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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잊혀졌던 유망주' 김동석, 설움 날린 1721일만의 부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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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잊혀졌던 유망주' 김동석, 설움 날린 1721일만의 부활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9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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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A대표팀 발탁, 무릎 수술로 끝없는 추락…인천 이적후 출전 기회 얻으며 부활

[인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1721일 만의 부활포. '잊혀졌던 유망주' 김동석(28)이 온갖 설움을 날리는 재기골을 신고하며 새 팀 인천의 2연승을 이끌었다.

김동석은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9분 김도혁 대신 교체로 투입돼 후반 22분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거세게 흔들었다. 김동석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인천은 7개월 만에 2연승을 거두며 9위에서 단숨에 7위로 도약했다.

승리한 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오늘 경기는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교체해 들어간 선수들의 공도 컸다. 언제라도 경기장에 들어가면 자신이 해야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책임감이 강한 선수들"이라며 "특히 김동석은 공격에서 너무나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 몸도 좋았고 평소 준비가 잘 되어 있던 선수여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칭찬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인천 김동석(왼쪽에서 세번째)이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2015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달려나가고 있다.

◆ 서울 유망주 발굴 정책으로 이청용과 함께 입단한 기대주

김동석은 FC 서울의 2000년대초 유망주 육성 정책에 의해 K리그에 뛰어든 케이스다. 당시 서울 사령탑이었던 조광래 대구FC 사장이 주도한 유망주 프로젝트로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 등이 중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에 입단했다. 2001년 용강중에 입학했던 김동석은 서울의 제의를 받고 2002년 중학교를 중퇴했다. 그 역시 이청용처럼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다.

김동석은 2004년 한 차례 무릎 수술을 받긴 했지만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을 통해 2006년 드디어 K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핌 베어벡 당시 대표팀 감독은 2006년 7월 28일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김동석을 성인 대표팀에 전격 발탁했다. 그만큼 재능이 있던 유망주였다.

2007년에는 이청용, 기성용(27·스완지 시티) 등과 함께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뛰기도 했다. 그해 서울에서 28경기를 뛰며 2골 2도움을 올렸다. 마치 앙팡테리블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종민과 트레이트를 통해 울산 현대로 이적하면서 잊혀진 존재가 됐다.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6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9년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주전까지 뺏긴 김동석은 2010년 서울 시절 자신을 발탁한 옛 스승 이영진 감독이 있는 대구로 임대 이적했다.

대구에서 19경기를 뛰며 1골을 넣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더이상 날아오르지 못했다. 울산으로 복귀하고 지난해 최태욱과 맞트레이드로 서울로 돌아와서도 김동석은 20대 초반의 좋았던 경기력을 찾지 못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인천 김동석(왼쪽)이 9일 제주와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김도훈 감독의 러브콜로 '터닝 포인트', 새로운 축구 인생의 서막

사실상 언저리로 밀려난 김동석을 부른 것은 인천 김도훈 감독이었다.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던 김동석도 기꺼이 응했다. 그동안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경기력은 크게 떨어졌지만 인천에서 출전 기회를 보장받다보면 부활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움텄다.

지난 3월 7일 광주와 홈 개막전부터 꾸준히 선발로 나섰던 김동석은 9일 제주전에서는 교체로 대기했다. 그리고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설움과 슬럼프를 모두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통렬한 왼발 슛으로 제주 골망을 갈라 새 팀의 2연승 도약을 이끌었다.

K리그 클래식 10경기 가운데 8경기째 나서며 꾸준히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는 김동석은 "공이 흘러나오는 순간 아무 생각없이 그냥 때려야겠다는 생각만 헀다. 발등에 너무 잘 맞았다"며 "사실 그동안 경기에 많이 못나가서 괴로웠다. 그런데 김도훈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인천에 와서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인천에 왔다"고 밝혔다.

김동석은 "워낙 서울이라는 좋은 팀에 있어서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당시 팀 자체가 강했기 때문에 주목받을 수 있었고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이후 무릎 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 재활을 거치면서 경기장에 너무 오랫동안 떠나 있었다. 이제 인천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가며 팬들의 기대를 다시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tankpark@spro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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