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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장쑤행' 거절, 과연 의리 때문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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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장쑤행' 거절, 과연 의리 때문만일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03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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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합류 시기 놓고 이견 "시즌 도중 자리 비우는 것은 예의 아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최용수(44) FC 서울 감독이 지금 받고 있는 연봉의 5배를 준다는 장쑤 쑨텐(중국)의 제의를 거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리도 있었지만 팀 합류 시기를 놓고 조율하다가 마지막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FC 서울 구단은 3일 최용수 감독이 장쑤 구단의 영입 제의를 최종적으로 거절하고 그대로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용수 감독이 장쑤로부터 제시받은 연봉은 20억 원이었다. 2년 6개월 계약 조건이기 때문에 50억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서울에서 받는 연봉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4억 원선이다. 무려 5배 차가 난다. 의리를 생각하기엔 너무나 큰 금액이다.

▲ 최용수 서울 감독이 장쑤 쑨텐과 합류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이다가 마지막 결정 순간에 최종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에도 계속 서울 벤치를 지킨다. [사진=스포츠Q DB]

금액만 큰 것이 아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이끄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브라질) 감독과 상하이 상강을 지휘하고 있는 스벤 예란 에릭손(스웨덴) 감독 등 세계적인 명장들이 모여있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중국 축구의 본 실력은 몰라도 중국 리그 자체는 이미 아시아의 빅리그가 됐다. 개인이나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나 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역시 최용수 감독이 장쑤 구단의 제의를 거절한 이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팀 합류 시기를 놓고 이견이 있었던 것이다.

중국 뉴스포털인 텅쉰스포츠는 1일 최용수 감독이 장쑤 쑨텐의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이날 벌어졌던 제주전이 그가 서울을 지휘한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고 이번 주말 중국으로 건너가 장쑤와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언론이 이러한 보도를 한 것은 장쑤 구단이 하루 속히 감독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었다. 장쑤 구단은 늦어도 오는 11일 산둥 루넝과 홈경기부터 팀을 지휘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최대한 서울을 더 지휘한 뒤 합류하기를 희망했다. 오는 22일에는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도 있다. 포항과 맞대결이어서 팀을 비울 경우 서울의 한 시즌 농사를 그대로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 관계자는 "최용수 감독은 최대한 서울을 이끈 다음에 가기를 희망했지만 장쑤 구단이 빨리 와달라고 재촉한 것으로 안다"며 "최 감독이 '시즌 도중 자리를 비우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장쑤 구단의 재촉에 거부감을 느낀데다 때마침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동요하는 것을 보고 마지막에 결심을 돌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용수 감독의 중국행은 이틀 만에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또 어떤 구단이 K리그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감독과 선수에게 제의를 해올지 모른다. 선수는 등록기간에 따라 움직이지만 감독이나 코치는 언제라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축구가 언제라도 거대 자본을 앞세워 휩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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