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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개그로, 팬 마음 훔치는 '매력남' 박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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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개그로, 팬 마음 훔치는 '매력남' 박석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2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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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점 등 커리어하이 유력, 개그본능 더해 인기 폭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박석민(29)이 삼성팬을 넘어 야구팬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개그본능’으로 이목을 끈 것이 한몫했지만 사실 그는 실력도 최고다.

‘매력덩어리’ 박석민을 향해 야구팬들이 절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박석민은 22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사직 롯데전에 4번타자로 나섰다. 늑골에 미세골절을 입은 최형우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포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박석민은 대포 2방을 날리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전반기 막판 4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던 선두 삼성은 든든한 우타 거포 박석민의 활약에 힘입어 후반기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시즌 50승 고지를 밟으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 박석민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삼성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뜨거운 타격감으로 개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운좋게 실투가 들어와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었다”고 겸손해 하며 “타순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떤 타순이든 중심타자로서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14 시즌 박석민은 타율 0.331(19위), 홈런 22개(공동 3위), 타점 56개(공동 22위), 출루율 0.438(6위), 장타율 0.643(4위), OPS(출루율+장타율) 1.081(3위)로 공격 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노린다. 박석민은 “현재 홈런 22개인데 30홈런을 치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35홈런 90타점이 가능한 페이스다. 자신의 최고 기록인 24홈런(2009년)과 91타점(2012년)을 거뜬히 넘어설 수 있는 기록이다.

다른 팀 3루수인 모창민(NC), 김민성(넥센), 황재균(롯데) 등도 타고투저 흐름 속에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분전하고 있지만 박석민의 성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박석민은 누가 봐도 2014 시즌 ‘톱 3루수’다.

지난 3년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3루수는 최정(SK)이었다. 박석민은 최정 못지 않았지만 늘 그늘에 가렸던 ‘2등’이었다. 최정은 2011년 이대호가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3루 골든글러브 주인이 된 후 3년간 이를 내놓지 않았다.

박석민의 가장 큰 장점은 내구성과 꾸준함이다. 그는 주전으로 발돋움한 2008년 이후 고질적인 왼손 중지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를 거른 시즌이 없다. 2009년을 제외하면 매년 세자릿수 경기에 나서 세자릿수 안타를 쳐냈다.

올 시즌에도 팀이 치른 79경기에 모두 나섰다. 3월부터 이번달까지 월간타율이 단 한번도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기복도 적다. 정교함과 장타력, 선구안까지 갖춘 이 선수를 야구팬들은 ‘천재’라고 부른다.

흔한 안티팬도 없다. 박석민이 하면 모든 것이 ‘킬러 콘텐츠’가 된다.

포털사이트에 박석민을 치면 ‘몸개그’, ‘개그모음’이 연관 검색어에 뜬다. 박석민이 타석에서, 3루 수비에서, 덕아웃에서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최다 조회수 콘텐츠다.

야구팬들 모두가 박석민을 보며 깔깔거리며 웃는다.

꼭 삼성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동영상을 찾아보고 확대 재생산한다. 일단 키워드에 ‘박석민’이 들어가면 조회수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동영상 클립이 평균 조회수 2만건 정도인데 반해 그가 등장하면 10만건 이상은 기본이다.

지난 5월 광주 KIA전. 박석민은 야구 커뮤니티에 숱한 패러디물과 합성 사진들을 양산해냈다. KIA 포수 백용환을 당황하게 만드는 센스를 발휘하며 득점에 성공했고 18일에는 안타 후 출루, 휘청거리는 포구 등으로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별명도 가지가지다. 뽀글이 파마를 했을 당시에는 머리가 브로콜리 같다는 이유로 ‘브(로)콜(리)돼(지)’로 불렸다. 지난해 8월 대구 LG전에서 한바퀴 빙글 돌며 홈런을 쳐내자 ‘더블 악셀’, ‘발레리나’ 등의 닉네임이 붙었다.

박석민은 지난달 18일 문학 SK전에서 조조 레이예스로부터 헤드샷을 맞았다. 지난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까마득한 후배 박해민이 장원준이 투구에 머리를 맞자 다가가 손가락을 펼쳐보이며 “이거 몇 개로 보이냐”는 장난을 쳤다.

중계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역시 박석민’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후배를 생각해주는 듯 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이 장면 또한 캡처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널리 퍼졌다. ‘괴짜’ 박석민의 개그는 시리즈물로 만들어질 정도다.

통산 출루율이 4할(0.408)을 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박석민의 ‘야구지능’은 이미 익히 알려졌다. 2010년 이대호의 7관왕을 출루율에서 저지할 뻔 했던 이가 바로 박석민이었다.

그가 특유의 ‘개그본능’에다 빼어난 실력까지 겸비하며 비로소 슈퍼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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