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배구에서 종종 일어날법할 일이 또 벌어졌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 시 보호선수로 묶을 인원이 적기 때문에 주전급 선수가 보상선수로 넘어가는 사례가 다반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우리카드는 “2017년 V리그 FA 시장에서 대전 삼성화재로 팀을 옮긴 박상하(31)의 보상선수로 세터 유광우(32)를 지명했다”라고 2일 밝혔다.
우리카드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6월 군 입대를 앞둔 세터 김광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최상의 카드이기 때문.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유광우는 안정적이면서 정교한 토스를 하고, 경험이 풍부하기에 경기운영 능력도 탁월하다”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이를 잘 살려 짜임새 있는 팀으로 거듭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이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삼성화재의 의중이다. 주전 세터인 유광우를 보상선수로 가게끔 뒀다는 건 기존 백업 자원인 이민욱(22)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화재 세터진에는 이민욱을 비롯해 황동일도 있다. 하지만 황동일이 군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진식 신임 감독이 이민욱을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 팀 리빌딩과 세대교체 차원에서도 이민욱이 주전 세터로 가는 게 맞다.
2014~2015시즌 1라운드 7번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민욱은 삼성화재에서는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자주 나왔다. 하지만 유광우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나온 경기에서 빼어난 토스와 경기운영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민욱이 프로에 입단한 당시 그의 형 이민규(안산 OK저축은행)가 “토스는 나보다 더 좋다. 어릴 때부터 함께 배구를 했지만 (이)민욱이는 정말 예쁘게 공을 올린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선발 투입이 되는 경우가 극히 한정적이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민욱의 이런 점을 눈여겨 본 것으로 보인다.
신진식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알린 삼성화재가 이민욱의 주전 세터 기용을 체질개선을 위한 첫 발걸음으로 선택했다. 지난 시즌 창단 처음으로 V리그 봄 배구에 초대받지 못했던 삼성화재가 새 시즌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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