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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kt위즈 고공행진, 하준호도 부담스러워 하는 '칭찬 리더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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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kt위즈 고공행진, 하준호도 부담스러워 하는 '칭찬 리더십'의 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15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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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하)준호야 이리 와봐라.”

김진욱 kt 위즈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하준호를 불러세웠다. 하준호는 김 감독을 대하기 어려운 듯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

김진욱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질문이 다 마무리된 상황. 하준호가 김 감독 눈에 들어왔다. 김 감독은 하준호를 불렀다.

하준호의 태도를 눈여겨본 취재진이 “하준호 선수가 감독님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감독은 하준호를 자신 옆에 바짝 세우더니 다정한 말투로 “준호야, 내가 어렵나”라고 물었다. 이에 하준호는 “아니오”라고 단답형 답변을 내놨다. 누가 보더라도 어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질 만한 태도였다.

김 감독은 옆에 있는 하준호를 향해 칭찬 일색 평가를 했다. 김 감독은 “어제 타구가 정말 잘 맞았다”고 말했다. 전날 LG전 9회초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선 하준호는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오지환의 호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하준호가 아니라고 겸손해했지만 김 감독은 “우리 준호가 원래 가지고 있는 기량에 비하면 다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어제 그 타격은 정말 좋았다”며 “그 전까지 자꾸 왼 손목이 먼저 덮여 좋은 타구가 안나왔는데 어제는 달랐다”고 말했다.

하준호가 훈련을 핑계로 김 감독 곁을 떠나자 더욱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하준호가 시범경기까지 타격이 상당히 좋았는데 시즌 들어 손목이 자꾸 일찍 덮여 조금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칭찬은 이어졌다. 이번 주인공은 조니 모넬. 김 감독은 타격 훈련을 하는 모넬을 보며 “타격자세가 참 좋다. 축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경기 때는 욕심이 들어가다 보니 폼이 무너지기도 한다. 제 기량이 빨리 나와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과 믿음을 동시에 보였다.

전날 교체로 출전해 중전 안타를 날린 전민수에 대해서도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도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며 “좋은 타구가 정말 많이 나왔는데 계속 수비에 잡혔다”고 칭찬했다.

늘 선수들에게 인성을 강조하는 김진욱 감독. 자신의 말대로 선수들에게도 인자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던 kt가 공동 2위를 달릴 수 있는 비결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은 얼굴을 맞대고 칭찬을 하는 김 감독이 어려운 것 같다. 김 감독은 아쉬움 가득한 한마디를 남겼다.

“왜 어째 요즘에는 선수들이 내 옆으로 안 다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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