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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최규순 심판-두산베어스 '금품수수 논란', KBO는 방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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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최규순 심판-두산베어스 '금품수수 논란', KBO는 방관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7.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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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최규순 전 심판과 두산 베어스의 금품수수 논란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철저히 제3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어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오전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두산의 고위급 인사가 2013년 포스트시즌 당시 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최규순 심판(은퇴)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인 엠스플뉴스는 “2013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2013년 10월 15일 외에도 그해 10월 21일 최규순 심판이 두산 관계자에 금전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10월 15일에 했던 부탁은 300만 원을 송금하며 들어줬지만 두 번째 부탁은 들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야구 커뮤니티에는 두산의 금품 전달이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팬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가성과 관련 없이 큰 경기를 앞두고 구단과 심판 사이에 금품이 오간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일에 대해 KBO리그(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는 두산 관계자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KBO는 이날 오후 “지난해 모 언론의 최초 보도 후 10개 구단에 KBO 소속 심판위원과 금전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현직 심판위원 전원을 대상으로도 구단과 금전거래 등 이해관계 여부에 대한 일대일 면담을 실시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 결과 2013년을 끝으로 퇴사한 최규순 심판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줬다는 구단 관계자가 있다는 공문을 접수했으며, 현직 심판 중에는 구단 및 야구 관계자와 어떠한 금전적인 거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내용은 보도된 사실과 같다.

공문 접수 이후 전직 검사 출신 및 경찰 수사관 출신 등으로 구성된 KBO 조사위원회는 두산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벌여, 2013년 10월 15일 심야에 최규순 심판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음주 중 시비에 대한 합의금 조로 300만 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야구계 선후배 관계임을 고려해 300만 원을 시비 피해자라고 언급한 제3자의 통장에 송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해당 구단 관계자는 한국시리즈를 앞둔 2013년 10월 21에도 최규순 심판으로부터 한 번 더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첫 번째 통화 때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그런 줄 알았지만 거듭된 요청은 금전을 더 받아내려는 위계라고 판단돼 더 이상 응하지 않았으며, 만약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대가를 바랐다면 송금했을 것인데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 더 이상의 금전 거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 두산 베어스 선수들. [사진=스포츠Q DB]

KBO는 “해당 사건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송금한 다음날부터 최규순 심판이 출장한 경기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 결과, 승부 개입에 대한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3월 28일에 열렸던 상벌위원회에서는 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해당 내용을 심의했으며, 상벌위원회는 두산 관계자가 1차로 돈을 송금했지만 두 번째 요구는 거부한 점을 봤을 때 승부에 대한 청탁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상벌위원회는 당사자들이 야구규약 제155조 ‘금전거래 등 금지’ 제1항(리그 관계자들 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을 명백히 위반했지만, 최규순 심판이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복수의 야구계 지인들에게 금전 거래를 한 소문과 정황이 있었기에 두산 관계자 역시 그 일부의 피해자일 수 있어 개인의 입장을 고려한 후 법적인 해석을 거쳐 비공개 엄중경고 조치했다”고 최규순 심판과 두산 관계자에 대한 처분 내용을 공개했다.

KBO의 공식 입장을 전해들은 야구팬들은 KBO 게시판과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O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금전 거래를 한 최규순 심판과 두산 구단을 보고도 은폐하려 하지 않았느냐는 것.

한 팬은 “이것은 승부조작을 쉬쉬한거나 마찬가지다. 승부조작과 같은 심판 매수에 대해서 개인과의 거래라는 이유로 그냥 덮는 게 말이 되나? 예전 암흑기로 돌아가야 정신 차리겠나”라며 KBO에 일침을 가했다.

다른 팬도 “축소하고 은폐한다고 해서 이 사건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번 기회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책임자는 처벌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야구팬들은 KBO가 프로야구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철저히 제3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번 일과 관련된 사람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앓았던 야구계가 또 관련 사건으로 시끄럽다. KBO는 과연 이번 일에 대한 재조사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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