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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제로' 넥센 조상우 위력투, 손승락 없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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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제로' 넥센 조상우 위력투, 손승락 없어도 괜찮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01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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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전 1⅔이닝 3K 무실점 완벽투…9월 이후 평균자책점 0

[목동=스포츠Q 이세영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최대 4명까지 팀을 떠날 수 있다. 박병호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할 수 있고 FA(자유계약)를 앞둔 유한준과 이택근, 손승락이 한꺼번에 소속팀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염경엽 넥센 감독이 이들의 이탈을 대비한 내년 시즌 라인업을 다 짜놨다는 것. ‘염갈량’이라는 별명답게 치밀한 면모가 돋보인다.

이 가운데 셋업맨을 담당하고 있는 투수 조상우가 시즌 막판 한층 위력을 더한 투구를 펼치며 넥센의 허리를 든든하게 하고 있다. 손승락이 흔들리고 있어 아쉽지만 조상우의 호투에 웃을 수 있는 염경엽 감독이다.

조상우는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서 6회 1사 후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4-3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이날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잘 던지다 6회 들어 투구가 흔들렸다. 1사 후 제이크 폭스에게 안타, 정현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린 밴 헤켄은 조인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1사 2, 3루 상황에서 밴 헤켄은 두 번째 투수 조상우에게 바통을 넘겼다.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등판하자마자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하주석의 타석 때 폭투를 범했는데, 공이 포수 박동원의 글러브에 맞고 뒤로 많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 3루 주자 정현석이 홈으로 파고들었고 홈으로 수비를 들어온 조상우의 태그에 아웃되고 말았다. 조상우 입장에선 전화위복이 된 셈.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6회를 마친 조상우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삼진 2개와 뜬공 1개로 한화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이를 본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손승락이 FA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조상우를 마무리로 시켜도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조상우의 이날 피칭은 실로 위력적이었다. 홈플레이트 양 코너를 찌르는 강속구는 한화 타자들이 쉽게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간간이 구사하는 슬라이더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했다.

▲ 넥센 김하성(가운데)이 1일 KBO리그 목동 한화전에서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조상우의 최근 성적도 구위만큼 놀랍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12⅓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 ‘미스터 제로’라 불릴 만하다. 7월 평균자책점 10.80, 8월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하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던 조상우는 9월 이후 단 한 점도 허락하지 않으며 넥센 불펜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날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이 부진한 투구를 펼쳐 조상우의 피칭이 더 돋보였다. 팀이 4-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점을 헌납했다. 마지막 정근우의 오버런이 없었다면 넥센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선발 밴 헤켄이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고 박헌도가 귀중한 타점을 올려줬다”며 “시즌 마지막 세 경기가 중요한데 첫 경기를 잡아 다행스럽다. 현재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남은 2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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