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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8세' 이재영, 슈퍼루키 넘어 대들보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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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8세' 이재영, 슈퍼루키 넘어 대들보로 진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1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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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두번째 경기 만에 '미친 존재감'…자신감 무기로 승승장구 예고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단 2경기 만에 대들보로 우뚝 섰다. 슈퍼루키 이재영(18·흥국생명)이 데뷔 후 최다득점을 올리며 팀 중심에 자리했다. 이재영의 활약과 함께 흥국생명도 동반 상승효과를 얻었다.

이재영은 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데뷔 이후 최다인 16점(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1개)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양 팀 공격수 통틀어 가장 높은 75%. 신인다운 과감한 플레이가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이재영은 올시즌 V리그가 주목하는 최고의 신인이다. 지난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재영은 리그 첫 경기부터 주전으로 뛰는 영광을 안았다.

▲ 이재영(왼쪽 두번째)이 데뷔 후 두 경기 만에 흥국생명의 주축 선수로 우뚝 섰다. 그는 공격과 서브, 블로킹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사진=KOVO 제공]

박미희 감독의 신뢰 속에 시즌 개막전에서 5세트까지 출전한 이재영은 11점을 올리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그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리시브 범실을 기록하는 등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과제도 함께 떠안았다.

이재영은 이후 3경기에는 전국체전 출전 때문에 나서지 못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왼쪽 한 자리를 책임져줄 선수가 빠져 고전이 예상됐지만 기존 레프트 자원인 박성희와 주예나가 잘 메워 2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올시즌 복병으로 떠오른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이재영의 복귀는 흥국생명에 희소식이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주예나가 부상을 당해 이날 경기에서 활약이 더욱 필요했다.

◆ 대형신인 등장을 알린 날카로운 서브

데뷔전 이후 21일만의 V리그 출장이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이재영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1세트에서 5점을 올린 이재영은 2세트에서도 5점을 보태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2세트에서는 다섯 차례 공격을 모두 성공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유효 블로킹도 2개나 잡아냈다.

▲ 이재영(오른쪽)의 선전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그는 KGC전 승리 후 "감독님이 자신감 있게 하라고 주문하셨다. 언니들을 믿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KOVO 제공]

이재영의 진가는 3세트에서 확실히 발휘됐다.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1개 포함 총 6점을 쓸어 담은 이재영은 3세트에서도 공격성공률 100%를 자랑하며 팔방미인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3세트 초반 KGC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서브 에이스 3개는 그가 왜 전체 1순위로 뽑혔는지 보여준 대목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이재영은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했고 이를 KGC 임명옥이 받아내지 못했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네트에 걸린 뒤 상대 코트로 떨어지는 서브 에이스를 기록한 이재영은 뒤이어 때린 스파이크 서브가 KGC 코트의 빈곳을 때려 또 한 점을 추가했다. 그야말로 신들린 서브 에이스 행진이었다.

겁 없는 신인 이재영의 활약 속에 흥국생명이 세트 초반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 데뷔 후 최고 활약, '자신감'이 큰 무기

이재영이 데뷔 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배경에는 어떤 상황에도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과 배짱이 있었다. 수세에 몰리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재영의 심장을 키웠다.

경기 후 이재영은 “전국체전 출전 때문에 팀원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는데 조송화 언니가 공을 잘 띄워줘서 많은 득점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미희 감독님이 자신감 있게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무조건 이기자고 생각했고 부담감보다는 언니들을 믿고 경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 이재영이 지난달 19일 평택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 플라잉 디그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슈퍼루키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전도유망한 신인을 넘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임을 다짐했다. 이재영은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단계 성장한 제자의 플레이에 박미희 감독의 표정도 활짝 펴졌다. 4승1패로 1라운드 1위를 확정지은 박미희 감독은 이재영에 대해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선수다. 많은 것을 요구하기 보다는 즐기면서 하라고 주문했는데 잘해줬다. 실력이 좋고 욕심도 많은 선수라 앞으로도 충분히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다.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 중에 냉정함을 찾기 힘들다는 것. 박미희 감독은 “의욕이 앞서서 덤비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그 점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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