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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라팍에 새겨진 'NO.36', 삼성라이온즈 전설로 남은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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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라팍에 새겨진 'NO.36', 삼성라이온즈 전설로 남은 이승엽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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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라팍서 은퇴식 거행, 등번호 36번 영구결번 지정

[대구=스포츠Q(큐) 글 이세영 기자‧사진 주현희 기자] “아~아~아~ 이승엽. 전설이 되어라.”

그의 응원가대로 전설로 남았다.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소속팀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로 고이 자리했다.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이승엽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넥센 히어로즈와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최종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른 이승엽은 팬들에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뜨거운 작별을 고했다. 삼성이 10-9로 이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3일 은퇴식에서 자신의 그래피티를 바라보고 있는 이승엽.

이승엽은 말이 필요 없는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최고의 타자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해 정규시즌 MVP 5회(최다), 골든글러브 10회(최다), 홈런왕 5회(최다)에 올랐고, 타점왕과 득점왕도 각각 4회, 5회 차지했다.

특히 홈런과 관련된 기록이 많은데,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 KBO 한정),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2003년), 최초 한 시즌 50홈런(1999년, 최종 54홈런)을 달성했다.

개인 통산 최다 타점(1498개)과 득점(1355개), 루타(4077개)도 이승엽이 갖고 있다.

이 모든 기록이 일본 생활 8년(2004~2011년)을 제외하고 거둔 성과이기에 더 눈부시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159홈런을 때린 바 있다. 한일 통산 홈런은 626개.

▲ 이승엽이 삼성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 프로야구에 큰 이정표를 세운 이승엽이 떠나기에, 삼성 구단은 그를 떠나보내는 은퇴식을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먼저 권영진 사장이 이승엽에게 감사패와 선물을 전달했고 선수단은 순금 야구공과 기념패를 안겼다. 그의 은사인 서석진 감독은 경북고 모자를 줬고 우용득 감독은 삼성에 입단했을 때 유니폼을 이승엽에게 전달했다.

이승엽의 선수 은퇴를 축하하는 이들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이승엽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고 들었다. 정말 아쉽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도전을 응원한다. 그동안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승엽아 수고했다”라고 말했다.

▲ 이승엽이 팬들에게 고별사를 전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어 ‘라팍’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고별사를 전했다.

“이렇게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채워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습니다. 꿈을 이루고 팀의 우승, 은퇴식까지 설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23년을 뛰면서 기뻤던 날과 슬펐던 날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 슬픔도 오늘 자리에서만큼은 잊어버리려 합니다.”

선수생활을 접은 이승엽은 일단 휴식을 취하며 향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가족과 함께하며 미래를 그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 이승엽은 이제 사회로 떠난다. 하지만 이 자리엔 많은 후배들이 있다”며 “삼성 선수들을 계속 격려해주시면, 우리 선수들이 다시는 실수하지 않고 프로다운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팀을 향한 변함없는 성원도 당부했다.

▲ 이승엽(왼쪽)이 유니폼을 반납하고 있다.

자신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른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한 이승엽은 곧이어 타석에 섰다. 마지막 스윙을 한 그는 팬들에게 진정한 작별을 고했고, 삼성은 화려한 레이저쇼로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다음은 영구결번 행사가 진행됐다. 이승엽은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하며 은퇴를 알렸다. 삼성은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에 이어 구단 3번째. 우측 외야에는 특별 제작된 은퇴 기념 그래피티도 새겨졌다.

▲ 선수생활 마지막으로 삼성 선수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이승엽.

은퇴식이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다소 홀가분한 표정으로 “내일부터는 무직이 된다. 아이들 등하교를 더 자주 데려다 주는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엷은 미소를 띠었다.

연타석 홈런과 팀 승리, 그리고 만원관중 앞에서 치른 은퇴식까지. 국민타자 이승엽의 마지막은 그가 선수로서 걸어왔던 길만큼이나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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