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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압박수비는 강력했고, 벨기에 측면공격은 예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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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압박수비는 강력했고, 벨기에 측면공격은 예리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8 0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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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팀 모도 측면수비는 약점, 좌우 풀백 활발한 오버래핑 관건...한국, 손흥민-이청용 돌파 주효할 듯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벨기에도, 알제리도 만만치 않았다. 첫 경기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은 알제리도 다크호스로서 충분히 전력을 갖췄고 벨기에는 이를 뒤집는 강력한 모습으로 승리를 거뒀다.

벨기에와 알제리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벌어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벨기에의 2-1 역전승이었다.

H조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벨기에로서는 승점 3을 따낸 결과는 만족스러웠지만 그 과정은 100%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반대로 알제리는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어도 2차전과 3차전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특히 알제리는 벨기에의 막강 화력진을 70분동안 무력화시키는 압박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 벨기에와 알제리, 모두 측면 공략당해 실점

하지만 양팀 모두 측면을 공략당했다. 벨기에와 알제리가 터뜨린 세 골 모두 측면을 공략당한 뒤 올라온 크로스에 당했다. 손흥민과 이청용이라는 강력한 측면 공격수를 갖고 있는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으로서는 공략할 수 있는 상대의 약점 하나를 찾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알제리의 전반 25분 선제골도 왼쪽 풀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파우지 굴람이 왼쪽 측면을 뚫은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골문 쪽으로 쇄도하던 소피안 페굴리에게 연결됐다. 얀 베르통언은 페굴리를 막으려다가 팔을 잡아채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이 장면을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입해보면 박주호나 윤석영이 왼쪽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을 한 뒤 크로스를 올리고 오른쪽 또는 중앙에서 쇄도하는 이청용이나 구자철, 박주영 등에게 연결할 경우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알제리가 벨기에에게 두 골을 내주는 장면 역시 모두 측면을 내줬기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골이 모두 벨기에의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다. 이는 곧 알제리의 오른쪽 풀백이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날 알제리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은 메흐디 모스테파는 31세의 노장이지만 A매치 경력은 30회가 되지 않았을 정도로 국제 경기 경험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그가 소속된 프랑스 리게 앙 AC 아작시오는 2013~14 시즌 최하위인 20위로 강등당했다. 4승 11무 23패에 그쳤고 38경기동안 무려 72골을 상대에게 내줘 최다 실점 팀이 되기도 했다. 의외로 수비력이 인상적이지 못했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 측면 수비의 가담도 느렸다.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다음 상대인 알제리를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윤석영 또는 박주호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함께 손흥민이 부지런히 뚫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 패턴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통적인 루트다. 이 루트를 활용한다면 알제리의 포백 수비진을 의외로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

◆ 아자르·펠라이니·페굴리 등 에이스의 활약 위협

다만 상대의 에이스는 역시 '경계대상 1호'다.

알제리의 에이스 소피안 페굴리는 순식간에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해 벨기에로부터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냈다. 알제리는 벨기에를 상대로 세차례 밖에 슛을 때리지 못했지만 페굴리의 움직임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벨기에는 에덴 아자르가 경기를 지배했다. 왼쪽 측면 공격으로 나선 아자르는 알제리의 압박 수비에 전반에는 별 다른 힘을 쓰지 못했지만 후반부터 수비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위력을 되찾았다. '에이스' 아자르를 앞세운 벨기에의 측면 공격은 막강했다.

여기에 마루안 펠라이니와 드리스 메르턴스 등 교체 멤버의 활약도 눈부셨다. 공격 성향이 강한 펠라이니와 아자르가 동시에 기용된다면 한국 수비에 적지 않은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막기 위한 수비를 펼치다 보면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역전패한 일본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일본도 디디어 드로그바가 후반에 교체 투입되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자멸했다. 드로그바를 막으려다가 다른 선수들을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마찬가지로 한국 수비들이 페굴리를 막으려다가 엘 아르비 수다니 같은 공격수나 2선에서 침투한 사피르 타이데르 등 선수를 놓친다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벨기에전 역시 펠라이니, 아자르를 막다가 상대 스트라이커인 로멜로 루카쿠나 케빈 더브라위너 같은 공격 옵션을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벨기에의 공격을 70분동안 막았던 알제리의 수비에서도 봤듯이 역시 수비 간격을 좁히면서 압박 축구를 펴는 것이 중요하다. 메르턴스와 펠라이니가 교체 투입, 경기 향방이 바뀌면서 알제리의 수비가 무너지긴 했지만 아자르를 끝까지 괴롭혔던 압박 수비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한국 역시 포백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히면서 수비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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