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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아인, 겉멋과 허세 가득 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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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아인, 겉멋과 허세 가득 한 배우?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3.25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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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2003년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배우 유아인(28)은 2010년 화제작 '성균관 스캔들' 속 '상남자' 걸오로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그러나 이후 출연한 드라마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이 크게 히트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보통의 20대 남자 배우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흥행보다는 배우로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넓히기 위해서다. 유아인이 20세 연상의 여인과 금기된 사랑을 나누는 역할도 서슴지  않고 도전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는 내심 '겉멋과 허세로 가득 찬 배우'에서 남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 배우 유아인 [사진=JTBC]

[스포츠Q 김나라기자] "저의 거침없는 성격 때문에 저를 ‘청춘스타’라고 불러주시는데, 당당한 척 까불고는 있지만 저 역시 보통의 사람처럼 눈치를 살피고,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할 수밖에 없게 돼요. 선재가 약간 어리숙해 보이긴 하지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줄 알아, 시원한 감정을 느끼며 연기하고 있어요."

왜 유아인의 말이 거짓말처럼 들릴까. 솔직한 걸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유아인이 눈치를 보며 산다고 털어놨다. 연기보다는 거침없는 말발(?)로 이목을 집중시켜온 그가 '밀회'에서 천재 피아니스 이선재로 클래식을 연주하며 대중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상곡’

▲ '밀회' 혜원(김희애)과 선재(유아인) [사진=JTBC]

장안의 화제인 JTBC 월화드라마 '밀회'는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커리어우먼 오혜원(김희애)과 퀵서비스 배달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의 재능을 모른 채 평범하게 살아가던 이선재(유아인)의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방송 단 2회 만에 '단언컨대'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명장면이 등장했다. 바로 혜원과 선재의 연탄곡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상곡’ 연주 장면. 격정적이었던 연주가 끝나고 혜원이 선재에게 특급 칭찬으로 볼을 꼬집었을 때 시청자도 이들에게 '특급 칭찬'을 날렸다.

"사실, 방송 전 공개된 혜원과 선재의 합주신을 몇 번이고 돌려봤어요. 저처럼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조회 수가 40만을 돌파해, 본 방송 때 시청자의 감흥이 덜하면 어쩌나 우려했었죠. 저조차도 '봤으니까 재미없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청했는데 웬걸, 흠뻑 빠져 들지 뭐예요. 하하."

▲ '밀회' 속 선재와 혜원의 합주 [사진=JTBC]

두 사람이 신분, 나이차를 뛰어넘어 감정이 싹트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장면으로 시청자에게 혜원과 선재의 교감이 잘 전달돼 연일 호평세례를 받고 있다.

"피아노 합주신은 스케줄상 하루 종일 찍어야 했어요. 그전에 희애 선배랑 피아노 레슨 선생님과 수차례에 걸쳐 연습을 했었죠. 안 감독님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많이 존중해주셨어요. 배우가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틀을 잘 만들어 주어 아주 즐겁고 편안하게 촬영했죠."

상대배우 김희애 역시 '밀회'의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이 부담스러운 장면을 실타래 풀듯 살살 풀어줘 의지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제가 피아노를 연주했다기 보다는 피아노 치는 연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저의 음악적 재능을 가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거친 역할만 맡아 와서 아주 예민한 감성인 예술성을 밖으로 표출해내는 연기를 해보고 싶은 갈증이 있었어요. 지금 그 갈증이 해소되는 중 입니다."

◆ 유아인의 연기를 위한 환상곡 '밀회'

"원래 연기할 때 몸동작 하나하나 다 설정하고 연기하는 편이 아니라 천재 피아니스트라고 해서 연주하는 모습에 대해 특별히 설정을 넣진 않았어요."

이선재를 천재로 표현하기 보단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살려 연기하고 싶다는 유아인은 선재 캐릭터가 가진 20대의 특수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 배우 유아인 [사진=JTBC]

"저는 항상 시청자 입장으로 '나는 어떤 드라마를 보고 싶지?'라는 생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밀회'가 아주 적합했어요. 이전 작품들을 욕 보일 수도 있지만, '밀회'는 저에게 '바로 이거야'라는 기분을 들게 했죠.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을 거실에 앉아 TV로 볼 수 있게 '밀회'가 응답해줬어요."

유아인은 '겉멋과 허세로 가득 찬 배우'라고 각인된 대중에게 '밀회'를 통해 여유롭고 넓은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밀회'가 나의 대표작이 될 만한 작품이고, 그렇게 돼가도록 열연하고 있어요."

◆ 비교 불가능한 색깔을 가진 배우 유아인 

"그동안 드라마에서 큰 성과가 없어 나도 안타깝고,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밀회'에서 이렇게 연기하게 된 거라 생각해요. '밀회'가 제게 뭘 만들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내가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 유아인으로서도 대중에게  내 진심을 전할 수 있을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고 있어요. 최근 악성 댓글에 시달렸었는데 밀회 덕분에 묻혔어요. 하하."

▲ 배우 유아인 [사진=JTBC]

'유아인은 편안한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김희애의 말처럼 그는 다른 이십대 남자 배우들과 달리 다양한 역할을 섭렵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배우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저 만의 경쟁력이요? 다른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배우도 아티스트인데 요즘 배우들은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만 가려고 해요. 누군가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배우는 겁이 나고 두려워도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좋은 색깔이 아니라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는, 다른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될 거예요."

▲ '밀회' 주연배우 김희애와 유아인 [사진=JTBC]

[취재후기] 함께 자리한 유아인의 하늘같은 선배배우 김희애가 "후배라기보다는 상대배우로 느껴져요",  "업계에 가짜 같은 배우가 아닌, 진짜 배우 한명 나왔어요"라고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2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데뷔차가 나는 선배 입에서 이런 극찬이 나올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유아인의 답변이 쌓여갈수록 의문은 쉽게 사라졌다. "배우 한명 나왔다"는 설명이면 충분하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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