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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밀회' 경수진, 일진연기도 흡수하는 '비타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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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밀회' 경수진, 일진연기도 흡수하는 '비타민걸'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5.2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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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신예 경수진(27)은 2012년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배우 이보영의 아역인 17세의 한지원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KBS 2TV 단막극 ‘스틸사진’에서 20세 서은수, 지난해 드라마 ‘상어’에서는 불과 5세 차인 손예진(32)의 아역 18세 조해우를,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의 가슴 아픈 첫사랑 19세 문희주를 열연해 대중에게 ‘최강 동안’ ‘청순미인’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본명보다는 ‘제2의 손예진’으로 대중에게 각인됐지만 최근 종영작 ‘밀회’에서 커리어우먼 김희애에게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당당한 신세대로 등장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스포츠Q 글 김나라기자·사진 이상민기자] “‘경수진이 출연하면 꼭 챙겨 봐야지’라는 소리를 듣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며 야무지게 말하는 경수진과 스포츠Q 사무실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 "저와 똑 닮은 '밀회' 박다미,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13일 인기리에 종영된 종편채널 JTBC 드라마 '밀회'는 서한 예술재단 기획실장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 우먼인 40대 유부녀 오혜원(김희애)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배달원 출신의 20대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사랑을 그렸다. 실업고 미용과를 졸업하고 호텔 토탈 뷰티샵 수습으로 근무 중인 박다미 역의 경수진은 선재 바라기로 열연했다.

▲ (왼쪽부터) '밀회' 출연진 유아인, 김희애, 경수진 [사진=JTBC]

"다른 오디션과 달리 대본리딩을 따로 안 하고 그냥 감독님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어요. 감독님이 제가 얼마나 다미랑 비슷한지 궁금해 하신 것 같아요. 미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바로 감독님께 합격 연락을 받았죠. 다미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 아주 마음에 들어서 꼭 해보고 싶었는데 박수갈채와 함께 대본을 받으니까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폐 끼치지 않고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침 뱉고 협박하는 등 거친 면을 제외하면 털털하고 밝은 매력이 저와 비슷해요”라고 말한 것처럼 다미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그는 연기파 김희애, 심혜진, 김혜은, 김용건에게 주눅들지 않은 채 '선전'했다.

 

“선배님들은 리액션 부분에서 여유가 있는데 저는 조급해 보이기도 하고 부족한 점이 느껴져요. 특히 함께 연기할 때 모니터링을 하면 선배님들은 대본에 충실해 정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연기하세요. 워낙에 잘 하셔서 저도 맞추려 애썼더니 ‘걱정하지 마. 잘하고 있으니까’라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연기를 잘 하진 않았지만,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배려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자기관리에서도 배울 점이 많아요. 저보다 나이가 있으신데도 몸매, 피부가 더 좋으세요.”

'밀회'는 명품 배우들의 호연, 파격 멜로뿐만 아니라 예술재단 이면에 숨겨진 돈과 권력에 얽힌 상류층 여성들의 암투를 그려내 시청자에게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힐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륜을 미화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불륜은 소재일 뿐이에요. 안정된 생활을 위해 거짓으로 살아가는 혜원이 (불륜이지만) 순수한 사랑을 만남으로써 그의 헛된 것들을 더욱 부각시켜 불륜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준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 막연하게 꿈꾼 배우… "유명해지고 싶어요"

경수진은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직접 만든 수제 초콜릿을 ‘밀회’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선물할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학생회장을 맡을 만큼 리더십도 강하며 수영, 스쿼시, 요가 등 운동 실력까지 갖춰 스포츠마케팅 학과로 대학 진학했다. 그러나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의 최종 선택은 배우였다.

 
 

“아주 어렸을 때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멋있게 봐서 막연히 배우를 꿈꿨어요.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정난정을 맡은 강수진 선배님의 카리스마에 반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죠. 이후 중·고등학교 때 연극부 동아리에 가입해 연기를 배우고 발성·발음 연습을 했어요. 대학교는 운동을 좋아해서 스포츠 마케팅학과에 진학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결국 1학년 때 휴학하고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 초밥집, 와인 판매직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우 데뷔를 준비했죠. 스스로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어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배우 외에는 다른 꿈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그에게 그토록 바랐던 성공의 의미를 물어보니 “모든 사람이 제 이름을 알게 되고, 훗날 손자·손녀들이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예요”라며 소박한 대답을 한다.

한창 이름을 알릴 시기에 ‘제2의 손예진’으로 유명세를 떨쳐 아역배우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는 없었을까.

▲ 손예진과 경수진(위), '상어' 속 경수진 [사진=경수진 SNS. KBS]

“맡은 역할에 충실할 뿐 아역배우로 시작했다고 해서 조바심 같은 건 없어요. 어리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아역을 맡음으로써 오히려 배우 이미지가 더욱 길어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작품에 출연하지 못하는 신인배우들도 많다보니 계속 캐스팅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걸요. 제가 활동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촬영현장이 좋아요. 배움을 많이 얻어가고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빨리 차기작을 하고 싶어요. 연기 면에서 정신적으론 힘들지만 밤샘 촬영을 해도 육체적으로는 크게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만큼 재밌고 좋아요.”

 

[취재후기] 극중 유아인에게만 특급 칭찬을 날리던 김희애가 현실에서 “매사 최선을 다하는 경수진을 보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감했다”며 경수진을 극찬했다. 배우로서 발전을 위해 액션스쿨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활기차게 말하는 모습을 보니 김희애의 칭찬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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