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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38) '핀수영 홍보대사' 장예솔이 말한다, "정식종목만 된다면..."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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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38) '핀수영 홍보대사' 장예솔이 말한다, "정식종목만 된다면..." (下)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2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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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AG 정식종목 아니라 아쉬워... 경영보다 경쟁력 있다"

톱클래스의 선수들을 만나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선천적인 재능이야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의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패기, 주변인들을 생각하는 겸손함 등이 몸에 배어 있다. 장예솔 역시 그렇다.

◆ 의지, 패기, 겸손함... 인품도 톱클래스

2013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뒤 오로지 금메달만을 바라보고 운동에 전념했다. 장예솔은 “코치님께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안 되면 어떡하죠’라고 말할 정도였다. 4관왕이라는 결과는 나도 놀랄 정도”라며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운동에 임한다. 지난 1년간은 입에 술도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 핀수영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아니다. 장예솔은 세계선수권과 월드게임, 전국체육대회를 바라보고 운동한다.

핀수영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메이저 이벤트의 정식종목이 아니다. 최고 권위 대회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땄으니 동기부여가 약해질지도 모른다. 장예솔은 “곧 전국체전이 있다. 1등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고 국내대회를 쉽게 여기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예솔은 “혼자 힘으로는 절대 이 자리에 올 수 없었다”며 아버지 장우답(55) 씨, 어머니 임재숙(55) 씨, 동생 장원석(21) 씨 등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가족, 허리와 발목 치료에 각별히 신경써준 국민대 홍정기(44) 교수, 핀수영 선수로 만들어준 서승현 코치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 장예솔은 "핀수영은 전략 종목으로 경쟁력이 있다"며 "정식 종목만 채택되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 핀수영 홍보대사로서 전하는 메시지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 아름답다. 연신 “인터뷰가 어색하다”며 수줍어하면서도 “운동선수 치고는 괜찮다 들은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 줄도 알고 “성적이 좋으니 예뻐보이는 것 아닐까요?”라는 농담도 건넨다. 센스 있는 장예솔은 자신이 핀수영 홍보대사가 돼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핀수영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비활성화 종목이 모두 그렇듯 열악하기 짝이 없다. 장예솔은 수도권에서는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찾기 어려워 매년 대구를 찾는다. 일반인들과 겹치지 않는 훈련 시간대를 찾는 것도, 레인을 따로 섭외하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경영의 박태환같은 선수는 사실 한국에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해요. 핀수영은 정식 종목이 되면 국제 경쟁력이 있어요. 저도 그렇고 남자 선수들도 정말 잘해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 강국이었는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이 금메달을 6개(김태균, 이관호)나 땄어요.”

▲ 장예솔은 "핀수영은 하체를 튼튼하고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종목 어필에 나섰다.

생활체육으로서의 핀수영에 대한 어필도 잊지 않았다. 핀수영에 능숙한 이들은 바다에서 수면 위를 떠다니며 신비한 경치를 관찰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장예솔은 “수중계의 익스트림 스포츠다. 요즘 뜨는 프리다이빙도 핀수영을 기초로 한다”며 “수영을 못해도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체를 튼튼하고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 핀수영이란?

모노핀이나 오리발 같은 바이핀을 신고 누가 빨리 헤엄치는지를 경쟁하는 종목이다. 모노핀이 개발되기 전에는 바이핀과 자유형 영법이 통용됐지만 물개나 돌고래와 흡사한 수영 형태인 모노핀의 기술 개발과 훈련 방법 개선으로 기록이 빨라지면서 모노핀이 핀수영의 대표 장비로 자리매김했다. 표면과 잠영 종목 두 개로 나뉘는데 잠영에서는 압축공기 잠수 장비를 사용한다. 

핀과 몸이 하나 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선수들은 신발 사이즈보다 20㎜ 정도 작은 핀을 착용한다. 선수들은 발에 비누나 폼클렌징을 발라 헐렁하지 않도록 핀을 고정시킨다. 무게가 4.4㎏에 달하기 때문에 발목이 유연해지고 하체가 단단해진다. 일반 수영이 어려운 초보자도 사흘 정도만 배우면 물을 헤치고 나갈 수 있다. 

한국에는 1968년 보급됐다. 1988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고 1992년부터 전국체육대회시범종목이 됐고 2000년 정식종목으로 승격했다. 현재 대한수중핀수영협회에 등록된 핀수영 선수는 330명.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정식종목이 아니라 선수층이 두껍지는 않다. 서울체고, 경기체고, 대전체고, 선안고, 온양고 등이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핀수영은 스노클링, 스킨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의 기초다. 바다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스피드 경기 말고도 수중작살로 표적을 맞추는 수중표적사격이나 스쿠버 장비, 나침반, 수중거리 측정계기, 수심계 등을 사용하여 물속에 설정해 놓은 목표물을 빠른 시간 내에 돌아오는 수중오리엔티어링도 있다.

 

▲ 장예솔이 경기체고 후배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체고 김성욱 감독은 "장예솔의 존재가 얼마나 큰 동기부여가 되는지 모른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취재 후기] 장예솔은 미디어를 통해 접한 김연아의 성장 과정, 고생담을 보고 배운 것이 많다고 했다. 기자는 생각했다. 종목의 위상차일 뿐이라고. 장예솔이 핀수영에서 갖는 비중은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갖는 그것과 다를 바 없다. 핀수영이 집중 조명을 받는다면 장예솔의 스토리에 자극받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 확실하다. 장예솔은 슬럼프라는 건 애초에 없다고 믿는다. 그는 “성적이 안 나오는 건 제가 운동을 열심히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핀수영 김연아' 장예솔, 그를 고래처럼 춤추게 한 것은 뭘까? (上) 로 돌아가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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