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31일 오후 8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엠넷 ‘슈퍼스타K6’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심사위원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와 신형관 상무가 참석했다. 이승철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풀었다.
- 시즌6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나 무대는.
▲ 백지영= 벗님들(곽진언, 김필, 임도혁)의 ‘당신만이’. 들으며 몸에 소름이 돋았다.
▲ 김범수= 김필의 ‘얼음 요새’. 원래 인기있던 곡을 커버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김필이 조금은 비주류의 음악들을 순위 차트에 끌어올려서 대중들이 듣게끔 하는 무대를 만들어낸 게 기특하고 큰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몰랐던 노래였는데 원곡을 찾아 들으니 참 좋았다.
▲ 윤종신= 김필, 곽진언의 '걱정 말아요 그대'.
- 각자의 심사 기준은.
▲ 백지영= 무대마다 기준이 달라진다. 무대의 완벽성으로 심사기준이 바뀔 때도 있고 어떤 때는 깊은 정서의 전달에 초점을 맞출 때도 있다.
물론 내가 발라드를 부르고 정서가 깊은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서를 내게 전달해주고 정서의 그림을 잘 그려주는 사람을 뽑겠다는 기준은 있다. 하지만 매주 다른 곡을 하기 때문에 깊은 정서를 전달해주지 않는 곡을 부를 때도 있어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보컬의 안정적인 것과 실력만을 따지기에는 비주얼적인 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해나 양의 탈락이 아쉬웠던 건 그 무대가 음악 프로그램에 올려놔도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 김범수= 보컬리스트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편중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주자나 곡 쓰는 입장에서 들어보고 해석하려는 입장이다. 보편적으로 심사하려고 노력한다.
▲ 윤종신= 희소 가치. '슈스케'는 실력보다는 매력으로 표를 얻는 게임이다. 매력은 전화기에 손이 가게 만든다. 음정 박자의 싸움이 아니다.
- 톱11 기준으로 탈락자 중 아쉬웠던 참가자는.
▲ 윤종신= 이해나 양. 공연의 질과 상관없이 인기투표 결과로 탈락한 것 같아 아쉬웠다.
▲ 백지영= 비슷하다. 해나 양이 첫 생방에서 탈락했던 게 아쉬웠다. 내가 좋아하는 정서를 가진 최연소 생방송 진출자 이준희 군의 탈락도 아쉽다.
▲ 김범수= 저도 해나 양이 아쉬웠다. 미친 척하고 혼자라도 슈퍼패스(탈락 결과와 상관없이 심사위원 권한으로 다음 경연 진출을 허용하는 것)를 써볼까 했다.
- 욕심나는 참가자를 한 명만 꼽는다면.
▲ 윤종신= 가창이 좋은 김필, 곽진언… (한 명만 꼽는다면?) 곽진언 군. 심사평을 들으면 알겠지만 탐나는 친구다.
▲ 백지영= 곽진언 군. 보컬뿐 아니라 프로듀싱 능력이 뛰어나다. 다른 사람 서포트와 싱어송라이터 활동에도 좋은 재목인 것 같다.
▲ 김범수= 두 심사위원분들이 곽진언 군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나는 내 가슴을 뛰게 한 김필 군을 꼽겠다. 남자가 봐도 섹시하고 스타성도 있다. 가창력. 퍼포먼스 등 여러 가지를 갖췄다.
- 참가자들에게 유의하라고 할 점은.
▲ 백지영= 이들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가는 다리에 있다. 이틀 전 톱6와 촬영하며 이들에게 “시즌6가 인생에 크게 작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즐기되 이걸로 인해서 인생이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승자가 아닌 2,3,4등을 하게 될 친구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지금의 순위가 이후에도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그들의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 김범수= 이제 경쟁은 의미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멋있는 공연을 만드느냐, 본인이 만족할 만큼 풀어나가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 윤종신= 저는 두 분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다. '슈스케'의 근간을 흔드는 얘기다.(웃음) 슈스케는 여전히 '5억 먹는' 싸움이다. 누가 5억의 주인이 되느냐, 그 긴장이 없어지면 재미없어지는 거다. 톱6 정도가 남았다면 1~6등 간의 표 차이가 1% 미만으로 나면 좋겠다. 실력파들이 바글바글한 '스트리트 파이터' 판 같은 느낌이었으면 한다.
▲ 백지영=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보이스코리아' 심사위원을 할 때는 코치로서 친구들과 교감하고 성격도 다 알게 됐다. '슈스케' 경우에는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입장이다. '보코'보다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했는데, 참가자들을 보게 되니 누가 기가 살았고 죽었는지 보였다. 마음이 흔들려 더 칭찬해주고 힘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삶에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해버렸다. 인생의 선배로서의 조언이 나왔던 것 같다.(웃음)
▲ 윤종신= "로또 프로그램에서 1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한 거나 마찬가지다.(웃음) 속물같지만 1등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그들의 매력이 나온다. 지금 순위에만 만족한다면 절대 쇼가 재밌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참가자들이 탈락할 때 인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게 싫다. "아 씨, 왜 떨어졌어! 저 돈을 따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양보하고 배려하는 게 경쟁 프로그램인가 싶다. 물론 다 끝나고서는 만족해야 하겠지만 경쟁 중에는 욕망이 이글거렸으면 싶다.
[뷰포인트] 실력이 아닌 취향으로, '슈퍼스타K'는 어떻게 다시 떠올랐나 도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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