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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MVP에 밀린 최형우, '타고투저'의 안타까운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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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MVP에 밀린 최형우, '타고투저'의 안타까운 역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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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과는 달리 니퍼트와 막상막하 경쟁, 리그 흐름-팀 성적 등에 밀려 버금자리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타고투저' 시대의 안타까운 역설이다. 투타를 양분한 같은 3관왕이었지만 두산 베어스 투수 더스틴 니퍼트 MVP에 밀렸다. 5년 만의 MVP 불발 ‘데자뷔’는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최형우 가슴 한구석에 아프게 자리했다.

최형우는 2011년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1위에 오르고도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윤석민(KIA 타이거즈‧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에 밀려 고배를 들었다. MVP 투표에서 단 8표에 그쳤다. 전체 91표 중 62표를 받은 윤석민과는 무려 54표차.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최형우가 14일 KBO 시상식에서 타격 3관왕에 대한 트로피를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번엔 조금 달랐다. 5년 전엔 개인기록에서 타이틀을 차지한 개수와 임팩트에서 밀렸다면 올 시즌에는 최형우도 니퍼트만큼 KBO 리그를 호령했기 때문. 최형우는 타율과 타점, 최다안타에서 1위를 차지해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니퍼트는 다승과 승률, 평균자책점 수위로 투수 3관왕으로 빛났다. 누가 MVP를 타도 어색하지 않은 성적표다.

투타 3관왕끼리의 MVP 경쟁은 그야말로 막상막하. ‘타고투저’ 시대에 니퍼트의 시즌 22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2.95)이 값진 기록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들도 있었고, 3할 타자 홍수 시대에 타율 0.376 195안타 144타점을 폭발하며 최고 타자로 우뚝 선 최형우에 무게를 실어준 팬들도 있었다. 최형우의 MVP를 주장한 팬들은 “니퍼트가 MVP를 타기에는 선발투수로서 다소 적은 이닝(167⅔이닝)을 소화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결국 MVP는 ‘투수 3관왕’으로 군림한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리그 유일한 20승 투수이기도 하고 ‘판타스틱4’를 이끌며 두산 베어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반면 최형우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팀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에 수상에 실패했다. 삼성은 올해 창단 첫 정규시즌 9위에 그쳤다. 한때 최하위(10위)까지 떨어지는 등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니퍼트 MVP 수상을 지켜본 최형우는 “혹시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해봤는데, 역시나 MVP가 되진 못했다”고 입을 뗀 뒤 “다시 하라고 해도 올 시즌과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앞으로도 물론 열심히는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절호의 MVP 수상 찬스를 니퍼트에게 뺏긴 아쉬움을 토로했다.

내년이면 34세. 최형우도 30대 중반에 접어든다. 내구성이 뛰어난 선수로 손꼽히지만 한 살 먹는 것이 20대와 다를 수 있다. 배트스피드와 체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니퍼트에게 MVP를 넘겨준 서른셋 최형우의 최고선수 수상 불발은 팬들에게 더 아쉽게 다가온다. 최형우의 말처럼 언제 또 MVP급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지만 팀 성적까지 도와주지 못한 상황을 탓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2016 KBO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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