '없다' 같은 곡들을 들어 보면 이런 성향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제가 20대와 30대를 거치면서 음악적 성공, 남자들과의 문제, 다른 회사에 소송을 당할 뻔한 일, 가족들과 있던 가슴이 아픈 일 등... 여러가지가 겹쳤어요, 이런 모든 것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새 앨범은 수준있는 뮤지션들. 재미와 희망을 느끼길 바래요."

이렇게 아가싱즈의 앨범은 우리나라 인디신을 넘어 주류의 모델에서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인디 무대에서도 고퀄리티 재즈 음악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 '시골밥상' 안수지, "내 본업은 가수, 방송과 음악 비율 맞출 거예요"

아가싱즈의 기둥 안수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수지는 낯이 익은 방송인이다. 양희은과 함께 활약했던 '시골 밥상'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아침방송까지 활약하며 방송인으로서 인기를 쌓았다.

하지만 안수지는 방송인으로서의 성공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밴드으로서의 성공까지 이루고 싶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이다.

"다양한 사회활동을 좋아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이죠. 사실 '시골밥상'도 이런 제 성격이 제대로 반영돼 인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방송이 저를 부르게 됐죠."

"하지만 비율을 맞출 생각이에요. 전 본업이 가수예요. 너무 방송에만 치우친 모습은 가수인 제가 해서는 안 되는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생의 비율을 맞출 겁니다."

 

◆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아가싱즈를 위해 평생을 달린다.

안수지는 큰 히트곡을 가진 가수이기도 하다. 2004년 '엉덩이'를 통해 최고 판매를 기록한 음원을 탄생시킨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수지는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팝재즈를 하는 인디신의 '아가싱즈 안수지'가 더욱 좋다고 말한다.

"2004년에 바나나 걸 활동 당시 '엉덩이'를 통해서 큰 성공을 거뒀던 적이 있어요. 엉덩이라는 곡은 방시혁 작곡가가 작곡했는데 곡이 아주 좋았어요. 이 좋은 곡에 제가 가사를 붙였죠. 클럽 등지에서 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런 댄스음악만 요구하는 당시의 모든 사람의 요구를 거부했죠. 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만약 했다면 크게 성공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아가싱즈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 이런 면에서 전 축복받은 아티스트가 아닐까요?"

 

[취재 후기] 아가싱즈 안수지는 딱 봐도 누군지 알 수 있는 방송인이다. 이런 그가 굳이 왜 음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해 보니 그런 부분이 해소됐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열정과 도전, 이 정신이 그의 기본적 삶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팝재즈라는 장르를 통해 새로운 음악, 건강한 음악을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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