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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되니 강해진다, '포항 대세론'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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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되니 강해진다, '포항 대세론'이 현실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08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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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북·수원·성남 등 ACL 피로로 주춤…빠른 패스축구 '스틸타카'로 상승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선수층은 훨씬 두꺼워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안나가잖아요. 여름이 되면 포항이 무서워질 겁니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지난 3월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포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뿐 아니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등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의 지도자들도 이에 동의했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여름이 되면서 전북, 수원, 성남FC 등이 AFC 챔피언스리그 강행군으로 지쳐 주춤하는 사이 포항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포항은 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서 고무열의 멀티골 활약으로 성남을 2-0으로 꺾고 3위로 뛰어올랐다. 2위 수원과 승점차는 1에 불과하다.

▲ 포항이 최근 6경기에서 2승 4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전북전 0-0 무승부에 이어 만만찮은 성남을 2-0으로 꺾으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사진은 7일 성남전에서 2골을 넣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 고무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지난 4월 19일 대전전에서 2-0으로 이긴 후 인천전부터 울산 현대전까지 5경기 동안 4무 1패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지난 3일 전북과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바닥을 쳤다. 지난달 10일 성남전부터 2승 4무로 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인 포항은 한때 7, 8위까지 내려갔던 순위도 3위까지 끌어올렸다.

◆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포항, 후반이 승부처

포항의 최근 경기를 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더 좋아진다. 이는 골로 이어진다. 지난달 30일 대전전에서 역전승을 거뒀을 때도 후반 2골로 2-1로 이겼다.

당시 경기를 보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돋보인다. 전반 45분 황인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24분 티아고를 투입하면서 공격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 2골을 연속해서 터뜨리는 발단이 됐다.

티아고의 어시스트를 받은 박성호가 후반 31분에 동점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 김승대의 패스를 받은 이광혁이 골지역 왼쪽 골라인 근처에서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왼발로 결정지었다.

성남전 역시 마찬가지. 고무열의 2골 모두 후반에 나왔다. 최근 6경기에서 넣은 8골 가운데 6골이 후반에 나온 것만 보더라도 포항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집중력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김승대가 7일 성남과 원정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포항은 김승대, 고무열 등 선수들이 대부분 젊어 체력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집중력을 끝까지 잃지 않고 오히려 강해진다는 것은 역시 체력과 관련이 있다. 포항은 선수 연령층이 낮아 체력적으로 다른 팀보다 앞서는데다 선수층까지 두꺼워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 다른 팀보다 여름에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중원을 장악하는 손준호, 포항을 더욱 강하게 만들다

포항의 최근 상승세에는 중원을 장악하며 '스틸타카'의 공수를 조율하는 손준호가 있다. 손준호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5골, 3어시스트로 팀에서 가장 많은 8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교체없이 14경기를 풀타임을 뛴 것도 손준호가 포항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수원과 원정 개막전에서 유일한 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던 손준호는 7일 성남전에서도 고무열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 3일 전북전에서도 손준호가 팀의 중심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공한 14라운드 분석표에 따르면 손준호가 팀내에서 가장 많은 55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고무열에게 12개를 비롯해 모리츠(10개) 등 앞선 공격진에게 많은 패스를 전달했다.

▲ 포항의 공수 조율 핵심은 손준호다. 5골 3어시스트로 포항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손준호가 중원을 탄탄히 지켜주면서 포항의 스틸타카도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또 손준호는 고무열과 함께 팀내에서 가장 많은 49개의 패스를 받기도 했다. 김광석으로부터 10개의 패스를 전달받는가 하면 김승대와도 10개의 패스를 주고 받으며 빌드업에 힘썼다. 포항의 모든 공격과 빌드업이 손준호를 통해 이뤄진다는 뜻이다.

손준호가 유일하게 빠진 경기는 지난달 17일 광주전이었다. 당시 포항은 손준호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볼 점유율에서 39-61로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 발빠른 여름 보강 준비, 전북의 대항마로 떠오른다

황선홍 감독은 빨리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7월이 되면 K리그 추가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 황선홍 감독은 카타르 알 사일리아에서 임대로 뛰고 있던 신진호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1일 국내에 들어온 신진호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 예정이다. 다음달 1일 등록을 하면 공시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다음달 4일 수원과 홈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황선홍 감독이 제로톱 전술을 도입했을 때 최전방 공격수로 나가기도 했던 신진호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준다면 포항의 공격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은 "김대호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해 풀백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풀백 보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풀백까지 보강된다면 포항은 더욱 완전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 여름 보강을 통해 더 강해진다면 '1강' 전북의 대항마가 되기에 충분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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