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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0) '맨(MAAN)' "'상남자' 아닌 '담백' '단순' 밴드예요"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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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0) '맨(MAAN)' "'상남자' 아닌 '담백' '단순' 밴드예요" (上)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8.12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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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마련한 '인디레이블 탐방' 30번째 아티스트는 지난해 1월 본격 활동을 시작한 밴드 '맨(MAAN)' 이다.

4인조 밴드 '맨'은 이경욱(기타, 보컬), 한규현(드럼), 신동익(베이스), 김페리(기타)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13년 10월 팀을 결성해 'EBS 헬로루키' 'KT&G 밴드 디스커버리', '네이버 뮤지션리그X신한카드 GREAT 루키 프로젝트' 등 인디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계속해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짧은 시간 내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 '상남자 밴드' 아닌 담백하고 깔끔한 음악 원하죠

'맨'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13년 10월, 각자 다른 밴드에서 활동 중이던 멤버들이 다양한 이유로 팀을 떠나게 됐고, 대학 선후배, 고향 친구 등의 이유로 음악을 하는 네 명이 모이게 됐다.

'맨'이라는 팀 이름을 듣고 떠올린 모습은 '남성미'를 강조한 이들이 선보이는 하드 록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곡 '컴 어라운드(Come Around)', '콜링 다운(Calling Down)' 등에서 알 수 있듯 맨의 음악은 가볍고 통통 튄다.

"과학 용어를 아이디어로 내기도 하고, '아시아 슈퍼 베이비'는 어떨까 회의 중에, 규현이가 낸 '맨'으로 밴드 이름을 짓게 됐어요. 단어 자체가 예쁘고 깔끔한 것 같아서요. 음악도 그렇고 평소 행동도 담백하고 깔끔한 걸 좋아해요. 최근엔 'MAN'에서 A를 하나 더 넣어서 'MAAN'이 됐죠.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힙해 보이니까.(웃음)" (김페리)

"남성성을 강조한 밴드일 거라 많은 분들이 오해하세요. '맨'은 '남자'란 뜻도 아니고, '멋있는 사람'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신동익)

▲ 밴드 맨(MAAN). 김페리 이경욱 한규현 신동익.

◆ "이렇게 하면 죽이겠다" 단순함과 담백함, '맨(MAAN)'의 힘

이들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장르적으로 단정짓긴 좀 어렵다고 했다. "듣는 분들이 평해주시는 거라 생각해서,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이라고 말씀해 주신 걸 듣고 관련해 공부도 해봤다. 얼추 맞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제3자의 시선에서 팀을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강한 비트와 단순한 보컬로 구성된 음악을 하고, 펑크, 디스코, 게러지 록. 크게는 세 가지 색깔이 보이는 것 같아요. 요즘 록 밴드들 중 많은 스타일인데 그 안에서 저희만의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신동익)

"곡 작업이 단순해요. '이 부분에선 이렇게 하면 죽이겠다' 하는 식이죠. 그런데 거대한 고민보다는 이런 단순함, 담백함이 오히려 힘이 된 것 같아요." (김페리)

'맨' 멤버들은 각자의 멤버들의 성향이나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이 비슷하고 통하는 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팀 중 서로가 가장 잘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 맞는 편도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음악을 보다 재밌게 하고 싶다"는 것과, 건강 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집안의 반대 등을 겪는 등 서로 음악을 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다는 점이 통했다.

"텅텅 빈 공연장에서 1년 이상 공연해 본 적이 있어요. 그 이후 지금 맨으로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어요. 경연 참여도 그렇고, 두 세 명이었던 관객이 점차 늘어가는 것도요. 한번 보신 분들은 다음 공연에도 와 주시는데 그런 걸 보면 참 신기하죠." (신동익)

▲ 단독공연 [사진='맨' 제공]

◆ '루키 프로젝트' 우승, '펜타포트' 첫 무대…"상금은 모조리 재투자" 

지난 7월 '뮤지션리그X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의 우승으로는 2500만원의 상금과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출연 기회, 음반 제작지원 등의 혜택을 받게 됐다. 맨의 무대를 본 관객들이 꼽는 큰 매력은 빼어난 라이브 실력이다. 밴드 결성 후 처음으로 선 펜타포트 무대는 성황리에 마쳤다.

"20분이 주어진다고 해서 4곡을 부르려 했는데, 현장 상황 때문에 한 곡을 덜 하게 됐어요.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던 점 빼고는 재밌고 좋았어요. 펜타포트는 손에 꼽는 록 페스티벌이잖아요. 아티스트로서 그 무대에 선다는 것도 신선했고,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관람하는 재미도 컸고요. 경욱이는 우승 결과가 나자마자 곧바로 페스티벌 근처 펜션을 예약했더라고요." (김페리)

상금을 쓸 데는 분명하다. '장비 재투자'. 이날 인터뷰 장소에 온 이경욱의 손에는 상금으로 가장 먼저 구입한 기타 이펙터가 들려 있었다. '맨'을 아는 사람들이 또한 극찬하는 부분은 이들의 연습량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주 4회 이상은 주기적으로 모여 연습을 진행하려 한다.

"장비를 갖추면 확실히 행복감이 커져요. 좀 더 대단해지고 싶어 하는 재투자고요. 요즘엔 저희의 노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받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이를 유지하고 책임감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신동익, 한규현)

"그동안 음악을 해 왔지만 성과는 크게 없었는데, '맨'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불씨가 붙기 시작하고 조금이라도 이슈가 되니 주변 분들께도 좀 떳떳해진 감이 있어요. 특히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신동익)

돈의 액수로 이를 평하는 건 너무나 단순한 비교지만, 상금의 변화는 이들의 성장세를 가장 간단하게 나타내준다. '헬로루키'의 100만원부터 '디스커버리'는 500만원, 지난 5월 시작해 7월 말 결선을 치른 '네이버X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로는 2500만원을 받았다.

"처음 받은 100만원은 식비, 연습 비용에 썼어요. 어디에 썼는지도 모르게 없어졌네요. '디스커버리' 상금으로 각자 악기를 사면서 재투자의 개미지옥이 시작됐죠.(웃음) 계속 더 좋은 걸 쓰고 싶고, 좋은 음악을 하고 싶으니까." (김페리)

상반기를 지나 온 현재, 하반기에는 앨범 발매 목표로 작업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EP를 준비하고, 이를 마무리하면 내년에는 정규 앨범 발매까지도 희망하고 있다.

"현 스케줄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앨범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정확한 일정은 미지수예요. 자본이 탄탄한 기획사와 일하는 것도 아니고, 저희끼리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앨범은 확실히 지금쯤에는 하나 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김페리)

올 하반기에도 빼곡한 활동을 이어가는 '맨'. 마지막으로 인터뷰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들은 자신감있는 답을 내놨다.

"공연에 와 보시면 분명 팬이 되실 거예요."

▲ [인디레이블탐방] (30) 밴드 '맨(MAAN)', "혼수상태 깨어나 시작한 음악, 후회 없어요" (下)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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