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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복면가왕'·'듀엣가요제'의 파일럿 생존법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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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복면가왕'·'듀엣가요제'의 파일럿 생존법을 아시나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1.25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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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설날 파일럿 예능의 다양한 실험과 도전 관전 포인트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SBS 예능 ‘신의 목소리’, ‘판타스틱 듀오’, MBC ‘미래일기’, ‘듀엣가요제’의 공통점은? 모두 지난해 설날 특집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해 정규편성이 된 프로그램들이란 점이다.

올해에도 지상파 3사에서는 설날을 앞두고 각기 다른 개성의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야심차게 내놨다. 지난해 설날 파일럿에서 정규방송이 된 프로그램들의 성적을 통해, 올해 예능계의 변화를 점쳐봤다. 

지난해 설 특집으로 방송된 MBC 예능 ‘듀엣가요제’ [사진 = MBC 예능 ‘듀엣가요제’ 화면 캡처]

지상파 3사에서 지난해 설날 파일럿으로 내놓은 프로그램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KBS 2TV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우리는 형제입니다’,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 MBC ‘이경규의 요리원정대’, ‘몰카 배틀 - 왕좌의 게임’ 등이 있었다.

이중 몇 개의 방송들은 정규편성이 됐지만, 6개월을 넘기지 못한 채 종영한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남아 있는 ‘듀엣가요제’가 지금껏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듀엣가요제’가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던 때는 사실 지난해가 아닌 2015년이었다. 그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듀엣가요제 8+(플러스)’란 이름으로 나온 ‘듀엣가요제’는 당시 7.0%(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듀엣가요제’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한 번 더 살피는 신중을 기했다. 바로 정규편성으로 들어간 것이 아닌, 2016년에도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내놓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이다. 그 결과 ‘듀엣가요제’는 9.8%의 시청률을 나타냈고, 정규 편성된 이후에도 리얼한 파트너 선정과정과 치열한 경연 등의 그림을 적절하게 보여주며 순항을 이이어가고 있다.

2015년 설날 파일럿으로 시작해 현재까지도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MBC 예능 ‘일밤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사진 = ‘MBC’ 제공]

그럼 반대로 짧은 기간 내에 없어지거나 정규편성이 되지 못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업계관계자 A씨는 “파일럿 시간 편성에 있어, 방송사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편성되는 시간대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르는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방송사의 예능이 너무 잘되고 있거나 소재나 섭외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결국 시청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귀띔했다. 

지상파 3사에서는 올해 설날 파일럿 예능으로 MBC ‘오빠생각’,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사십춘기’, SBS ‘몰라도 다시 한번(가제)’, ‘초등학쌤’, ‘코미디서바이벌 희극지왕', KBS 2TV ‘걸그룹 대첩-가(歌)문의 영광’, ‘신드롬맨-나만 그런가?’ 등을 내놨다. 

설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정규편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KBS 2TV에서 2017년 설날 파일럿으로 내놓은 예능 ‘신드롬맨-나만 그런가?’ [사진 = ‘KBS’ 제공]

예능 제작사 코엔미디어 최수진 홍보팀장은 “파일럿 프로그램들도 사실은 정규편성을 위해 경쟁을 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제작진 측에서도 정규로 풀지 못하는 것들을 파일럿으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재밌는 프로그램이나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하려는 노력들이 많다”며 파일럿 프로그램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MBC ‘복면가왕’ 관계자는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추리, 음악, 캐스팅의 삼박자가 고루 조화를 이룬 것 같다”며 2015년 설날 파일럿으로 시작해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을 진단했다.  

이처럼 대중이 명절 때마다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는 이유는, 정규 편성을 노리는 파일럿이 실험적이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기 때문이다.

MBC에서 2017년 설날 파일럿으로 내놓은 예능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사진 = ‘MBC/소속사’ 제공]

파일럿이 정규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높거나 자체 방송사에 비슷한 예능이 없어야 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는 내용 자체가 신선하거나 방송사가 선호하는 종류의 예능일 경우 혹은 상대 방송사의 예능과 차별점이 분명한 경우 등, 여러 가지 면들이 부합됐을 때 정규 편성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정규편성이 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자체의 차별성이나 고유성 그리고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2017년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지상파 3사가 내놓은 파일럿 중에선 어떤 프로그램들이 현재 예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까? 다양한 변화와 색다른 시도가 더욱 활발해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예능계에는 청신호가 켜진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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