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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악을 지배한 김민서 "실제 두 가지 성격이 공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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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악을 지배한 김민서 "실제 두 가지 성격이 공존해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2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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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최근 드라마를 통해 악역과 선역을 자유롭게 넘나든 배우가 있다. 바로 김민서(31)다. 그는 지난 2008년 연기자로 데뷔한 뒤 12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소화했다. 그동안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차갑고 이성적인 도시녀나 사랑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질투의 화신 등의 '악녀'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선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호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김민서는 '천사 같은 연기'를 통해 이런 편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Q 박영웅 기자] 지난 12일 막을 내린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은 김민서에게 특별한 작품이었다. 그의 연기 이력에서 가장 선한 캐릭터 연기를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질투의 화신이나, 차도녀로 기억되고 있는 그에게 '변신'이라는 과제를 해결해 줬다.

◆"장미빛 연인들 '백수련' 직감적으로 하고 싶더라"

'해를 품은 달'(2012)의 윤보경과 '굿닥터(2013)'의 유채경은 김민서에게 '악녀 이미지'를 심어준 대표적인 캐릭터였다. 두 작품을 통해 김민서는 우리나라 안방극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녀'가 됐다.

하지만 배우에게 '변신'은 필수다. 김민서도 악녀에서 선한 캐릭터로의 변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장미빛 연인들'의 백수련을 선택했다.

"직감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백수련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아주 착하고 희생하고 헌신하는 여성이었죠."

"악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저에게 백수련은 좋은 기회였죠. 사실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선역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백수련 같이 '확실하게 착한 여자'에 몰입해 본 적은 없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백수련 캐릭터에 애착이 가요."

 

◆ 튈 수 없었던 백수련, 하지만 "아쉬움보단 얻은 게 더 많았죠"

극 중 백수련은 주인공 백장미(한선화 분)의 언니이자, 최고의 악역이었던 백만종(정보석 분)의 딸이다. 드라마는 장미와 만종의 갈등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자연히 백수련은 두 인물 사이에 낀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강렬한 성격파 연기를 펼치던 김민서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전혀 튈 수 없던 캐릭터라 조금 아쉬움이 있기는 했죠. 하지만 거기까지예요. 백수련은 주어진 상황과 대본에 충실해야만 하는 배역이었어요. 백수련이 튀려고 했다면 드라마는 산으로 갔을 거예요."

"제가 아직 연륜이 있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백수련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극을 위해 희생하고 배역 간 앙상블을 맞춰주는 연기가 어떤 것인지를 배운 거죠."

"앞선 작품들에서 저는 철저하게 제 연기를 어필하는 스타일이었죠. 배역에 몰입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들면 당연히 어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 대부분은 강한 이미지의 악역이었기 때문에 튀는 게 필요했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런 시도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치열한 연기가 아닌, 조합과 화합의 연기를 한 거예요."

 

◆ 타고난 복? 출연작품들마다 '메가 히트'   

김민서는 '장미빛 연인들'을 통해 또 하나의 기분 좋은 기쁨을 맛봤다. 바로 기록적인 시청률이다. 방송가에서는 김민서가 출연한 작품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농담 섞인 말이 떠돌 정도다.

지난 2년간 그가 출연한 네 편의 드라마 중 세 작품('해를 품은 달', '굿닥터', '장미빛 연인들')이 메가 히트 드라마였다.

"시청률 킹메이커요? 기분이 좋은 말이네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제가 극을 전적으로 이끄는 작품들이 아니었고 단지 일원으로서 배역을 소화했을 뿐이잖아요. 출연하는 작품마다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은 운이 좋았던 거로 생각해요."

"사실 주변에서는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물고 이것도 타고난 복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차기작 선정에 도움이 될까요? 하하"

 

◆ 선역, 악역 그 다음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 하고 싶어요"

그동안 차가운 표정 연기와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은 대사처리 등은 '김민서 표 악역'의 상징과도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백수련을 통해 '절대 선한 캐릭터'의 맛을 알게 됐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앞선 작품들에서 저는 질투의 화신,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행동을 펼치는 여인, 복수에 불타는 여인 등을 소화해 왔어요. 시청자들은 이런 저의 연기를 보시고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셨죠."

"하지만 백수련을 해보고 나니 이제는 새로운 배역에 대한 목표가 생겼어요. 선과 악이 공존하는, 둘 다 들어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죠. 여태껏 악역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백수련을 통해 배운 선한 캐릭터의 느낌을 조합해 최고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 30대 김민서? "누군가를 대변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김민서는 얼마 전 30대를 맞이했다. 풋풋한 20대 시절을 끝내고 연륜이 묻어나기 시작하는 30대 연기자가 된 것이다. 30대에 접어든 김민서는 분명한 연기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를 위한 연기였다.

"20대와 30대는 확실히 모든 부분에서 다른 점이 많아진 것 같아요. 특히 연기 부분은 더 그래요. 30대 이전까지는 연기를 할 때 이 배역에 몰입해서 실제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달려왔어요."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현실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넘어 현실 속 대중, 누군가를 대변해 주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어려운 이야기지만 저는 이 부분을 지키고 달성하기 위해 30대를 쏟아부을 생각이에요."

 

◆ 실제 성격은? "어리바리한 강남 엄마예요!"

많은 사람이 김민서 하면 궁금해 하는 것이 그의 실제 성격이다. 차갑고 질투심 많은 악녀와 마냥 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착한 여인 중 어떤 모습이 김민서일까?

"제 성격에는 어리바리한 백치 같은 면과 똑 부러지는 강남 엄마 같은 두 가지 면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 같아요. 특히 남자들은 제게 어리바리한 백치 같은 면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하고 제 친구들은 강남 엄마 같은 저의 똑 부러지는 성격이 매력이라고 해요."

"결국 전 두 가지 성격을 가진 여자인 것 같아요. 때에 따라 감출 건 감추고 보여줄 것 보여줘야겠죠." (웃음)

 

[취재 후기] 김민서의 첫 느낌은 차가움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두 번째 느낌은 털털함이었다. 이야기가 끝난 후 느껴진 세 번째 느낌은 따뜻함이었다. 이렇게 여러 느낌이 드는 사람이기에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된 것이 아닐까? 여러 감정을 지닌 김민서의 연기가 더욱 빛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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