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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완패' 한국 미식축구,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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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완패' 한국 미식축구,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1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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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챔피언십 1차전 호주에 6-47 패배, 13일 브라질과 2차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한국 미식축구대표팀이 '미식축구 월드컵' 개막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백성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캔턴 톰 벤슨 명예의전당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 호주전에서 6-47(6-0 0-24 0-16 0-7)로 졌다.

눈물의 패배다. 한국 선수단은 각자 280만 원의 자비를 들여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직장인은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마련했다. 대한미식축구협회(KAFA) 차원에서 스폰서를 구해봤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했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필승을 외쳐봤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 한국이 제5회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미식축구 월드챔피언십 개막전에서 호주에 6-47로 패했다. [사진=국제미식축구연맹 제공]

◆ 역부족 시인, “호주의 디펜스가 좋았다” 

자신감 있게 그라운드를 밟았다. 호주를 상대로는 2007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 승리한 적이 있기 때문. 지난달 외국인 14명이 포진한 사회인팀 EC 골든이글스를 상대로 호된 모의고사를 치렀기에 호주는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발은 좋았다. 1쿼터 초반 라인백커 여봉도가 인터셉트에 성공하며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송호철이 보너스 킥을 실패하며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호주는 2쿼터부터 거센 반격에 나섰다.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2쿼터 단숨에 24점을 내준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월드챔피언십 역사상 1승도 없었던 호주 역시 동기부여가 크기는 마찬가지였다. 쿼터백의 역량에서도 차이가 났다. 김태훈은 40%(10/25)의 패스성공률, 90패싱야드에 그친 반면 상대 쿼터백 재러드 스테그먼은 68.8%(11/16)의 성공률, 4개의 터치다운 패스, 133패싱야드를 기록했다.

백성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이즈와 스피드에서 현격한 차이가 났다”며 “호주의 디펜스가 워낙 좋았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호주 존 레이턴 감독은 “호주인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호주전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국제미식축구연맹 제공]

◆ 한 경기가 소중한 한국, 브라질을 잡아라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아직 끝이 아니다. 5위를 차지하기 위해 뛰어야 한다. 한국은 오는 13일 오전 1시에 브라질과 2차전을 갖는다. 브라질은 프랑스에 6-31로 졌다. 여기서 승리하면 호주-프랑스전 승자와 맞붙을 수 있다. 호주가 프랑스를 꺾을 경우에는 리턴매치도 가능하다.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4경기냐 3경기냐가 달려 잇다. 한국이 브라질에도 패하게 되면 곧바로 순위 결정전으로 떨어지게 되지만 이긴다면 한 경기를 더 치르고 5위 결정전을 갖게 된다.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월드챔피언십 한 경기가 소중한 입장이다.

출국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4월 아시아 예선전에서 쿠웨이트를 69-7로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었다. 미국으로 갈 45인의 대표팀 엔트리를 제대로 꾸릴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다. 대회 한달 전에는 출전 포기까지 고려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럭비와 헷갈려한다며 “월드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내 종목을 알리고 돌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선수들이다. 지원금 한푼 없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국가대표지만 그저 풋볼이 좋아 망설임 없이 주머니를 터는 순수한 청년들이다.

호주전의 아픔은 털어버렸다. 한국 미식축구대표팀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 호주전에서 패한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대한미식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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