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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강원-정지석 '36득점 합작', 김호철호 최적의 공격조합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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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강원-정지석 '36득점 합작', 김호철호 최적의 공격조합 찾았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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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주현희 기자] 이날만큼은 김학민, 문성민, 김요한 부럽지 않았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이 최악의 조건 가운데서도 최상의 공격조합을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이강원(구미 KB손해보험)과 정지석(인천 대한항공)이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체코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2그룹 첫 경기에서 36득점을 합작한 이강원(17점)과 정지석(19점)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2를 거머쥐었다.

▲ 이강원이 2일 체코전에서 득점한 뒤 양 팔을 벌리며 기뻐하고 있다.

김호철호가 항해하기 전,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꼽혔다. V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문성민(천안 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이상 수원 한국전력), 한선수(인천 대한항공) 등 대표팀 주축들이 모두 부상 때문에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 2그룹 잔류 도전에 적신호가 켜짐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1세트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체코의 코트를 강타했다. 공격득점에서 60-43으로 크게 앞섰다. 아울러 높이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음에도 블로킹 역시 13-11로 2개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이강원과 정지석의 퍼포먼스는 단연 돋보였다. 외국인 공격수가 라이트인 탓에 그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없었던 이강원은 이날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마음껏 휘저었다. 또, 2m가 넘는 체코 선수들이 블로킹을 하고 있음에도 두려움 없이 백어택을 날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기쁘게 했다.

▲ 김호철 감독이 2일 체코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양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경기 후 이강원은 “V리그 시즌을 치를 때보다 대표팀 경기가 훨씬 떨렸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이 도와줘서 긴장을 풀고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했다. 범실을 줄이자고 다짐했는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상대 선수들의 신장이 커서 공격이나 블로킹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신 있게 때리자고 주문한 게 통했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 선전 비결을 밝혔다.

웜업존에서 2세트를 지켜본 심경도 털어놨다. 배구를 밖에서 보면서 얻은 게 많았던 시간이었단다. “이번 월드리그가 대표팀이 되고나서 첫 대회다”라며 입을 뗀 이강원은 “밖에서 (최)홍석이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중에 코트에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겠다’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에 들어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호철 감독도 이강원과 정지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연습 때보다는 잘했다. ‘과연 공이 코트를 넘어갈 수 있을까’라고 걱정도 했는데, 경기를 치르다 보니 각자 제 실력이 나오더라. 중간에 조금 문제점이 보였지만 휴식 이후의 퍼포먼스는 좋았다”고 엄지를 들었다.

▲ 정지석(가운데)이 2일 체코전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건태 아시아배구연맹(AVC) 심판위원도 공격수들의 퍼포먼스에 찬사를 보냈다.

김 위원은 “이강원의 실력이 많이 늘었더라. 세터 이민규와 호흡도 잘 맞았다. 이강원이 오늘 경기를 완전히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웃어보였다.

정지석에 대해서는 “코트에서 승부욕은 좋아보였다. 하지만 감정조절을 조금 해야겠더라. 그것이 범실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멘탈적인 부분만 보완한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없는 살림에도 최적의 공격조합을 찾아 상대 전적 3승 12패로 열세를 보인 체코를 꺾었다. 이강원, 정지석으로 상대 코트를 뒤흔든 김호철호가 반전드라마 연출을 위한 힘찬 첫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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