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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KGC인삼공사 첫 통합우승, '투혼' 오세근-'위닝샷' 이정현-'미친 존재감' 양희종있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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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KGC인삼공사 첫 통합우승, '투혼' 오세근-'위닝샷' 이정현-'미친 존재감' 양희종있으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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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잠실=주현희 기자] 양 팀 팬 모두 손에 땀을 쥐었다. 경기 종료 2초 전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었다. 이정현의 손을 떠난 공이 림을 통과했고 그대로 안양 KGC인삼공사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88-86으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부상 악재를 이겨낸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승리였다.

▲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2일 서울 삼성과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승리,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함께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오세근-이정현-데이비드 사이먼-키퍼 사익스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 중 2명이 3명의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사익스가 1차전 발목 부상을 당해 KGC인삼공사는 5차전까지 외국인 선수 1명으로 시리즈를 치렀다. 오세근은 5차전 수비 도중 삼성 마이클 크레익의 팔꿈치에 맞아 흉부 미세골절 진단을 받고도 보호대를 차고 6차전 출전을 감행했다. 사이먼도 발목 통증을 안고 뛰어야 했다.

이보다 잇몸이 더욱 단단했다. 수비형 선수로 평가받은 주장 양희종이 3점슛 8개를 꽂아 넣었다. 성공률은 무려 89%(8/9).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6.7%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양희종의 집중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부상을 안고 나온 오세근은 힘이 좋은 크레익을 철저히 봉쇄했다. 이날도 수비 도중 크레익과 충돌한 뒤 한동안 가슴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크레익의 공격자 파울을 유도해낸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크레익을 단 3득점으로 묶어두면서도 오세근은 21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이 2일 삼성전에서 3점슛을 던지고 있다.

1쿼터는 19-24로 끌려갔지만 2쿼터 사익스 대신 긴급 호출된 마이클 테일러가 투입되며 삼성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작은 헤인즈’라는 평가를 받았던 테일러는 빠르고 현란한 돌파로,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3쿼터만 뛰면서도 16득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2쿼터 KGC인삼공사 공격을 테일러가 이끌었다면 삼성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었다. 라틀리프는 전반에만 28점을 넣었다. 양희종이 잇따른 3점슛으로 터뜨리자 삼성은 노장 주희정이 잇따라 득점을 성공시키며 양 팀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양 팀은 67-67 동점으로 4쿼터에 돌입했다. 쿼터 초반 KGC인삼공사는 문태영, 김준일, 라틀리프를 막지 못해 득점 없이 8점을 내줬다. KGC인삼공사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정현이 연속 5득점하며 쫓았고 삼성 주희정이 골밑 돌파로 2득점하자 양희종이 다시 3점슛을 터뜨리며 점수 차를 좁혔다. 이어 이정현이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다시 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 이정현(가운데)이 경기 종료 직전 김준일(왼쪽)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뚫고 득점을 성공시키고 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경기 종료까지는 30초 전. KGC인삼공사가 83-85로 끌려가고 있었다. 양희종이 8번째 3점슛을 꽂아 넣었다. 삼성 문태영이 자유투 하나를 성공시키며 동점. 남은 시간은 5초.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마지막 공격을 맡겼다. 임동섭을 가볍게 제쳐낸 이정현은 김준일과 라틀리프가 버티고 있는 골밑에서 더블 클러치로 위닝샷을 완성시켰다.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2년 연속 이정현에게 위닝샷을 얻어맞은 삼성은 남은 2.1초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KGC인삼공사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게 됐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인생 경기’를 펼친 양희종, 위닝샷을 쏘아올린 이정현, 오세근에게 돌아갔다. 기자단 투표 총 87표 중 77표를 획득했다. 오세근은 챔프전 6경기에서 평균 17.8득점 9.7리바운드로 폭발했다. 2012년 첫 우승 때에 이어 2번째 챔프전 MVP. 정규리그, 올스타전에 이어 MVP 3관왕 영예도 함께였다. 2008년 김주성에 이어 두 번째 기록.

손에 꼽힐만한 명경기를 만들어준 상대 삼성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꾸준함의 대명사 라플리프는 34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독보적인 기량을 펼쳤고 문태영(19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주희정(8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다. 크레익이 3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부진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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