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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 투어] 쿠드롱 완벽했던 대관식, 이제 관건은 '타도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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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 투어] 쿠드롱 완벽했던 대관식, 이제 관건은 '타도 황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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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대 천왕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너무도 무력했던 프레드릭 쿠드롱(51·벨기에)이지만 이젠 완벽히 적응을 마쳤다. 이젠 쿠드롱과 다른 선수들의 대결 구도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쿠드롱은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PBA(프로당구협회) 4차 투어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4-2(15-6 15-11 15-5 9-15 3-15 15-3)로 강민구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4차례 도전 만에 우승이지만 쿠드롱을 무시하는 이는 누구도 없었다. 앞으로 행보가 더욱 무서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 프레드릭 쿠드롱이 14일 PBA 4차 투어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4대 천왕 중 다른 선수들이 세계캐롬연맹(UMB) 소속으로 국제월드컵 등 국가대항전 성격의 경기에 나서고 있는 반면 쿠드롱은 올 시즌 새로운 무대에 발을 디뎠다. 국내 6번째로 프로 스포츠가 된 PBA 투어였다.

우승상금이 무려 1억 원에 달한다는 매력도 있었지만 판을 키우겠다는 PBA의 지향점과 이전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쿠드롱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쿠드롱의 합류로 PBA 투어는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 1차 투어에선 16강에서 오성욱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변이 속출하는 무대라는 것도 쿠드롱의 탈락 영향이 컸다.

그러나 2차 투어에서도 초대 챔피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에게 16강에서 져 떨어졌고 3차 투어에선 64강 서바이벌 무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경쟁자들이 여전히 쿠드롱의 샷 감각에 감탄을 자아냈지만 결과는 의아했고 실망스러웠다.

 

▲ 샷을 준비하는 쿠드롱. [사진=PBA 투어 제공]

 

이번 대회도 초반엔 불안했다. 128강에서 3위로 처져 있던 쿠드롱은 마지막 이닝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간신히 2등으로 통과했다. 이후부터 파죽지세였다.

64강에서 126점으로 1위로 세트제에 진출한 쿠드롱은 32강에서 오성욱에게 3-1 승리, 1차 투어의 패배를 설욕했고 16강 이연성, 8강 문성원을 모두 셧아웃시키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16강전에선 에버리지 3.000을 기록하며 PBA 투어 최단시간인 35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준결승 상대는 2차 투어 준우승자 조건휘. 그러나 압도적인 샷 감각에 조건휘도 속수무책이었다. 세트스코어 3-1로 가볍게 꺾었다.

결승에선 준결승에서 필리포스를 잡고 올라온 강민구를 만났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으나 쿠드롱은 한 수 위 기량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방심하면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3세트까지 모두 6세트 이내에 끝내버렸다. 세트스코어는 3-0. 우승까지 단 한 세트만 남겨뒀다.

4세트에도 9-0으로 앞서간 쿠드롱이었지만 강민구의 분전이 빛났다. 쿠드롱의 실수를 틈타 3~5이닝 8점, 4점, 3점을 내며 만회했다. 기세를 타 5세트엔 3이닝 만에 승리를 거둔 강민구다.

 

▲ 쿠드롱(오른쪽)이 장기영 TS트릴리온 대표와 함께 우승상금 1억 원과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분위기가 넘어간 것처럼 느껴진 가운데 시작된 6세트. 초구부터 성공시키며 6점을 낸 쿠드롱은 2이닝 만에 11점에 도달했다. 흔들림이 없었다. 전의를 상실한 강민구는 추격하지 못했고 쿠드롱은 5이닝 4득점하며 1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샷을 성공시킨 차지한 쿠드롱은 큐를 높게 치켜들고 흔들며 포효했다. 테이블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쿠드롱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후원사인 “TS샴푸 덕에 좋은 기량이 나왔다”며 너스레를 떠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추석을 맞이해 한복을 차려입고 나선 시상식에서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경기는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에버리지는 2.571. 이번 대회를 통틀어서도 쿠드롱은 에버리지 2.314로 2위 강민구(1.649), 공동 3위 필리포스(1.697)와 큰 차이를 보였다.

매 대회마다 우승 주인공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이젠 본격적인 ‘타도 쿠드롱’의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결과를 써보이긴 했어도 쿠드롱은 매번 클래스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에버리지가 이를 증명해준다. 3차 투어까지 16강이 최고 성적이었음에도 종합 에버리지는 2.047, 1.7대에 머무는 2~5위 선수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차전까지 진행된 PBA 투어는 오는 11월, 12월, 내년 1월까지 총 7차례 대회를 마치고 내년 3월 상위권 선수들만 출전하는 파이널 대회를 연다. 지금까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지켜보는 게 PBA 투어의 묘미였다면 앞으론 쿠드롱의 독주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가 프로당구 PBA 투어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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