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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바르셀로나 이승우, 도르트문트 관심 좋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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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바르셀로나 이승우, 도르트문트 관심 좋긴 한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6.2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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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주전 꿰차기 쉽지 않아, 전북 상대 고전 경험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이승우(19·바르셀로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뜬구름 잡는 설이 아니다. 공신력을 인정받은 빌트지는 이승우를 ‘아시아의 보석’이라 칭하면서 “도르트문트 스카우트가 2017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인 이승우를 눈 여겨 봤다”고 전했다.

노란색과 검은색이 섞인 유니폼을 착용, ‘꿀벌 군단’이라고도 불리는 도르트문트는 누구나 인정하는 독일 명문이다. ‘1강’ 바이에른 뮌헨을 견제할 몇 안 되는 팀이다. 홈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는 매번 8만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때 벌이는 카드섹션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팬들의 충성도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 한국 축구의 보물 이승우(오른쪽)가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 도르트문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런 위대한 클럽이 ‘코리안 메시’ 이승우를 원한다니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다만 숙고해야 할 점이 있다. 자리를 옮겨 1군에서 주전을 꿰찰 수 있는지 확실히 짚어봐야 한다. 이젠 후베닐A(2군) 같은 무대가 아니라 성인들과 겨뤄 전투력을 키울 때다. 내년 1월이면 만 20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U-20 월드컵을 앞두고 전주에서 치른 K리그 최강 전북 현대와 평가전에서 고전하고서는 “정말 많이 배웠다. 평가전에서 좋은 상대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상위 수준 클럽의 간격 유지와 압박이면 주니어 톱 클래스 선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도르트문트 중원에는 우스망 뎀벨레,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엠레 모르 등이 버티고 있다. 아직 성인 대표팀으로 A매치를 치른 적이 없는 이승우와 달리 이들은 각각 프랑스, 미국, 터키 국가대표 경험이 있다. 이승우의 최대 무기인 나이로도 그다지 이점이 없다. 뎀벨레와 모르가 1997년생으로 이승우보다 한 살 많고 풀리시치는 동갑이다.

빌트는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1군에서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과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이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바르셀로나와 직접 비교는 무리라지만 냉정히 평가하자면 도르트문트에서 살아남기도 쉽지가 않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경험을 쌓기 좋은 리그로 눈을 조금 낮추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스페인 내 타 클럽 이적도 방법이다. 언어를 비롯한 환경 적응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박주영(FC서울)의 프로필에 한 때 아스날이 박혔다. 박주호의 현재 소속은 도르트문트다. TV 중계 자막에 쓰이는 팀명이 아무리 멋져봐야 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축구팬들은 숱하게 봐 왔다.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부족하니 한국 축구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고생하고 있다.

도르트문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게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승우가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지배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첫 단계부터가 험난하다. 하프라인에서 단독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골을 넣는 능력이 있는 한국 축구의 보물이 벤치에서 재능을 묵혀서는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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